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단 전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대정부 강경 투쟁의 선봉장이었다. 전공의 집단 사직의 시작과 지속에 전공의 대표로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하지만 사직 전공의에게 부채 의식을 갖는 의대 교수도 상당수는 박단을 지지하지 않는다. 오히려 싫어한다. 사석에서 여러 의대 교수들이 '그가 대책 없이 막 나간다'는 식의 비판을 했다. 이제 겨우 전공의 2년 차 '젊은 의사'가 총대를 메고 '살아있는 권력'에 맞섰는데도 말이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해 4월 의대 교수를 가리켜 '착취 사슬 중간 관리자'라고 표현한 글을 SNS(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의대 교수, 병원이 전공의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려 과잉 채용했고 이것이 겨우 1만2000여명의 전공의 사직이 '의료대란'으로 이어진 진짜 원인이라는 글이었다.
어느 사회든 모난 돌은 정을 맞기 마련인데, 폐쇄적인 의사 사회에서 그것도 대통령까지 만난 전공의 대표가 '착취 관리자'라 부르니 의대 교수들은 당황스럽고 화도 났을 것이다. 전공의가 돌아올 자리를 위해 병원을 떠나지 않고 지킨다는 '명분'에도 금이 갔다.
그러나 전공의 근무 환경은 일반인이 보기에도 과도한 측면이 있다. 주당 80시간으로 근무 시간 상한을 두는 것을 법으로 규정한 게 합당한 일일까. 주 5일 근무한다면 하루에 16시간을 일하는 셈이다. 환자를 만나 보고 들으며 배우는 전공의에게 절대적인 시간은 필요하지만, 내용 역시 충실할 필요가 있다.
의정갈등 이후 전공의 복귀 움직임이 가시화하면서 수련 환경 개선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전보다 합리적이고 충실한 의사 육성 방안을 만드는 것은 의대 교수의 책무다. 병원에 돌아오는 전공의들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어 '진짜 의료개혁'을 이뤄내야 한다.
박단 전 위원장이 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하반기 모집에 지원했다고 한다. 일각에서 '복귀 결정은 신중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과거 의정갈등 상황에서 "돌아갈 생각 없다"고 공언한 그가 복귀하는 것은 어쩌면 의료 현장에 '감시견'이 되고 싶어서일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이 걱정된다고 혹은 불편해서 채용을 주저하거나 불이익을 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 올바른 평가와 공정한 결과만이 의사 사제 간 신뢰 회복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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