[MT리포트]성과급의 민낯-동기 부여와 불공정 사이 10-⑤
오늘 성과급이 지급되었습니다. 우리 학교는 예년과 같이 S등급 50만원, A등급 30만원, B등급 10만원을 반납하고 추후 인원에 따라 1/N을 하여 다시 돌려드리는 것으로 하면 어떨까 합니다. 성과급 반납금 보내주실 계좌번호는 아래와 같습니다. *월*일까지 송금해 주시면 정산해 반환금과 협의회 일정 보고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은행 123-567890-12345, 예금주OOO
A교사는 2019년 5월 성과급이 지급된 날 같은 학교 다른 교사들에게 재분배를 안내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성과상여금을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받은 행위를 이유로 학교 교원징계위원회에 회부된 A교사는 정직 3개월을 받았다.
A교사는 "교원의 보수나 성과상여금은 개인에게 지급된 이후부터는 그 개인의 재산권이 된다"고 징계 무효를 주장하면서 교원소청위 심사를 청구했다.
하지만 교원소청위는 올 1월 재단 측의 징계를 유지했다. 대신 정직 기간을 3개월에서 1개월로 줄였다. 성과급 균등 분배를 법령 위반으로 보고 징계 사유라고 판단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교원 성과급 차등 지급은 2001년 도입됐다. 교사들의 전문성 향상과 사기 진작을 위해 2001년 김대중 정부 당시 도입된 제도다.
근무성적을 평가해 S·A·B로 등급을 나눠 차등 50%, 균등 50%로 기본급의 일정 비율만큼 수당으로 지급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성과급 차등 지급이 교원들을 줄 세워 교직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도입 초기부터 똑같이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인해 모든 교사에게 원격수업이라는 새로운 업무가 과중되면
서 성과급 폐지 목소리는 더욱 높아졌다.
성과상여금 지급을 위한 다면평가와 등급 선정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주장이다.
전국 시·도교육감들도 일정 부분 차등 지급하던 교사들의 성과급을 균등하게 지급해달라고 교육부에 요구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지난해 12월 페이스북을 통해 성과급을 균등분배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전교조는 올 1월13일부터 이달 5일까지 차등 성과급 폐지에 대한 온라인 서명을 받기도 했다. 전교조에 따르면 서명운동에는 4만3197명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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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관계자는 "교원 10분의 1 정도가 서명에 참여한 것인데, 방학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참여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성과급 폐지만이 답이 아니라는 주장도 나온다. 성과급 없이는 학교에서 반드시 해야 하는 기피 업무를 맡을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10여년 경력의 서울 초등학교 교사 B씨는 "매년 학교에서는 부장교사 같이 일이 많은 보직을 맡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며 "결국 큰 목소리 내지 못하는 교사가 일을 떠맡게 되는데 이런 경우 성과급 말고는 교사가 맡은 일에 대한 보상을 줄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부장교사에게도 나가는 보직 수당이 있지만 이는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다.
B 교사는 이어 "교육감들은 '교육엔 성과가 없다'며 성과급이 의미없다고 주장한다"며 "정 그렇다면 '교원업무비'라고 이름을 바꿔서라도 일 많이 하는 사람에게는 보상을 주는 분위기가 형성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과상여금이 담임이나 부장 교사에 대한 일종의 직무수당처럼 자리 잡은 상황에서, 폐지 후 어떤 방식으로 보상할지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조희연 교육감의 성과급 제도 개선 제안에 자신을 서울의 한 일반고 교사라고 밝힌 C씨는 "성과상여금의 진짜 문제는 제대로 일하는 교사가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몇 년째 폐지를 주장한 조 교육감이 평가방식 개선에는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