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저승사자' 공정위 조사국 부활…주병기 "중점조사기획단' 신설"

'재계 저승사자' 공정위 조사국 부활…주병기 "중점조사기획단' 신설"

세종=박광범 기자
2026.05.27 12:00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자이 26일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정부 출범 1주년 계기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사진제공=공정위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자이 26일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정부 출범 1주년 계기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사진제공=공정위

'재계 저승사자'로 불리던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국이 '중점조사기획단'으로 부활한다. 2005년 폐지 이후 21년 만이다.

재계에선 조사 리스크로 인한 기업 부담이 커질 수 있단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검찰 특수부(특별수사부)의 부활과 같단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반부패수사부로 간판을 바꿔 단 특수부는 조직 기능 축소나 전환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지난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재명정부 출범 1주년 계기 기자간담회를 갖고 "플랫폼, 민생밀접 독과점 부문, 대기업 집단 등 중대 법위반 행위 및 대규모·복합 사건에 대한 조사 체계 구축을 위해 국(局) 단위 중점조사기획단을 신설하고 3개 과를 배치한다"고 밝혔다.

중점조사기획단은 과거 공정위 조사국과 비슷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1996년 신설됐던 조사국은 2005년 폐지되기까지 대기업 부당 내부거래와 불공정 행위 등에 대한 조사를 전담했다.

주 위원장은 "난이도가 높은 중대 사건을 고도의 전문성을 가진 조직이 지속 감시해 신속히 적발 시정함으로써 누적된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한 특수조직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서민 경제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민생 관련 담합과 같이 전국 단위의 소비자 피해 현안이 발생할 경우 대규모 일괄 조사를 신속하게 진행함으로써 중대 민생사건 처리의 속도와 효과를 제고하는 일종의 기동대 역할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검찰개혁 기류 속 검찰의 반부패수사부 권한이 대폭 축소·조정될 상황과 맞물려 공정위 중점조사기획단이 그 공백을 메우는 '새로운 칼잡이'가 될 수 있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기업 경영 활동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이다.

공정위는 또 현재 '과' 단위의 경제분석 기능을 '국' 단위로 확대 재편한다. 15명의 인력을 증원해 총 37명 규모의 경제분석국을 신설할 계획이다.

주 위원장은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지휘 감독 하에 박사급 전문인력 등으로 구성된 3개과를 배치해 경쟁정책에 대한 최고의 전문성을 갖춘 조직이 되도록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공정위의 두뇌 역할을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갈수록 정교해지는 피심인의 경제학적 방어 논리에 맞서 공정위 법 집행의 법적·경제적 타당성 및 신뢰성을 제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경제력집중 억제 시책의 근간을 훼손하는 지정자료 허위 제출행위에 대해 위반의 중대성에 상응하는 강력한 경제적 제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과징금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정자료 허위 제출행위에 대한 제재가 '1억5000만원 이하 벌금(2년 이하 징역)'에 불과한 데다, 이마저도 부과 요건이 엄격해 법 위반 억지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서다.

공정위는 정액과징금 부과를 검토 중인데, 법상 정액과징금 한도는 200억원이다. 주 위원장은 "동일인에게 부과되는 과징금으로, 개인을 제재하는 것"이라며 "(구체적인 정액과징금 부과 규모는) 아직 확정 안됐으며 논의 중에 있다"고 부연했다.

담합 제재도 강화한다. 주 위원장은 "장기간 은폐된 담합에 대한 적발 가능성과 법 위반 억지력을 제고하기 위해 공정거래법 상 담합 처분시효를 연장하고자 한다"며 "담합은 기본 시효 7년과 추가 시효 5년으로 최대 12년의 시효가 적용되고 있는데, 기본 시효를 10년으로 늘려 최대 15년의 시효가 적용될 수 있도록 공정거래법을 개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현재 반복 담합 사업자에 대한 등록·허가 취소, 영업정지 등 시장참여를 실질적으로 제한하기 위해 20여개 분야에 대해선 관계부처와 협의도 진행 중이다.

아울러 주 위원장은 "전분당, 국고채 등 주요 담합 사건의 경우 가급적 3분기 중 심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배달앱 사건의 경우 먼저 피심인들이 신청한 동의의결 개시 여부를 신속히 신의하고 그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공정위는 이재명정부 출범 후 1년 간 민생 밀접 부문 담합을 비롯해 사익편취 및 부당지원 행위 등을 적발해 합계 2조원을 초과하는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 2025년 6월부터 지난 4월까지 사건처리 건수는 1982건으로 전년 동기(1890건) 대비 4.9% 증가했다. 사건처리 기간은 185일에서 165일로 10.8%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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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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