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탄소년단(BTS)이 또 하나의 '최초' 기록을 썼어요. 지난달 2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A)'에서 3관왕을 차지한 거예요. 특히 '올해의 아티스트'상은 1974년 AMA 첫 개최 이래 처음으로 아시아 가수에게 간 거라 의미가 크단 평가를 받았어요.
지난해엔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빌보드 '핫100 차트' 1위를 기록했어요. BTS가 세계 최대 음악시장인 미국을 찍고 세계 최고 보이밴드로 자리매김했음을 방증했죠. 음악과 풍부한 자체 콘텐츠, 팬덤 플랫폼 등으로 국경을 무색게 하는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많이 소비되고 인기를 얻는 콘텐츠들은 대부분 영어 기반이죠. 전 세계에서 사용 비중이 1%에 불과한 한국어로 된 음악과 콘텐츠가 뜨면서 BTS가 한국을 대표하게 된 건 필연적이에요. 그래서 BTS가 한국 문화산업 등에 가져온 경제적 효과에 대한 관심도 비상하죠. 이번주 [데이:트]는 BTS의 업적을 숫자로 살펴볼까 합니다.
K팝은 2010년대 초반까지 일본과 중국, 동남아시아에서 세를 넓혔죠. 아시아 음악에 쉽게 문을 열지 않던 미국 시장이 본격적으로 뚫린 건 BTS의 등장과 함께라고 볼 수 있습니다.
BTS는 2017년 말 'DNA'로 처음 미국 무대에 공식 데뷔했어요. 1년 뒤 진행된 2018 글로벌 투어는 전 세계 팬(아미)에게 한국을 꼭 찾아야 하는 '성지'로 만들었죠. 당해 BTS는 유엔 총회에 특별 연사로 나서면서 전 세계 '청년 대표'로서의 이미지도 얻습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18년부터 'BTS의 경제적 효과'를 분석해왔어요. 보고서에 따르면 BTS는 2018년 기준 연평균 8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합니다. 전체 외국인 관광객 수의 약 7.6% 수준이죠. 대략 10명 중 1명이 'BTS 영향으로 한국을 찾는다'는 겁니다.

또 연평균 소비재 수출액을 11억 달러 이상 증가시키는 효과를 가져왔어요.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소비재 수출에 따른 연평균 생산유발효과 추정치는 4조1400억 원에 달했습니다. 2016년 중견기업 평균 매출액의 26배 수준이라니 어마어마하네요.
연구원에 따르면 BTS가 데뷔 이후 10년(2014년~2023년)간 창출할 생산유발효과는 41조8600억원에 이른단 추산도 있어요. BTS의 인지도가 지난 5년(2014년~2018년) 평균 수준을 이후 5년간 꾸준히 유지하는 걸 가정한 경우에요. 인지도가 계속 치솟았으니 얼추 비슷한 효과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다이너마이트의 빌보드 핫100차트 1위 기록만으로 1조7000억 원의 경제 효과를 불러왔다고 분석하기도 했어요.

BTS 혼자 창출한 건 아니지만 우리나라 문화 콘텐츠 관련 수입도 상승세에요.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국제수지에서 콘텐츠 관련 수입은 3억1370만 달러(3714억20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가 급증했어요. 한은이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6년 이래 가장 큰 수입액이자 역대 최고 실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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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숫자와 통계들은 아주 엄밀한 연구를 통해 나온 게 아니라서 참고용일 뿐이란 지적도 있습니다. BTS 외에도 많은 문화콘텐츠 종사자들이 있고, 누가 더 많이 효과를 유발했는지 따지는 건 크게 유의미하지 않단 거죠.
다만 한국처럼 특정 관광지나 축제 등 행사보다 '특정집단'의 기여로 관광산업이 발전한 나라는 드물죠. 프랑스나 스페인, 이탈리아 등이 전자의 국가에 속해요. 한국은 특정 도시나 관광지보단 '콘텐츠 강국'으로 주목 받고 있으니, 이로 인한 경제 효과를 살펴볼 이유는 있어 보여요.

단순히 문화 콘텐츠로 돈을 많이 버는 것 이상의 의미도 있어요. 숫자로 확인하기 어려운 문화적 효과도 있으니까요. 바로 '소프트 파워'입니다. 정보·과학이나 문화·예술 등의 영향력으로, 군사·경제력 등 기존의 세계 질서를 만들던 하드 파워에 대응하는 개념이에요.
영국의 브랜드컨설팅 기관 브랜드파이낸스의 '글로벌 소프트 파워 지수' 조사 결과, 올해 우리나라의 소프트 파워지수는 지난해 14위에서 11위로 3단계나 올라섰어요.
BTS의 음악적 성공과 기생충·킹덤 등 콘텐츠 산업의 괄목할 만한 성장에 힘입어 2021년 유엔 세계지식재산기구(WIPO)가 발표한 글로벌 혁신지수에서는 전년 대비 5단계 상승한 5위를 기록했고요.
지난 10월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화상 세미나에서 세계적인 석학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명예교수(정치학)는 "한국은 문화적 소프트 파워가 잘 갖춰진, 세계에서 가장 큰 모범 사례 중 하나"라고 추켜 세웠죠.
BTS는 지난 9월 미국 유엔 총회에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 자격으로 또 한번 참석했어요. 유엔 유튜브 라이브 채널 동시접속자 수는 98만 명을 기록했죠. 국경을 넘어 '미래세대를 위한 리더'로서의 위치가 한국 문화 역량도 함께 견인했단 평가를 받았습니다. 백범 김구 선생이 꿈꿨던 '높은 문화의 힘을 가진 나라'가 이런 모습이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