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경제 회복+FTSE선진지수 편입 맞물려 외인자금 '밀물'
"달러 캐리트레이드가 한국증시에 본격 상륙했다."
코스피 시장에서만 9000억원에 가까운 외국인 순매수가 터지며 코스피가 1683으로 훌쩍 올라버린 16일 이같은 표현이 딱 어울린다. 선진국보다 빠른 경기회복이라는 한국경제의 깊은 인상감과 FTSE선진지수 편입이라는 재료와 맞물리며 달러캐리는 폭발력을 발휘하고 있다. 캐리트레이드는 저금리 통화를 빌려 고금리 통화자산에 투자하는 차익거래다.
전문가들은 금융위기 이후 제로금리 정책하에서 풀린 막대한 미국 달러가 상대적을 성장이 빠른 신흥시장국 증시와 고금리 국가에 유입되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과거 엔화를 중심으로 일어나던 캐리트레이드를 달러가 대신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달러캐리로 인한 외인 자금 유입은 원/달러환율을 떨어뜨리며 1200붕괴를 위협하고 있다. 달러캐리는 미국 국제수지를 악화시켜 달러약세를 추가로 더 부르는 요인이다. 미국 중앙은행(FRB)가 다시 금리인상 모드로 들어가지 않는 한 경기회복이 앞서가는 한국증시에 달러캐리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될 것이란 전망이다.
◇달러캐리자금 증시로 '밀물'
외국인은 16일 코스피시장에서 8900억원을 순매수했다. 올들어 최대 규모였다. 외국인의 역대 최고 순매수는 코스피지수가 종가 2085.85를 기록했던 2007 10월11일 1조6448억원이다. 특히 최근 5거래일간 매수세가 두드러지며 2조5035억원을 순매수했다.
외인의 기분좋은 매수 공세에 힘입어 코스피지수는 5거래일만에 4.7% 올랐다.
환율을 하락이 가속됐다. 이달 초 1250원 부근에서 등락하던 원/달러 환율은 16일 1211.3원에 장을 마치며 월초에 비해 38.7원 내렸다.
염상훈 SK증권 연구원은 "주요 통화 리보금리 중 달러 리보금리가 엔 리보금리보다 낮아지면서 엔 캐리트레이드보다 달러 캐리레이드의 비용이 더 싸지고 있다"며 "달러 캐리트레이드의 확산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인자금 유입과 주가상승, 환율하락이 달러캐리라는 증거는 곳곳에서 발견된다. 10일 이후 외국인 국내 주식순매수가 가속될때 엔/달러환율은 달러당 92엔에서 90엔 수준으로 폭락했다. 그리고 이시기는 역외시장에서 달러금리가 주요 통화금리를 연이어 밑도는 시기와 일치한다.
지난 8월 유로달러시장에서 3개월 달러 리보(런던 은행간 거래금리)가 엔리보 밑으로 떨어진데 이어 지난주에는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 스위스프랑 리보와도 역전됐다. 달러리보와 엔리보의 격차도 더 벌어졌다. 지난 16일 기준 3개월물 달러 리보금리는 0.29%를 기록한데 이어 엔 리보금리는 0.35%로 달러 리보금리에 비해 0.06%포인트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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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은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위기 전까지는 저금리 통화인 엔화를 빌려 고금리 통화에 투자해 차익을 남기는 엔 캐리트레이드가 성행했지만 최근에는 미국의 리보금리가 하락하며 싼 비용으로 달러를 차입할 수 있게 되면서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진 연구원은 "글로벌 달러 약세가 이어지면서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해 원/달러 환율은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기준금리 인상을 통한 출구 전략 시행이 힘든 상황에서 낮은 미국 금리를 이용한 달러 캐리 트레이드는 당분간 지속되며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미국 금리 인상전까지 달러캐리 풍미"
증권가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쉽사리 이뤄지지 못할 것으로 관측하면서 달러 트레이드를 통한 외국계 자금이 상당기간 기세를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출구전략에 대한 논쟁은 이어가겠지만, 달러 캐리트레이드를 저지할 연방 기준금리의 인상이 간단치 않기 때문에 외국인들의 국내증시 매수세는 이어질 것으로 관망하고 있다.
한국의 기준금리는 2.0%로 0~0.25% 수준인 미국 연방금리에 비해 차익실현에 유리하고, 경제회복도 빠르게 가시화되는 기미가 보여 달러를 원화로 바꾼 뒤 매력적인 한국의 우량주에 투자한다는 판단인 셈이다.
금융위기 당시 미국 월가에서 파생상품 거래 관련 업무에 몸담았던 오준석 솔로몬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출구전략 논의가 논쟁거리가 되고는 있지만 미국정부의 정책이 쉽게 바뀌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달러 캐리트레이드에 '독약'과 마찬가지인 기준금리 인상을 미국정부가 섣불리 단행할 수 없다는 계산이다.
오 연구원이 미국정부가 쉽게 금리를 인상하지 못할 것으로 보는 배경에는 금융위기의 뇌관으로 작용한 모기지금리가 여전히 미국 주택시장의 회복세가 두드러지지 않기 때문이다.
30년 만기 미국 모기지금리는 올 4월 4.61%까지 내렸지만, 지난주말 기준으로 5.02%까지 재상승했다. 연초 5.03%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오 연구원은 "금융위기의 시작점이 주택이기 때문에 모기지금리의 하락과 안정이 미국정부 입장에서는 인플레이션 등 문제보다 선해결 과제"라며 "기준금리가 오르면 모기지금리의 인상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금리인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오히려 국내 금융당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외국인 입장에서는 수익구조가 확대되는 기회를 가져오게 되기 때문에 외국인 자금이 추가 유입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