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포항본부 분석…"청년 유치 전략, 지역별로 세분화해야"

수도권 청년이 지방으로 오려면 돈이 더 필요하다. 수도권 대신 경북 포항 근무 조건으로 연봉 17% 인상을 요구했다. 반면 대구·경북(TK) 청년은 다르다. 추가 보상 없이도 포항 근무를 받아들인다. 한국은행이 지방 도시의 인재 유치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고 제언한 이유다.
5일 한국은행 포항본부가 내놓은 '청년층의 지역별 직장 선호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국 청년들은 수도권 대신 포항을 선택하려면 연봉의 17.4% 정도 '임금 프리미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연봉 4000만원 기준 690만원, 5000만원이면 870만원을 더 줘야 '탈서울'을 고려한다는 뜻이다.
조사는 만 19~39세 청년 301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한은 포항본부와 최승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머리를 맞댔다.
흥미로운 대목은 TK 청년의 반응이다. 포항 근무에 대한 추가 보상 요구가 미미했다. 특히 경북 청년은 수도권보다 포항을 선호하는 경향도 보였다. 지리적 근접성과 권역 내 산업 생태계 인식이 청년층의 지방 근무 수용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업종'도 변수다. IT(정보기술)·AI(인공지능) 선호가 압도적이다. 철강 등 전통 제조업은 기피 대상이다. 제조업 근무엔 11%의 웃돈을 요구했다. 반면 바이오·미래에너지는 거부감이 덜했다. 산업 구조 재편이 시급하다는 방증이다.
신산업 선호 현상은 뚜렷했다. 바이오·미래에너지 산업은 IT·AI와 통계적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연구진은 "산업 구조 전환이 청년층 유치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정주 여건 측면에선 종합병원 접근성과 대중교통 인프라가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종합병원까지 90분 이상 소요되는 지역에 대해서는 10.7% 정도의 임금 프리미엄이 요구됐다. 자가용이 필수적인 교통 환경에 대해서도 10.8%의 추가 보상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정부가 수십년간 막대한 재원을 투입해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추진해왔지만, 청년의 수도권 집중 현상은 완화되지 않았다"며 "기존 정책이 물리적 인프라 구축에 치중해 청년층이 중요하게 여기는 일자리의 질과 생활·문화 환경, 사회적 관계망 등을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지방 도시가 청년 인구를 유치하기 위한 정책 방향으로 △정책 대상의 전략적 집중 △경험의 장벽 해소 △산업 구조 혁신 시급성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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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포항에서 청년 유입을 유도하려면 유치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은 대경권 청년을 우선 타깃으로 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권역 내 대학과의 산학협력을 강화하고 권역 차원의 청년 고용 통합 플랫폼 구축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차전지 관련 스타트업 육성과 혁신 생태계 조성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며 "청년들이 선호하는 IT·AI 산업에서의 양질의 일자리를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