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컴퓨터 앞에 앉은 전 세계 온라인 쇼핑객들의 손놀림이 분주해졌다. 아마존이 36시간 동안 프라임 회원고객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최대 할인행사 '프라임데이' 때문이었다.
아마존은 수천 개 상품에 대해 최대 80%까지 할인을 했다. 워낙 싸게 팔았기 때문에 좀 많이 사면 연회비 119달러(약 13만4000원)를 뽑고도 남는 셈이었다. 아마존은 이 기간 1억 개 이상의 상품을 판매하면서 약 34억달러(3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에는 왜 이런 할인행사를 찾아보기 힘들까. 근본적으로는 유통 구조 때문이다. 아마존은 사업 초기부터 직매입과 오픈마켓을 혼합한 사업 구조를 택했다. 판매 플랫폼을 제공하는 중개자 역할(오픈마켓)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물건을 매입해 판다는 뜻이다. 직매입을 하면 재고는 유통업체의 몫이 되기 때문에 대폭 할인해서라도 파는 것이 이득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2~3년 전까지만 해도 유통업체는 협력업체로부터 물품을 위탁받아 판매했고 전자상거래업체도 오픈마켓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조만간 실속있는 할인행사를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해외 직구(직접구매)에 나서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고 국내 유통업체들도 직매입 비중을 높여 상품 소싱 및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국내 소비자들은 연회비를 내는 것에 익숙지 않고 특정 유통업체가 아마존처럼 시장을 장악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할인폭은 다소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중요한 것은 협력업체이다. 대형 유통업체는 가격 할인 부담을 '을'에게 전가하기 쉽다. 아마존도 한때 '가격 갑질'로 유명했지만 최근에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이익을 훼손하지 않는 적정 할인가 책정을 돕는 등 개선 노력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유통업체, 협력업체, 소비자가 상생하는, 온 나라를 들썩일 수 있는 할인행사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