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상북도 봉화군의 올해 1월 기준 주민등록인구는 3만96명이다. 봉화군은 한때 인구 10만명이 넘는 농업도시였지만 저출산·고령화의 여파를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지방소멸의 마지노선으로 꼽히는 인구 3만명 문턱까지 닿았다. 봉화군청은 지난달 인구전략과를 신설하는 등 인구 3만명을 사수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인구 3만명 사수 작전'은 봉화군만의 관심사가 아니다. 인구 3만명 문턱에 놓인 지방자치단체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미 인구 3만명 아래로 떨어진 지자체도 속출하고 있다. 정부는 이들 지자체를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하고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인구감소라는 시대적 흐름을 되돌리기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18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인구 3만명 미만 지자체는 19곳이다. 15년 전에는 인구 3만명 미만 지자체가 12곳이었다. 전국적으로 인구의 자연감소가 시작되면서 인구 3만명의 벽이 무너진 지자체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2008년 3만5000명 수준이던 전라남도 진도군의 인구만 하더라도 지난해 3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현재 인구가 가장 적은 기초지자체는 경상북도 울릉군(8967명)이다. 이어 경상북도 영양군(1만5988명), 인천광역시 옹진군(2만585명), 전라북도 장수군(2만1272명) 순이다. 인구가 3만명 아래로 줄어든 지자체는 모두 군(郡) 단위다. 옹진군은 군정목표를 '인구 3만을 향한 변화하는 새로운 옹진'으로 설정할 만큼 위기 의식을 갖고 있다.

인구 3만명을 지키지 못한 지자체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1월 기준으로 봉화군을 비롯해 충청남도 청양군(3만163명), 경상북도 고령군(3만333명), 전라남도 함평군(3만767명)의 인구가 3만명에 근접하고 있다. 청양군은 지난해 인구 3만명을 유지하기 위한 7대 전략을 마련했고, 고령군은 주소갖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봉화군청 관계자는 "'3만 군민'이라는 표현도 못 쓰게 될까봐 걱정이 많다"며 "인구 3만명 선이 무너지지 않도록 인구전담 조직을 재정비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부터 전입 시 이주비를 지원하고, 청년들에게는 주거비도 제공할 것"이라며 "인구 3만명이 무너지면 지방교부세 등 지원에서도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군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구 3만명 미만 지자체들은 과거 특례군 지정을 요청하기도 했다. 단양군청 관계자는 "2019년 단양군수를 중심으로 특례군법제화 추진협의회가 만들어졌는데 인구감소지역 지원근거가 생겨서 원하던 법제화 목표는 이룬 상황"이라며 "89개 인구감소지역은 괴산군을 중심으로 협의회를 만들자는 움직임이 나오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