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자영업자 대출을 소호대출로 따로 구분하지 않고 소상공인 대출로 취급한다. 은행별로 기준이 달라 소호대출로 은행권 자영업자 대출 규모를 알아보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자영업자 대출 규모를 묻자 돌아온 시중은행 한 여신담당자의 대답이다. 자영업자 대출이 급증하면서 부실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고 커지고 있지만 금융회사별로 자영업자 대출을 부르는 명칭이 다르고 대출 성격별로 나누는 기준이 모호해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특히 자영업자 중 월 매출이 100만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영세자영업자(21.2%)가 문제다. 자영업자가 사업을 목적으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시설자금 대출을 받은 뒤 자금사용 증빙이 필요하지만 2~3억원의 소액 운전자금 대출은 증빙이 까다롭지 않다. 이에따라 영세 자영업자들은 운전자금 대출을 받아 생계비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운전자금 대출 가운데 상당 부분이 사실상 개인대출이지만 기업대출로 잡히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9월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300조5000억원과 사업자 대출을 받은 적이 있는 자영업자의 가계대출 164조원을 합해 자영업자 대출이 총 464조5000억원이라고 계산했다. 반면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6월 기준으로 자영업자 대출을 520조원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사업자 대출을 받은 적이 없는 자영업자의 가계대출을 자영업자 대출에 포함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5일 다음달까지 자영업 업종별, 유형별 미시분석을 통해 은행권은 물론 2금융권까지 포함한 자영업자 대출 통계자료를 구축하고 소상공인 여신심사 표준모델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뒤늦게나마 정확한 자영업자 대출 규모 파악에 나선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다만 금융위의 의도대로 실효성 있는 통계자료가 구축되려면 자영업자 대출 기준부터 통일할 필요성이 있다. 기업대출과 가계대출에 혼재돼 있는 자영업자 대출을 분리해내는 작업도 필요하다. 정확한 통계를 바탕으로 정교한 자영업자 대책이 마련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