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에 불리한 평화안 전달
젤렌스키, 수용 가능성 낮아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포괄적인 새 협상안 초안을 마련했고 우크라이나 쪽에도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가 돈바스 전체를 포기한다는 내용이 담기는 등 러시아 측의 요구가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안에 정통한 복수 소식통의 말을 인용, 미국과 러시아 관리들의 참여로 이번 초안이 만들어졌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측에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이자 러시아 국부펀드를 이끄는 키릴 드미트리예프가 설계에 참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는 이번주 마이애미에서 루스템 우메로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장위원회 서기를 만나 평화안을 전달하면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제안을 수용하길 바란다고 밝혔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아직은 큰 틀만 마련됐지만 한 소식통은 우크라이나가 이 제안을 받아들이는 건 사실상 주권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러시아가 종전 성과에 혈안이 된 트럼프 대통령을 이용하려는 시도라고 꼬집었다.
그도 그럴 것이 초안엔 우크라이나가 지금까지 거부한 조건이 대거 포함됐다. 초안엔 우크라이나가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와 루한스크)를 완전히 포기하고 군 규모를 절반으로 줄이는 내용이 담겼다. 우크라이나가 핵심 무기체계를 포기하고 우크라이나 방어의 핵심인 미국의 군사지원을 축소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영토에 외국군의 주둔을 금지하고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장거리 미사일을 받지 않으며 러시아어를 우크라이나의 공식 국어로 인정하고 러시아 정교회의 지역 지부에 공식 지위를 부여하는 내용도 담겼다.
우크라이나 관계자들은 이번 제안은 러시아 측이 최대로 요구한 내용과 거의 일치한다면서 크게 수정되지 않는 한 우크라이나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내다봤다. 우크라이나는 돈바스 지역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했다.
다만 일부 소식통은 "트럼프정부로선 러시아가 실제로 원하는 조건을 명확히 제시토록 하는 것부터 협상을 시작하려는 것"이라고 봤다.
FT는 이번 평화안이 우크라이나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약화하는 상황에서 나온 점에도 주목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측근들이 부패스캔들에 줄줄이 연루되면서 궁지에 몰렸다. 이는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다소 불리한 조건으로 합의를 압박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게 FT의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