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색이 국가자문회의인데 '거수기' 역할만…국민 신뢰 회복하겠다"

"명색이 국가자문회의인데 '거수기' 역할만…국민 신뢰 회복하겠다"

박건희 기자
2026.05.28 13:34

이경수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 취임 후 첫 간담회
대통령 직속 과학기술 정책 자문·R&D 예산 심의 기구
"과거 부족한 역할 반성… 투명하게 소통할 것"
자문회의 전 과정 생중계·국민 대상 심포지엄도

이경수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이 28일 서울 종로구 KT빌딩 13층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대회의실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건희 기자
이경수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이 28일 서울 종로구 KT빌딩 13층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대회의실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건희 기자

"대통령께도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가 거수기 역할에 그쳐선 안 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게 우선입니다."

이경수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은 28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13층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대한민국헌법 제127조에 근거해 설치된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다. 대통령을 의장으로 과학기술 분야의 민간 전문가가 부의장(장관급)을 맡아 산하 자문회의와 심의회의를 운영한다. 각 회의체는 정부위원을 포함해 20명의 전문가로 구성된다. 자문회의는 국가과학기술 정책과 관련한 사항을 대통령에게 자문하고, 심의회의에서는 국가 R&D(연구·개발) 사업과 예산을 심의한다.

이처럼 국가 과학기술 정책의 정점에 있는 기구지만, 국민이 인정할 만큼의 역할을 수행해왔는지에 대해선 확신할 수 없다는 게 이 부의장의 시각이다.

이 부의장은 "자문회의가 거수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이 많다"고 했다. 각 분야 최고 전문가를 위원으로 위촉하고도 국가 주요 정책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 대신 기계적 순응을 반복해왔다는 지적이다. 과학기술 예산이 일괄 삭감된 2023년, 과학기술인이 포진한 심의회의에서 삭감안이 문제 제기없이 의결된 것도 이런 분위기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그는 "법이나 시행령 개정으로도 (R&D 예산안 삭감 같은) 결정 사안을 막는 건 굉장히 어렵다"며 "그럼에도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절차를 마련해 사람이 아닌 시스템적으로 방어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8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원회의에서도 (자문회의의 부족한 역할을) 반성한다고 말씀드리며 차츰차츰 원상태로 돌려가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자문회의는 회의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한다.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이 부의장은 "어려운 부분이 많지만 회의 과정을 생중계로 전환하는 한편 자문위원이 실제 어떤 과학기술 자문을 수행하는지 알리기 위해 각종 심포지엄과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 "과학기술을 넘어 산업·에너지·경제 안건도 함께 다룰 수 있도록 국민경제자문회의와 협업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정책 자문'과 '예산 심의'로 역할이 분절돼 있던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내 자문회의와 심의회의 간 소통도 강화한다고 했다. 이 부의장은 "자문회의와 심의회의는 (같은 회의체 안에 있음에도) 대통령 주재 전원회의를 제외하면 서로 거의 소통이 없었다"며 "두 회의체의 전문가가 정기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이 부의장은 "R&D 예산 복원과 함께 PBS(연구과제중심제도)가 폐지되는 등 연구 생태계는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아직 남은 과제가 많다"며 "국가가 R&D를 통해 무엇을 달성하고자 하는지, 현재의 시스템은 그 목적에 필요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답을 찾고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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