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경영권 분쟁에 들썩이는 IPO 시장

롯데가 경영권 분쟁에 들썩이는 IPO 시장

김남이 기자
2015.08.03 03:18

롯데정보통신 IPO 사실상 중단...경영권 향방에 계열사 IPO 달려

롯데그룹이 형제간 경영권 분쟁에 휩싸이며 2013년부터 추진되던 롯데정보통신의 IPO(기업공개)가 사실상 중단됐다. 업계는 경영권 분쟁의 결과가 향후 롯데그룹 계열사 IPO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롯데정보통신은 올초만 해도 상반기 중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해 연내 상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IPO업계 관계자는 “상장 주관사인 KDB대우증권은 바로 예비심사를 청구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마쳐놓았으나 오너의 결정만 기다리는 상황이 몇 달간 지속됐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경영권 분쟁이 불거지며 IPO 추진은 사실상 중단됐다는 전언이다.

롯데정보통신은 복잡한 지분구조를 가지고 있다. 롯데리아(34.5%) 등 6개 관계사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7.5%)과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4%),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3.5%) 등 오너 일가도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일본롯데홀딩스를 통해 설립한 투자회사인 로베스트AG도 10.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상장을 위해서는 신 총괄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의 전체적인 합의가 필요하다.

롯데그룹은 얽히고 설킨 지분구조와 IPO를 꺼리는 신 총괄회장의 성향으로 가능한 상장을 피해왔다. 안정적인 경영을 추구하는 신 총괄회장은 기업의 지분구조 등 내부 사정을 외부에 공개하는 것을 기피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롯데그룹의 국내 81개 계열사 중 상장된 회사는 8개사(지난 3월말 기준)에 불과하고 롯데그룹 일본 계열사 37개사는 상장된 곳이 하나도 없다.

국내에 상장된 기업 가운데 절반인 롯데푸드, 현대정보기술, 롯데하이마트, 롯데손해보험은 상장된 기업을 인수한 것으로 롯데그룹이 직접 상장을 진행한 기업은 4개사뿐이다. 가장 최근 롯데그룹에서 이뤄진 IPO는 2006년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추진한 롯데쇼핑이다. 이번 롯데정보통신 IPO도 신 회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번 경영권 분쟁이 롯데정보통신 등 향후 계열사 IPO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 신 회장은 자산을 유동화한 자금으로 공격적인 M&A(인수합병)을 추구해왔다. 이미 많은 부동산 자산을 유동화해 M&A에 사용했다. 이에따라 신 회장이 경영권을 완전히 장악하면 계열사 IPO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지분을 유동화할 것으로 전망돼 왔다.

증권가는 롯데정보통신 외에 롯데리아,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을 유력한 IPO 후보로 꼽아왔다. 두 기업 모두 안정적인 이익을 내고 있어 상장요건을 갖췄다. 특히 코리아세븐은 최근 같은 편의점 운영사인 GS리테일과 BGF리테일이 주식시장에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기업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코리아세븐도 신동빈 회장(9.55%), 신동주 전 부회장(2.47%), 신영자 이사장(2.47%),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1.40%) 등 오너일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상장하려면 가족간 합의가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지분구조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며 신 총괄회장은 지배구조에 대한 얘기가 거론되는 것 자체를 꺼렸다”며 “이 때문에 롯데그룹 계열사 IPO가 쉽지 않았는데 신 전 부회장이 경영권을 잡으면 이런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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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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