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하 매입에 대해서는 좀 더 노력하겠습니다."
서울시는 최근 열린 '풍수해대책 추진상황 설명회'에서 반지하 매입추진현황을 발표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반지하 매입은 작년 8월 폭우로 신림동 참사 등 반지하 인명피해가 발생하면서 서울시가 펼친 '반지하 대책'이다. 집주인이 반지하에 신규 임차인을 받지 못하도록 시가 직접 매입해 비주거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게 대책의 골자였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반지하 매입실적은 처참했다. 서울시 내 침수우려가 있는 반지하는 모두 2만7000가구 규모인데, 이중 매입이 완료된 물량은 0.3%인 98가구(5일 기준)에 불과했다.
이는 시가 직접 내건 목표치에도 한참 못미친다. 작년 1000가구, 올해 3450가구 등 2년에 걸쳐 반지하를 포함한 주택 총 4450가구를 매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반년을 남겨두고 목표치의 단 2.2%만이 달성된 것이다.
재해약자 거주 주택의 경우 성적은 더욱 초라했다. 중증장애인이 거주하는 반지하 370가구 중 매입된 물량은 단 한건도 없었으며, 아동·어르신 거주 주택 695가구 중 신청가구 6건은 아직도 매입완료되지 못한 채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초라한 실적의 원인으로는 까다로운 매입 기준을 꼽았다. 다가구는 동단위, 다세대는 전세대 중 반지하 포함 1/2 이상을 매입해야 하는데 충족하기가 어렵다는 것. 시는 신림동 참사 10개월 만인 지난달 31일에야 관련 기준을 완화해달라고 국토교통부에 건의했다. "장마철을 앞두고 발등에 불 떨어진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비판도 무리는 아니다.
이날 반지하 매입 외 인명피해를 막을 다양한 방안도 함께 제시됐다. 돌봄공무원 등이 폭우 시 반지하를 직접 방문해 대피를 지원하고 반지하 1만5000가구에는 물막이판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대피는 윗층(주인집)으로 한다는 주먹구구식 대처와 물막이판 설치 동의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설명은 여전히 우려를 남겼다.
작년 8월 대책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반지하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두달 뒤인 10월 인력·예산 상 한계를 이유로 '표본조사'로 축소, "의지가 앞섰다"고 인정했다. 1년이 지나간다. 이제는 실적으로 의지를 증명해보일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