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60세 정년연장 의무화 부작용 우려

재계 60세 정년연장 의무화 부작용 우려

강기택 기자, 오동희, 구경민
2013.04.23 10:55

(상보)재계 "임금부담, 신규채용 감소 등 우려...임금피크제 등 도입해야"

재계는 60세 정년연장 의무화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선 근속연수와 연계된 임금체계로 인해 60세 정년연장을 의무화하면 기업들의 고령근로자 고용부담이 가중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

경총에 따르면 20년 이상 근무한 근로자들의 임금수준은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의 경우 신입사원의 1.2배~1.5배 수준에 불과하나 우리나라는 관리·사무직 2.18배, 생산직 2.41배 높다.

또 노동연구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55세 이상 고령근로자의 임금은 34세 이하 근로자의 3.02배이나, 생산성은 34세 이하 근로자의 60% 수준이라는 분석결과도 있다.

재계는 또 정년연장 의무화가 기업들의 인사적체를 초래해 신규인력 채용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경직적인 고용규제로 인력운용에 어려움을 겪는 일부 대기업 생산직과 공기업 등 공공부문의 경우 인력의 퇴직 경로가 차단돼 신규인력 채용 등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경총의 ‘청년실업과 세대간 일자리 갈등에 관한 인식 조사’에 따르면 기업 54.4%와 청년구직자 66.4%가 중·고령 근로자의 고용연장시 기업의 신규채용이 줄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고용노동부가 최근 정년을 연장한 372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년연장 이후 300인이상 사업장의 경우 3.7%, 공공기관 4.0% 순채용인원이 각각 감소했다.

대중소기업간 양극화 심화도 부작용으로 지적했다. 즉 300인이상 대기업은 94.5%가 정년을 설정하고 있으나, 300인 미만 사업장은 정년제를 도입한 비율이 20.0%에 그친다.

정년연장시 이로 인해 혜택을 받는 대기업·공공부문과 그렇지 않은 중소기업과의 양극화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유럽 및 미국 등의 경우 정년연령을 높이거나 폐지시키는 추세이나, 이들 국가는 우리나라와 임금체계 및 연금제도 등이 상이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예컨대 유럽의 경우 정부에서는 연금 재정 문제로 정년연장을 추진하고, 근로자들이 퇴직후 노후를 즐기고자 하므로 오히려 반대한다는 것.

이처럼 유럽 국가들과 정년 및 노동시장 여건 등이 상이하므로 단순히 정년만을 놓고 비교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재계는 일본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정년연장 문제는 임금체계 등에 있어서 일본과 비교적 유사한데 일본의 경우 1994년 60세 정년연장을 법제화했으나 시행은 1998년으로 4년간 유예했다.

특히 1998년에는 60세 이상으로 정년을 둔 기업의 비율이 93.3%에 이르러 대부분의 기업이 이를 이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무화 조치를 시행했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300인이상 사업장 가운데,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둔 기업의 비율이 23.3%에 불과하여 법제화에 따른 부담이 크다는 것.

대한상의 관계자는 “정년연장은 개별 기업이 자율적으로 실시해야지 법으로 일률적으로 정하는 것은 부작용이 클 수밖에 없다"며 "일본의 경우 60세 정년을 의무할 1998년에 93%의 기업이 정년이 60세를 넘었던 점을 감안하면 법제화는 좀더 성숙된 이후에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계는 만약 정년연장을 의무화하게 되면 연공급적 임금체계를 직무-성과중심의 임금체계로 개편하고 고용경직성을 완화해야 하는 것이 최적의 방안이라고 강조한다.

경총 관계자는 “사업주의 입장에서 현재와 같은 근속연주와 연계된 임금체계의 개편이 없이 정년60세 의무화가 될 경우 인위적인 구조조정에 대한 유인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개별기업들의 입장은 전반적으로 경제단체들의 입장과 대동소이하나 그룹별로 차이가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 삼성중공업 현장근로자는 만 58세가 정년이고, 나머지는 만 55세가 정년이어서 경제단체들이 보는 시각과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생산직들은 '59세+추가 1년 연장'이 가능해 사실상 60세 정년이어서 부담을 덜 느끼고 있다.

포스코 역시 정년 연장, 임금피크제 도입 등 정년 후 연장근무제도를 이미 단계적으로 시행해 오고 있다.

포스코는 2011년 1월부터 56세 정년을 57세로 연장했으며 2012년에는 57세를 58세로 늘렸고 앞으로도 단계적으로 정년을 늘려 나갈 계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정년 연장으로 청년들 일자리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신규 채용 규모 꾸준히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강기택 논설위원

비즈니스 저널리즘의 최고 경지, 머니투데이의 일원임을 자랑스레 여깁니다. 독창적이고, 통찰력 넘치는 기사로 독자들과 마주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기자의 생명은 현장에 있다' 머니투데이 산업1부 선임기자(국장대우)입니다. 추천도서 John Rawls의 'A Theory of Justice'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