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충청에서 듣다, 충청 타운홀 미팅'에서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7.04. bjko@newsis.com /사진=](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5/10/2025100118475778841_1.jpg)
"사기업인 은행의 연체기록은 강압적으로 삭제하면서 국세 체납기록은 왜 삭제 안해주나요? 국가에 강하게 항의하고 싶습니다."(한 소상공인)
금융위원회가 5000만원 이하 연체자 370만명에 대해 연체금을 다 갚으면 연체기록을 삭제하는 '신용사면'을 단행했지만 정작 국세 체납 기록은 장기간 공유해 서민과 소상공인의 재기를 막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신용사면이 되면 신용점수가 올라가 신용카드를 발급 받을 수 있고 신용대출 금리도 떨어진다. 문제는 연체정보보다 신용점수에 더 큰 영향을 끼치는 체납정보는 체납한 세금을 완납해도 3년간 신용평가에 활용돼 신용사면 취지를 무색케 한다는 점이다.
9일 정부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0일부터 5000만원 이하 대출 연체자 중 연체금액을 전액 상환한 서민과 소상공인에 대해 연체기록을 삭제하는 신용사면을 시작했다. 연체자 370만명 중 이미 연체금을 다 갚은 257만7000명이 우선 신용점수가 상향됐다. 나머지 112만6000명도 연말까지 전액 상환시 별도 신청없이 신용회복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신용사면은 '반쪽 대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금융권 연체정보 기록은 삭제되지만 체납정보는 이번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국세기본법에 따르면 500만원 이상의 세금을 체납한 경우 체납금을 다 갚지 않으면 7년간 신용정보원 등의 공공정보로 공유된다. 7년 안에 체납된 세금을 완납하면 공공정보 기록에선 삭제되지만 신용평가사(CB)사가 체납이력을 3년간 활용해 신용거래에 불이익을 준다. 결과적으로 밀린 세금을 완납하더라도 3년간은 신용점수가 대폭 하락해 신용카드 발급이 안 되고 신용대출을 받기가 사실상 어려워진다.
체납정보 공유 기준인 '500만원'과 '7년 공유'에 대해서도 일각에선 "너무 가혹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의 경우 체납금이 1000만엔(약 9500만원) 이상이어야 공공정보로 공유된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규제 강도가 훨씬 높다는 주장이다. 정보공유기간도 7년 이내로 단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소상공인은 "사업을 하다보면 정말 어려워서 부가세와 같은 국세를 불가피하게 체납하는 경우가 있다"며 "나중에 국세를 완납해도 체납 사실이 3년간 신용평점에 반영되는데, 은행 연체보다 3~4배 가량 신용하락 영향도 더 크다"고 호소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용질서가 흐트러질 우려에도 불구하고 민간 은행도 정부 취지에 따라 연체기록을 삭제하고 금융거래에 활용하지 않는데, 정작 국세청이나 기획재정부 등 정부가 더 움직이지 않고 가혹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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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뿐 아니라 세무당국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위의 경우 이 대통령 지시에 따라 지난 7월 소상공인 개인 회생 정보 공유기간을 5년에서 1년으로 단축한 바 있다. 빚을 못 갚아 개인회생 절차를 진행 중이더라도 1년간 성실 상환하면 신용카드나 소액 대출 등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이 대통령이 충청권 타운홀 미팅에서 제기한 정책 제안에 대해 금융위가 나흘만에 '속전속결'로 특단의 1호 조치를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