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세전환 판단 일러..美 금융기업 실적에 주목
단숨에 코스피지수 1400선이 붕괴됐다. 외국인이 현선물 동반 순매도에 나섰고 환율은 1300원대를 훌쩍 넘어서는 전형적인 급락장의 모습이었다. 5일, 20일, 60일 이동평균선도 한꺼번에 무너지며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로 증시의 변동성을 보여주는 변동성지수, VKOSPI는 전날 무려 12.71% 급등했다. 지난 1월15일 19.55% 이후 가장 큰 상승률이었다.
원인은 크게 두가지였다. 하나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병설이라는 지정학적 리스크였고 또 하나는 미국 20위 정도의 은행인 CIT의 파산 가능성이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전날 급락이 본질적인 시장 환경의 변화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충격인지를 분석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아직 추세전환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정일 위원장의 중병설은 확인이 어렵거니와 당장 무슨 일이 발생할 사안도 아니고 CIT의 규모를 감안할 때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일 투자심리의 위축과 수급구조의 취약성에 따른 단기조정이 나타났지만 이를 하락추세로의 전환으로 보기에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환율 급등도 장기간 유지될 현상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우리도 모르는 한반도 정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대형 악재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면 환율 급등은 장기간 유지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증시의 향방을 결정할 요인은 여전히 '실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특히 이번주 예정된 미국 금융기업들의 실적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CIT 그룹 파산 우려는 전반적인 미국 금융업종의 실적 악화 우려를 증시에 반영하는 빌미를 제공했다고 판단된다"며 "단기적으로 보면 미국 주요 금융기관 실적 발표가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방향성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미국에서는 14일 골드만삭스를 시작으로 JP모간,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등 대형 금융기관들의 실적발표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다행히 미국 증시는 13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의 어닝서프라이즈 기대감으로 급등했다.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은 골드만삭스가 지난 3~6월 4개월간 2007년 이후 최고 실적인 20억달러 이상의 순이익을 달성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금융주들이 일제히 강세였다. 다우지수가 2.27%, S&P500지수가 2.49%, 나스닥지수는 2.12% 각각 상승했다. 유럽 증시도 필립스의 실적 개선 등으로 역시 올랐다.
독자들의 PICK!
전날 아시아 증시의 추락 원인 중 하나였던 CIT 파산 가능성은 증시에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골드만삭스 등 기업들의 어닝서프라이즈 기대감으로 급등한 선진국 증시가 전날 급락한 코스피지수를 어느 정도 되돌릴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이날 코스피지수가 반등한다고 하더라도 급락과 반등의 연속은 그만큼 증시의 변동성이 커졌다는 의미라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경수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주요 지지선인 20일, 60일 이동평균선을 모두 이탈하면서 변동성이 확장됨에 따라 투자심리를 단기간에 살려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급락에 따른 반등이 나올 경우에도 2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1400선대의 안착여부에 따라 투자심리 회복여부가 판가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