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폭력범죄 시효 배제', 이번엔 위헌 논란 넘을까

'국가폭력범죄 시효 배제', 이번엔 위헌 논란 넘을까

송민경 (변호사)기자
2026.03.30 16:21
이재명 대통령. /사진=뉴스1
이재명 대통령. /사진=뉴스1

정부가 '국가 폭력 범죄'에 대한 시효를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관련 입법의 위헌 가능성을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제주 4·3 사건과 관련해 "국가폭력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및 소멸시효를 완전히 배제하겠다"고 말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 역시 SNS에 관련 입법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부는 국가 폭력 범죄에 대해서는 형사적으로는 가해자가 처벌될 수 있는 기간인 공소시효와 민사적으로는 피해자가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인 소멸시효를 배제해 형사·민사상 책임을 모두 끝까지 묻겠다는 방침이다.

국가 폭력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배제하는 법안은 이미 여러 안건이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관련 논의는 이어지고 있지만 여야 간 이견이 있다.

이견이 발생하는 이유는 과거에 발생해 이미 공소시효가 완성된 행위에도 처벌이 가능하도록 하는 부분 때문이다. 형벌 불소급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라 위헌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형벌 불소급 원칙은 행위 당시 법률에 의해 범죄와 처벌이 결정돼야 한다는 기본 원칙이다.

또 처벌 가능성이 소멸됐다고 믿어온 개인의 신뢰를 침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뢰보호 원칙에 반한다는 지적도 나올 수 있다. 민사상 손해배상 역시 전면 소멸시효가 배제된다면 사회적 혼란이 커질 수 있어 적절히 제한해야 위헌 논란이 줄어들 수 있다.

실제로 2024년 12월 국회는 이미 '반인권적 국가범죄 시효 등에 관한 특례법 제정안(국가범죄 시효 배제법)'을 통과시켰다. 법안에는 인신구속을 담당하는 공무원이나 군 지휘관 등이 폭행·가혹행위로 타인을 다치거나 숨지게 하는 행위에 대해 공소시효와 소멸시효를 배제하는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었던 최상목 전 부총리는 "취지에는 공감하나 그대로 시행될 경우 헌법상 기본 원칙인 과잉금지 원칙에 반할 소지가 있다"며 "적법하게 직무를 수행한 공무원까지 무기한으로 형사·민사 책임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며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논란에도 입법 가능성은 높다. 과거 신군부의 헌정 파괴 범죄와 관련된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이 비슷한 논란이 있었지만 입법이 이뤄졌다. 헌법재판소 역시 헌정질서를 파괴한 범죄를 처벌해 정의를 회복해야 할 공익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다만 특정 사건에 대한 법이 아닌 만큼 어떤 행위를 '국가 폭력 범죄'로 규정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헌 소지를 줄이기 위해 문구를 보다 명확히 하는 등 구체적인 시효 배제 방식과 적용 범위에 대한 정교한 입법 설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지방변호사회의 임원인 한 변호사는 "범죄를 저지른 자 입장에서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공소시효가 완성돼 처벌받지 않게 될 것이라는 기대는 절대적으로 보호받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번 법안은 실체적 진실 발견과 국민 권리 보호라는 측면이 크다는 점에서 피해자 기본권 보호에 부합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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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경 (변호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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