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픽 말고 신뢰를 팔아라"…AI 검색 시대 언론의 생존 공식은

"트래픽 말고 신뢰를 팔아라"…AI 검색 시대 언론의 생존 공식은

류준영 기자
2026.10.2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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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AI커뮤니케이션학회 'AI 시대, 인터넷 저널리즘의 패러다임 시프트와 지속 가능한 공론장의 미래' 세미나
이성규 블루닷에이아이 대표 "콘텐츠 신뢰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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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규 블루닷에이아이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
이성규 블루닷에이아이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

"이용자는 더 이상 기사를 찾지 않는다. AI에게 묻고 AI가 정리한 '답'을 받는다."

2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플라자(FKI타워) 3층 에메랄드홀에서 'AI 시대, 인터넷 저널리즘의 패러다임 시프트와 지속 가능한 공론장의 미래' 세미나가 열렸다.

한국AI커뮤니케이션학회가 주최·주관한 이날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생성형 AI가 뉴스의 생산·유통·소비 구조를 어떻게 흔들고 있는지, 언론이 무엇으로 살아남아야 하는지를 놓고 머리를 맞댔다.

신동진 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학회 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1부 첫 발제는 이성규 블루닷에이아이 대표가 맡았다. 이 대표는 'AI 검색 시대, 인터넷 언론의 생존전략'을 주제로 글로벌 빅테크와 해외 언론사의 대응 등을 분석했다.

블루닷에이아이는 생성형 AI 검색에서 어떤 콘텐츠가 얼마나 인용되는지 분석하고, 기업과 언론사가 AI 답변에 더 잘 노출되도록 돕는 생성형엔진최적화(GEO) 전문 스타트업이다

이 대표가 먼저 짚은 것은 '답변 제시형' AI 검색의 확산이다. 그가 인용한 모바일인덱스 집계에 따르면 국내 챗GPT 월간활성이용자(MAU)는 지난해 9월 1280만명에서 올해 9월 1799만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클로드는 13만명에서 171만명으로 뛰었다. 이 대표는 "검색 결과로 링크 목록을 보여주던 '블루 링크' 시대는 사실상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 변화에 따라 언론사의 위치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도 정리했다. 신문·방송 시대에 언론은 뉴스를 직접 배포하는 게이트키퍼였다. 인터넷 시대에는 검색 유입에 기댔고, 모바일 시대에는 플랫폼 유통에 기댔다. 생성 AI 시대의 독자는 뉴스를 'AI의 답'으로 받아본다.

이 대표는 "새로운 중개자가 등장할수록 언론사가 독자와의 접점을 통제하는 힘은 약해진다"고 했다. 이어 "과거 플랫폼은 유통과 소비만 중개했지만 AI는 요약·재구성·맥락화 같은 생산 과정까지 관여한다"며 "의존의 범위가 생산까지 넓어졌다는 점이 중요하다"라고 진단했다.

수치도 이 같은 이 대표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이 대표가 인용한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1년간 워싱턴포스트·비즈니스인사이더·로이터 등 미국 주요 매체의 구글 검색 유입 트래픽은 30~50% 줄었다.

블루닷에이아이가 자사 생성형엔진최적화(GEO) 분석 플랫폼으로 측정한 결과도 공개됐다. 국내 AI 검색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도메인은 포털 다음(311건)이었다. 연합뉴스(268건), 조선일보(204건), 매일경제(183건)가 뒤를 이었다. 언론사 기사가 포털을 거쳐 인용되는 구조가 AI 검색에서도 되풀이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는 언론 위기의 본질로 '인용 경쟁의 경계 붕괴'를 꼽았다. 블루닷에이아이가 뉴스 추천 질문에서 수집한 인용 콘텐츠 2021개를 분석한 결과 개별 기사는 인용 총량에서 가장 많았다. 하지만 페이지당 평균 인용 횟수는 2.16회로 리서치·보고서(3.26회) 등 다른 유형보다 낮았다. 이제 기사가 정부·기업 보도자료, 보고서와 같은 판에서 인용을 두고 경쟁한다는 의미다.

빅테크의 콘텐츠 제휴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공개된 AI 콘텐츠 라이선스 계약 가운데 모델 학습권이 포함된 비중은 2023년 91.7%에서 2024년 75.9%, 2025년 44.1%로 떨어졌고 올해는 42.1% 수준이다. 이 대표는 "더 나은 모델을 만들기 위한 콘텐츠 확보에서 '더 나은 답변을 위한 콘텐츠 활용'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갔다"고 설명했다. 구글이 AI 응답에 기여한 만큼 수익을 나눠주는 'AI 기여 파일럿(AI contribution pilot)'을 내놓은 것도 같은 흐름이라는 설명이다.

이 대표가 내놓은 해법은 '독자 관문 되찾기'와 '신뢰=수익의 공식'이다. 그에 따르면 해외에서는 USA투데이와 로이터 등이 보상 없는 구글 검색 노출을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공동 대응도 본격화했다. BBC·파이낸셜타임스(FT)·가디언 등은 AI 거래용 공통 기술 표준 'SPUR'를 만들었고, 1500여 매체가 참여한 'RSL'도 결성됐다. 덴마크 언론 집단관리기구(DPCMO)는 올해 2월 유럽 최초로 오픈AI와 링크드인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신뢰를 수익으로 바꾼 사례도 소개됐다. 이 대표가 나눠준 프리젠테이션(PPT) 자료에 따르면 영국 더타임스는 기사 발행량을 약 25% 줄이고 심층 보도에 집중했다. 그 결과 3개월 연속 글로벌 독자가 늘었고, 디지털 구독자 65만9000명을 확보했다. 매출은 2%, 세전이익은 13% 증가했다. 이 대표는 "결국 생존의 조건은 신뢰와 인간적인 것"이라며 "AI가 만들 수 없는, 사람이 사람을 위해 만든 '시그니처 저널리즘'으로 독자와 직접 관계를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AI커뮤니케이션학회가 주최·주관한 ‘AI 시대, 인터넷 저널리즘의 패러다임 시프트와 지속 가능한 공론장의 미래‘ 세미나에서 참관객들이 발표자의 강연을 듣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
한국AI커뮤니케이션학회가 주최·주관한 ‘AI 시대, 인터넷 저널리즘의 패러다임 시프트와 지속 가능한 공론장의 미래‘ 세미나에서 참관객들이 발표자의 강연을 듣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

이어 두 번째 발제자인 김학재 KBS 기자는 '뉴스룸 현장의 AX 전환과 기자의 고민'을 주제로 국내 뉴스룸의 AI 도입 현황을 짚었다. 그는 "AI가 기자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기자의 판단을 강화하는 '증강 저널리즘'으로 가야 한다"며 투명성, 인간의 최종 판단과 검증, 기자 개인의 권리 보호를 3대 원칙으로 제시했다.

휴식 뒤 이어진 2부 라운드테이블은 정상윤 경남대 교수가 사회를 맡아 토론회가 열렸다. 'AI와 인터넷 저널리즘의 공생-현장의 목소리와 실무적·정책적 과제'를 주제로 김국주 메디에이뉴스 대표, 김영주 한국언론진흥재단 수석연구위원, 박선호 서강대 가상융합전문대학원 교수, 정준화 국회입법조사처 과학방송통신과 입법조사관, 허윤철 인터넷신문협회 사무총장이 토론에 나섰다.

앞서 김동민 한국AI커뮤니케이션학회 회장은 개회사에서 "미디어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역사를 주도하는 도구"라며 "새로운 미디어가 등장하면 인간의 지각 패턴과 감각 비율이 바뀌는데, 이 원리에 적응하는 언론만이 생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마트폰이 세상을 바꿔놓았듯 AI가 세상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예의주시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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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영 기자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미래사업부) 차장 ·한국과학기자협회 이사 ·카이스트 과학저널리즘 석사 졸업 ·한양대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박사과정 ·2020년 대한민국과학기자상 ·(저서)4차 산업혁명과 빅뱅 파괴의 시대(공저, 한스미디어) ■전문분야 -벤처·스타트업 사업모델 및 경영·홍보 컨설팅 -기술 창업(후속 R&D 분야) 자문 -과학기술 R&D 정책 분야 컨설팅 -과학 크리에이터를 위한 글쓰기 강연 -에너지 전환, 모빌리티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자문 -AI시대 기술경영 및 혁신 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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