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개방형 공모직' 무색한 '산(山)피아' 돌려막기

[단독]'개방형 공모직' 무색한 '산(山)피아' 돌려막기

박다해 기자
2015.09.14 05:58

[the300][2015 국감] 산림청, 산하기관과 1.6억 규모 '부실' 계약 논란도

신원섭 산림청장이 지난 2월 3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기자실에서 2015년도 산림청 업무계획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신원섭 산림청장이 지난 2월 3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기자실에서 2015년도 산림청 업무계획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산림청이 개방형 공모직을 채용한다고 밝힌 뒤 실제론 산림청 내부 직원을 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산림청 퇴직 공무원이 산하 기관인 '한국산림복지문화원' 등으로 재취업한 뒤 해당 기관과 1억 6000만원 규모의 '산림휴양지도사 위탁시험' 수의계약을 체결, '산(山)'피아란 비판이 제기된다. 더구나 해당 시험 출제 내용도 부실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황주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3일 산림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산림청이 개방형 직위로 공모한 국립산림과학원장·해외자원협력관·도시숲경관과장·산림항공과장 총 4곳에 모두 산림청 간부들이 임명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제공=황주홍 의원실
자료제공=황주홍 의원실

올 1월 국립산림과학원장에 임명된 남성현 원장은 산림청 기획조정관과 남부지방산림청장 등을 거쳤다. 해외자원협력관 자리엔 산림환경보호과장이, 도시숲경관과장 자리엔 운영지원과장이, 산림항공과장엔 산불방지과장이 각각 임명됐다.

황 의원은 "산림청이 말로만 개방형, 공모형으로 공고를 내고 있다"며 "다른 분야의 전문성을 활용하기 위한 공모직의 취지 자체가 퇴색됐을 뿐만 아니라 관피아 재취업의 기회로 악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료제공=황주홍 의원실
자료제공=황주홍 의원실

퇴직 공무원들이 산하기관으로 재취업한 뒤 해당 기관에 특혜를 주는 '산피아'도 있었다. 남부지방산림청장을 지낸 뒤 퇴직한 고위공무원 김모씨는 한국산림복지문화재단 상임이사로, 산림복지시설사업단 운영과장 출신 박모씨는 재단 산하 교육시설 '숲체원' 원장으로 취임했다.

이밖에도 산림자원국장을 지낸 김모씨는 올해 산림조합중앙회 부회장으로, 법무감사담당관을 지낸 박모씨는 녹색사업단 국내사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중부지방산림청장 출신 김모씨도 한국산지보전협회 총괄본부장으로 재취업했다.

더구나 산림청은 올해 3월 한국산림복지문화재단과 1억 5900만원 규모의 '2015년 산림치유지도사 평가시험 위탁계약'을 경쟁업체가 없는 수의계약으로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산림청은 2012년~2014년까지 최근 3년 동안 해당 재단과 수의계약을 체결한 적이 없다. 산림치유지도사 평가시험도 지난 2년간 국립산림교육원에서 치러졌으나 올해 갑자기 주최기관이 바뀌었다.

사진=한국산림복지문화재단 공식홈페이지 화면 캡처
사진=한국산림복지문화재단 공식홈페이지 화면 캡처

문제는 주최기관이 변경된 뒤 합격률이 현저히 떨어진데다 시험내용도 출제범위를 벗어났다는 것.

산림교육지도사 1급시험은 1회(2013년) 약 45명이 응시해 24명이 합격했고 2회(2014년) 때도 약 18명이 응시해 10명이 합격했다. 그러나 올해 시험에서 응시자는 약 200명으로 늘어났으나 합격자는 단 4명에 불과했다.

산림청은 당초 2017년까지 산림치유지도사 500명을 양성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올해 합격자 수를 보면 연차별 수급계획에 완전히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또 지난 7월 치러진 3회 시험 응시생들이 출제문제의 난이도나 객관성, 타당성 등이 부족하다며 재시험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 의원은 "출제된 문제내용이 수업 때 사용된 표준교재를 크게 벗어난 시험범위였고 응시생들은 재시험까지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위탁교육기관을 늘려 많은 응시인원을 양성시킨 뒤 극히 적은 인원만 합격시켜 교육기관만 배불려주고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산림휴양지도사 자격증 취득시험은 의료·보건·간호·산림관련학과 석·박사 학위 소지자들 가운데 산림청 1급 위탁교육기관 6곳(카톨릭대·대구한의대·전북대·전남대·충북대·국민대)에서 양성과정을 수료한 사람을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다.

해당 양성과정은 개인이 120만원씩 부담하고 3~4개월 동안 130시간의 교육을 수료해야한다. 이 때 산림청이 지정한 표준교재를 중심으로 수업이 이뤄진 뒤 이를 토대로 평가시험을 치르는 구조다.

황 의원은 "특히 산림청장이 교수로 있던 충북대가 새 교육기관으로 선정됐을 뿐 아니라 대부분의 출제위원들이 충북대 교수들로 구성됐다"고 지적하며 "(산하기관에) 자리를 마련해주고 옮겨가서 사업을 따오는 일들이 민간 뿐 아니라 공기관에서도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황주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사진=뉴스1
황주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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