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응' 기조 선회(?)...울산·부산·경북 지역 순회 '당심잡기'
박근혜 후보측의 '검증 공세'에 무대응 기조로 일관하던 이명박 후보가 4일 직접 포문을 열었다. 박 후보측의 연이은 의혹 제기에 말문을 닫은 채 '당의 화합'과 '대선 승리'를 위해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고 한 지 9일 만이다.
표적은 전날 자신의 도곡동 땅 차명보유 의혹을 제기한 박 후보측 상임고문인 서청원 전 대표였다. 이날 오전 울산시당을 찾아 지역기자들과 함께 한 간담회에서 이 후보는 서 전 대표에게 "자숙하라"고 경고했다.
이 후보는 서 전 대표가 "포철에 매각된 이 후보 친인척 명의인 도곡동 땅에 대해 이 후보가 자신의 땅이라며 포철에 매입을 권유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날 폭로한 데 대해 "무책임한 발언은 삼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 전 대표의 '암울했던 과거'까지 거론했다. "서 전 대표는 전직 대표출신으로 지난 번 정치자금을 잘못 사용(私用)했다는 것 때문에 구속까지 됐던 분"이라고 운을 뗐다. 지난 2003년 대선자금 수사 당시 서 전 대표가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사실을 상기시킨 것.
이 후보는 "서 전 대표의 발언은 어제 즉각 (서 전 대표에게 말했다는) 상대방(김만제 전 포철회장)이 부인한 것으로 보도됐다"며 "사실 자체가 아니다. 뭐가 그리 조급해서, 무엇 때문에 없는 말을 만들어 당내 후보를 공격하나"고 공세를 취했다.
아울러 "서 전 대표는 전직 당 대표고 저도 애정을 갖고 있다. 자신을 위해서도 자숙하는게 좋다"며 "한나라당은 너나없이 정권교체를 해야 하는데 경선에서 너무 상처를 입히면 좋아할 사람은 상대당"이라고 '화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덕룡 의원이 전날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후보간 검증 공방의 자제를 요청하며 "밖에서 던지는 돌보다 우리 내부에서 던지는 돌이 더 아프다"고 한 데 대해서도 "어떻게 집안 안에서 그렇게 (공격)할 수 있느냐를 지적한 것 같다. 올바른 지적"이라며 박 후보측의 무차별 공세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 후보의 반격은 이어 잇따라 열린 울산과 부산 지역 당원교육 겸 선대위 발대식에서도 계속됐다.
타깃은 박 후보와 노무현 대통령. 이 후보는 부산 선대위 발대식에서 자신의 추진력과 실행력을 유독 강조하면서 "저는 공약을 남이 만들어준 것을 읽지 않는다 좋은 공약 만들어주는 사람 많다. 남이 만들어준 공약 읽고 앉아서 그게 실천이 되겠나"라며 박 후보를 직접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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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이다 뭐다 그래가지고 사방에서 나오는데, 6월 한 달 얼마나 고생을 했는데, 7월 한 달 또 고생을 해야 될 것 같다. 믿거나 말거나 계속 나오는데..어떤 권력가진 사람이 있는지 몰라도"라며 잇단 노 대통령의 '권력형 음해설'을 거듭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앞서 이날 오전 항공편으로 울산에 도착한 이 후보는 양산 통도사 정우 주지스님을 찾아 '불심'에도 구애했다.
정우 스님은 당 안팎의 '검증 공세'에 처한 이 후보에게 "불교에 '깨치기 전에 어려움이 더 많아진다'는 '도고마성(道高魔盛)'이란 말이 있다"며 "대선이 끝날 때까지 어려움이 계속될 것이다.
무대응 원칙을 지키되 너무 대응하지 않으면 중생들이 사실인 것처럼 생각한다. 합리적으로 대응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고 배석한 주호영 비서실장은 전했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세상사 이런 것 저런 것 다 겪으면 도가 트인다"고 화답했다고 주 비서실장은 덧붙였다.
이 후보는 이어 대구로 이동해 하루를 묵고 5일에는 대구 및 경북 지역 선대위 발대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또 경북 김천의 직지사를 찾아 연이틀 '당심·불심잡기'를 병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