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기 3년차 들어선 이규홍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CIO)

2019년과 2020년에 걸쳐 2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대 수익률을 기록한 사학연금은 올해도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6월말까지 사학연금의 운용 수익률은 8.44%로 투자이익 규모는 약 1조7602억원에 이른다. 현재 흐름대로면 지난해 거둔 사학연금 창단 최대의 운용수익(2조1411억원) 기록을 다시 한 번 갈아치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규홍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은 2019년 10월 사학연금의 CIO(최고투자책임자)로 선임돼 2년의 임기를 마치고 곧바로 1년 연임이 결정됐다. 그는 최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재임 기간 수익률이 좋았던 이유에 대해 "단기적 시장 대응을 지양하고 '중장기 전략적 자산배분 계획'에 충실한 장기 투자 원칙을 지킨 덕분"이라고 했다.
사학연금은 올해 말 기준으로 각각 29%, 18.6%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채권과 국내주식 비중을 2025년말까지 각각 25%, 14.5%로 줄이는 반면 해외주식 비중을 같은 기간 22%에서 23.7%로, 해외대체 비중을 14.6%에서 21%로 대폭 늘리는 식의 자산배분 계획을 수립한 상태다.
글로벌 저금리 상황을 반영해 채권 투자를 점진적으로 줄이는 대신 주식·채권 등 전통자산과 수익률 상관관계가 낮은 대체투자, 특히 해외 대체투자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린다는 것이 골자다.
주식과 대체투자 부문에서 국내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여 해외 투자 비중을 늘림으로써 투자 다변화를 통한 안정적 이익창출 기반을 다지는 것도 사학연금 중기자산 배분계획의 또 다른 축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사학연금은 신규 해외 대체투자를 거의 하지 못했다. 현지 방문실사 기회가 불가능하게 되는 등 불가피한 상황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올해는 이미 7000억~8000억원 규모의 신규 해외 대체투자 약정이 이뤄졌다.
오랜 기간 금융시장에서 검증을 받아 온 글로벌 톱티어(1st Tier) 운용사의 대표적인 블라인드 펀드 등을 중심으로 투자대상 펀드를 압축하고 비대면 방식의 사전 실사 후 추후 방문실사를 하는 등 방식을 도입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단장은 "코로나19 상황이 어느 정도 완화되겠지만 내년에도 이같은 방법으로 해외 대체투자 신규 약정을 많이 할 계획"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 단장은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따른 금리상승이 촉발한 시장 불안이 장기화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를 비롯한 주요국이 경기회복을 우선시하는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일관되게 천명해왔기에 글로벌 경제가 충분한 회복을 이룰 때까지 확장적 통화정책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며 "공급망 문제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 문제도 길지 않은 시간에 금융시장 우려감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독자들의 PICK!
또 "상품·주식 등의 높아진 가격에 의한 밸류에이션 부담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글로벌 금융시장 상승세는 지난해 하반기나 올 상반기보다 약화된 상황"이라며 "향후 지금 예상하지 못하는 새로운 악재가 생기지 않는 한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조정을 보일 가능성이 낮다"고 했다.
이어 "사학연금은 장기 투자자로서 중장기 전략적 자산배분 계획에 충실한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상승 등 시장 방향성 예측에 기반한 포트폴리오 조정은 하지 않는다"면서도 "자산군별 기대수익률 평균과 예상위험 등을 고려해 중장기 자산배분 계획을 세운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를 경우 향후 중장기 자산배분을 재검토할 때 채권 목표비중이 기존보다 올라갈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역량 강화도 중요한 목표다.
그는 "사학연금은 2018년 국내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불참을 선언하는 등 탈석탄 및 재생에너지 투자에 의지를 보여왔고 국내 인프라 투자에 있어서도 탄소절감 테마 차원에서 SR, 신안산선 등 전철 투자를 꾸준히 실시해왔다"며 "환경 지속가능성 테마 차원에서 하수관거 등에 대해서도 투자를 해왔고 해외 인프라투자에서도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올해 국내 ESG 채권과 국내 주식 SRI(사회책임투자) 유형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렸고 모든 국내외 위탁운용사 및 거래 증권사 선정 및 성과평가 기준에 ESG 지표에 대한 평가점수를 포함하도록 했다"고 했다.
국내 투자대상 기업과의 대화도 본격 실시한다. 이 단장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으로 올해 중 기업들과의 비공개 대화를 시작할 계획"이라며 "향후 1년간의 비공개 대화에도 불구하고 개선이 없는 기업 등을 내년 말쯤 비공개 중점 관리기업으로 지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올해 중 수탁자책임 활동 등 주주로서의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며 "주주총회 의결에 참여한 경우에는 사전·사후 공시 등을 통해 의결권 행사 내역도 공표할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