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비상' 걸린 노후화 서울 고가…철거 논의 속도 낼까

'안전 비상' 걸린 노후화 서울 고가…철거 논의 속도 낼까

김지영 기자
2026.05.28 16:18

1960~70년대 지어진 고가가 대부분…안전 우려에도 철거 논의는 지지부진

AI를 활용해 생성한 이미지
AI를 활용해 생성한 이미지

서소문 고가 붕괴 사고를 계기로 서울 도심 고가도로 노후화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철거가 진행 중이던 구조물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시설 노후를 넘어 정비 시점과 의사결정 구조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고가 발생한 서소문 고가는 1966년 준공된 시설로 2019년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았다. D등급은 구조적 결함이 확인돼 긴급 보수 또는 사용 제한이 필요한 단계다. 이전에도 여러 차례 안전문제가 제기됐으나 철길로 단절된 도로 구조 등 서소문 고가 없이는 원활한 도심 교통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수차례 수명이 연장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고가도로는 총 94개다. 서소문 고가를 제외하더라도 90여 개 이상이 여전히 운영 중이다. 도심을 관통하며 각 지자체가 관리하는 시설물도 11곳 포함됐다. 용산구 1곳, 동대문구 4곳, 노원구 1곳, 서대문구 2곳, 마포구 1곳, 동작구 2곳 등으로 분포한다.

이들 고가 중 상당수는 1960~1970년대에 건설됐다. 현 시점 기준 준공 후 50년 이상 경과한 구조물이 적지 않다. 당시 설계 기준은 현재보다 낮은 교통량과 차량 하중을 전제로 하고 있어 장기 사용에 따른 피로 누적과 구조적 안정성 저하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하지만 복잡한 이해관계와 의사결정 구조가 얽히면서 정비 속도는 지지부진하다. 고가 철거 및 재구조화는 필요성이 확인되더라도 실제 착수까지 장기간이 소요되는 상황이다. 서소문 고가 역시 2010년대 중반부터 철거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교통 대체 방안과 관계기관 협의를 거치며 최종 결정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유사 사례에서도 장기간의 의사결정 구조는 반복되고 있다. 최근 철거가 완료된 영등포고가는 노후화 문제 제기 이후 교통 처리 대책과 사업성 검토 등 최초 기본 구상이 논의된 2018년 이후 실제 착공까지 6년 이상이 소요됐다.

2025년 타당성 조사에 착수하면서 정비 논의가 본격화된 용산구의 삼각지 고가 역시 마찬가지다. 삼각지 고가는 1970년대 건설된 시설로 안전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통상 타당성 조사부터 기본계획 수립, 설계, 착공까지 수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철거까지는 중장기 일정이 불가피하다.

현재 남아 있는 고가는 교량 접속부나 간선도로 기능을 수행하는 비중이 높다. 이들 구간은 철거 시 교통 혼잡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 대체 도로 확보와 교통 분산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

안전 관리 체계 역시 한계로 지적된다. 고가도로는 정기점검과 정밀안전진단을 통해 A~E 등급으로 관리되지만 개별 시설의 안전등급은 일부를 제외하고 공개 범위가 제한적이다. 이로 인해 위험 수준이 사전에 충분히 공유되지 못하고 사고 이후에야 문제의 심각성이 드러나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서소문 사고는 개별 시설의 문제가 아니라 관리 체계 전반의 한계를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노후 고가에 대한 안전 진단부터 정비 우선순위 설정, 철거 결정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의 기간을 단축하지 않을 경우 유사 사례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한 토목공학 전문가는 "노후 구조물은 일정 시점을 지나면 성능 저하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는데 의사결정과 집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위험 인지 이후 실제 정비까지의 기간을 단축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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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

안녕하세요. 건설부동산부 김지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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