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만 망가지는 줄" 담배 피운 골절 환자...1년 후 뼈 사진 '충격 결과'

"폐만 망가지는 줄" 담배 피운 골절 환자...1년 후 뼈 사진 '충격 결과'

정심교 기자
2026.06.01 13:45

[정심교의 내몸읽기]

흡연자 상당수는 담배 연기가 폐·심장 같은 호흡기·심혈관계만 직접적으로 타격을 가할 것으로 여긴다. 이 때문에 골절 후 깁스를 착용한 채 흡연하는 사례가 적잖다. 하지만 전문의들은 담배 연기가 의외로 뼈·연골·힘줄·인대 등 척추와 관절 주변 조직도 직접 타격한다고 경고한다. 과연 흡연과 척추·관절 간 어떤 연결고리가 있을까.

대퇴골 전자하부 골절 후 1년 넘는 치료에도 치유 과정이 정지(불유합)돼 뼈 이식과 금속판으로 치료한 환자의 병변 사진. 흡연은 골절 후 치유 과정을 방해하는 주원인이다. /사진=국가건강정보포털
대퇴골 전자하부 골절 후 1년 넘는 치료에도 치유 과정이 정지(불유합)돼 뼈 이식과 금속판으로 치료한 환자의 병변 사진. 흡연은 골절 후 치유 과정을 방해하는 주원인이다. /사진=국가건강정보포털
담배 속 유해물질, 뼈·관절도 공격

담배 연기에는 니코틴뿐 아니라 일산화탄소를 비롯해 여러 독성물질과 발암물질이 들어있다. 호흡기를 통해 들어온 이들 유해물질은 폐를 공격하는 건 물론, 혈액을 타고 전신으로 퍼져 혈관·뼈·근육과 관절 주변 조직을 공격한다.

강북힘찬병원 이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흡연은 혈액순환과 산소 공급을 방해하는 방식으로 척추·관절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며 "니코틴은 말초혈관을 수축하고, 일산화탄소는 혈액의 산소 운반 능력을 떨어뜨린다"고 설명했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 뼈·관절 주변 조직이 필요로 하는 산소·영양분을 충분히 공급받기 어려워진다. 쉽게 말하면 담배 속 유해물질이 뼈·관절 주변 조직을 굶겨 죽이는 격이다.

또 흡연은 산화스트레스와 염증 반응을 늘려 연골세포·콜라겐을 망가뜨린다. 연골은 한 번 손상당하면 스스로 회복하는 능력이 제한적이다. 여기에 흡연으로 인한 염증 환경이 이어지면 연골세포 기능이 떨어지고, 관절 주변 조직도 손상에 취약해진다. 힘줄·인대 역시 콜라겐 섬유가 치밀하게 배열돼야 탄성·강도를 유지하는데, 흡연은 콜라겐 합성과 재형성 과정에 불리하게 작용해 관절을 지탱하는 조직의 질을 떨어뜨린다.

뼈 건강도 예외가 아니다. 뼈는 끊임없이 낡은 뼈를 흡수하고 새 뼈를 만드는 대사를 반복한다. 이 과정에서 조골세포(뼈를 만드는 세포)가 제 기능을 발휘해야 뼈의 총량(골량)이 유지된다. 하지만 담배 연기는 조골세포가 뼈를 만들지 못하게 방해해, 흡연이 장기화할수록 골밀도가 떨어지고 골다공증 발생 위험을 높인다. 골밀도가 낮아지면 작은 충격에도 손목·고관절이 쉽게 부러지거나 척추에서 압박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금연 욕구를 다스리는 '4D' 수칙. /자료=국가건강정보포털
금연 욕구를 다스리는 '4D' 수칙. /자료=국가건강정보포털
척추 수술받기 전 4주 이상 금연 바람직

이 때문에 흡연자는 골절·수술 후 회복이 더딜 수 있다. 실제로 흡연이 척추·관절 질환의 치료 성적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연구가 줄을 잇는다.

2022년 국제학술지 '뇌와 척추(Brain and Spine)'에 발표된 논문에선 "흡연은 퇴행성 척추질환, 특히 요추부(허리뼈 부위) 퇴행성 척추질환의 주요 위험요인"이라고 명시했다. 연구 결과,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척추질환으로 수술해야 할 가능성이 더 크고, 수술 후 상처 치유 과정에서 합병증·통증이 늘고, 회복이 더디며, 수술 만족도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서다.

뼈가 부러졌거나 척추유합술(어긋난 척추를 고정해 마디를 튼튼하게 해주는 수술) 받은 흡연자가 회복 단계에서 담배를 피우면 뼈 회복 속도가 더딘 것으로도 드러났다. 2021년 국제학술지 '이클리니컬 메디슨(EClinicalMedicine)'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골절 치료 후, 흡연자 그룹의 불유합률(뼈가 제대로 붙지 않는 비율)이 비흡연자 그룹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수술하기 4주 전부터 금연한 환자는 지속 흡연자보다 수술 후 상처 감염률이 더 낮았다.

또 지난해 발표된 척추유합술 관련 메타분석에서도 흡연자는 척추유합술 후 가관절증, 즉 뼈가 제대로 붙지 않는 상태를 겪을 가능성이 비흡연자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이는 뼈가 다시 붙고 안정화돼야 하는 시기에 담배 연기가 몸 안에 들어오면 △혈류 △산소 공급 △염증 조절 △세포 재생 모두를 방해하기 때문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이 원장은 "척추·관절 수술을 앞둔 환자라면 금연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 회복을 위한 치료 전략에 가깝다"면서 "수술 직전 며칠만 바짝 흡연을 줄이는 방법보다 수술을 앞두고 최소 4주간 금연하고, 수술 후 뼈·연부조직이 회복하는 기간에도 금연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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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의료헬스팀장 정심교입니다. 차별화한 건강·의학 뉴스 보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現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차장(의료헬스팀장) - 서울시의사회-한독 공동 선정 '사랑의 금십자상(제56회)' 수상(2025) - 대한의사협회-GC녹십자 공동 선정 'GC녹십자언론문화상(제46회)' 수상(2024) - 대한아동병원협회 '특별 언론사상'(2024) - 한국과학기자협회 '머크의학기사상' 수상(2023) - 대한이과학회 '귀의 날 언론인상' 수상(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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