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막힌 도시형생활주택, "전세로 돌려막기"

돈줄 막힌 도시형생활주택, "전세로 돌려막기"

민동훈 기자
2012.08.16 06:15

- LH 대학생 전세임대 악용 대상자 위주 마케팅

- 분양가 60~70%선…인근 임대료 상승 부채질

 1~2인가구용 초소형주택 붐을 타고 도시형생활주택을 대거 공급했던 시행사들이 공급과잉으로 미분양이 늘자 전세임대를 통해 활로를 찾고 있다. 전세보증금으로 급한 공사비 등을 충당한 뒤 나중에 미분양분을 계약한 투자자에게 소유권을 넘기는 방식이다.

 특히 대학가 주변 도시형생활주택의 경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대학생을 상대로 최대 7000만원(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기준, 지방은 5000만원)까지 전세보증금을 지원하는 것을 악용, 분양가의 60~70%선에 전세를 내놓아 인근 임대료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학가에 위치한 서울 성북구 A도시형생활주택의 경우 지난해 분양에 나섰지만 지금까지도 미분양 물량이 남아있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엔 적잖은 물량이 전세로 나와있다. 도시형생활주택 공급이 집중됐던 강동구와 영등포구 등도 전세물건이 상당수에 달한다. 대부분 개인이 아닌 시행사나 분양대행사 명의의 물건이다.

 도시형생활주택의 경우 수익형부동산이란 인식이 강해 대부분 월세를 선호하다보니 전세는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지만 당장 미분양 물량을 처분하기 힘든 시행사가 전세로 내놓았다는 게 부동산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최근엔 2학기 개강을 앞두고 LH 대학생 전세임대주택 대상자에 해당하는 대학생을 위주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최대 70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자금사정이 급한 시행사들이 선호하고 있다는 게 중개업소들의 지적이다.

 인근 S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개인들이 내놓는 전세는 없고 시행사 보유 물량은 꽤 있다"며 "LH대학생전세임대주택 조건을 갖췄기에 외지에서 온 대학생들이 주로 찾는다"고 귀띔했다.

 LH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은 신청자가 지정한 주택의 소유주와 LH가 전세계약을 맺은 뒤 이를 저렴한 가격으로 신청자에게 재임대하는 제도다. 시행사들이 이 제도를 이용해 분양가대비 전세보증금 수준을 70~80%까지 끌어올려 인근 원룸의 전세보증금도 덩달아 뛰고 있다.

 동대문구 이문동 D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기존에도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원룸의 경우 집주인들이 전세를 꺼리면서 물량이 많지 않아 전세보증금이 높은 편이었다"면서 "LH 대학생 전세임대제도 도입 후 미분양된 도시형생활주택이 비싼 값에 전세로 나오면서 원룸 주인들도 전세보증금을 올렸다"고 말했다.

 시행사들은 LH 대학생 전세임대주택뿐 아니라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을 활용한 전세계약에도 적극적이다. 마찬가지로 안정적으로 높은 수준의 전세보증금을 받을 수 있어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은 "최근 미분양에 발목을 잡힌 도시형생활주택 시행사들이 전세임대를 통해 당장 급한 불부터 끄고 있다"며 "후분양을 해도 분양이 쉽지 않다보니 일단 전세로 시간을 번 이후 장기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행사들이 전세임대를 하는 것은 사업비 벌충을 위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일단 임대부터 한 뒤 회사보유분 특별분양 등의 방식으로 투자자들을 모으고 있지만 임대기간 중 끝내 분양이 되지 않을 경우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줘야 해서다.

 김덕례 한국주택금융공사 연구위원은 "임대로 나온 회사보유분의 경우 미분양이 대부분이어서 모자란 공사비 지급 등의 목적으로 대출이 이뤄져 은행에 근저당이 설정돼 있는 경우가 많다"며 "시행사 부도 등으로 세입자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는 만큼 계약 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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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훈 기자

미래는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하는 가에 달려 있다. 머니투데이 정치부 더300에서 야당 반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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