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 등 미국의 거대 자동차 제조회사들을 회생 궤도에 올려놓은 오바마 미 행정부가 이제는 자동차 부품업체들을 살리는데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 보도했다.
최근 미 자동차 부품업계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GM과 크라이슬러의 파산보호 신청 여파로 경영위기에 빠진 회사들이 줄을 잇는 한편 얼마 전 업계가 정부에 요구한 1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지원금 역시 거부당해 유동성 위기를 겪는 회사들이 많다.
사실상 미국 자동차 산업의 젖줄이라 할 수 있는 부품업계는 고용 규모만 58만7000명에 달하고 지난해 매출이 1390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산업 내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부품사들의 생존은 GM과 크라이슬러를 재건하려는 미 정부의 계획에 필수적이어서 업계의 파산 행렬을 조기에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정부 내 이견은 없다.
오바마 행정부는 부품업계를 위기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지만 어떤 식으로 지원에 나서야 할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깊다. 특히 GM이나 크라이슬러 등 제조회사들에 한 것처럼 직접 자금을 지원하기에는 부담이 커 일단 간접적 지원 방식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관측이다.
예컨대 미 연방 파산법원은 13일 GM이 핵심부품사인 델파이의 일부 자산을 인수토록 허용한 것은 부품업계 지원 방식 중 하나로 꼽힌다. 정부가 델파이를 직접 지원하는 대신 GM이 정부로부터 받은 지원금을 활용해 델파이의 중요 자산을 인수하는 것은 시장의 힘을 통해 자연스럽게 부품사의 회생을 추진하는 것이라는 판단이다.
특히 정부의 직접 지원금이 갖는 효과에도 의문이 커지고 있어 이같은 간접 지원 방식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실제로 올해 초 편성된 50억 달러 규모의 부품업계 지급보증 프로그램은 부품사들이 높은 수수료를 지불하기를 꺼려 제한적인 효과를 내는데 그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WSJ는 또 미 정부가 민간자본이 부품업계로 흘러 들어올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예컨대 리어코프는 파산보호 상태에서의 구조조정을 위해 JP모간과 씨티그룹 등으로부터 5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끌어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독자들의 PICK!
다만 한편에선 정부의 적극성이 부족하다는 시각도 있다. 부품업계는 스티븐 래트너 전 백악관 자동차태스크포스(TF) 팀장이 "정부가 모든 기업과 업계의 모든 부분을 지원할 수는 없다"며 "정부는 시장이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때 개입하고 싶을 뿐"이라고 말한 것에서 미 정부의 태도가 관망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히만슈 파텔 JP모간체이스 애널리스트도 "미 정부는 부품사들이 파산하는 것을 두려워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단지 통제불가능한 수준으로 부품업계가 붕괴하는 것을 피하고 싶어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부품업계의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미 정부가 향후 어떤 대책들을 내놓고 실행에 옮겨 업계를 회생시킬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