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2026 국정감사](종합)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종합=김우영·김현·이연희·이정헌·이주희·이훈기·황정아·김남국·한준호(민), 김장겸·박정하·서천호·이진숙·조경태·최형두(국), 김선민(조), 최혁진(무), 송기헌(민·위원장).
올해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중국산 휴머노이드 로봇이 국정감사장에 등장했고 수조원대 AI(인공지능) 사업의 의사결정 과정을 둘러싼 추궁이 국감 마지막 날까지 이어졌다. 정쟁과 파행의 대명사로 꼽혔던 과방위가 올해 국정감사에선 치밀한 자료 분석과 현장 검증, 집요한 정책 질의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23일 마무리된 과방위 국감의 화두는 AI와 사이버보안이었다. 세계적인 AI 기술 경쟁에서 한국의 생존전략을 모색하는 동시에 정부가 추진하는 대형 사업의 예산과 의사결정 과정을 검증했다. 잇따른 통신사 해킹 사고와 개인정보 유출, 디지털 성범죄, 플랫폼의 이용자 보호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방송을 둘러싼 여야의 정치적 공방이 여전했지만 의원들이 정쟁에만 매몰되지는 않았다.
올해 과방위 국감 스코어보드에서 가장 돋보인 인물 중 하나는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이 의원은 올해 국감 내내 '직접 보여주는 국감'의 진면모를 선보였다. 첫날 중국산 휴머노이드 로봇을 국감장에 세워 한국의 피지컬AI 경쟁력을 물었고 이후에는 AI 광고 제작 시스템의 취약점을 직접 검증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의 AI 광고 제작 시스템에서 불법도박 광고 스토리보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재현해 기관으로부터 필터링의 한계를 인정받고 개선 약속까지 끌어냈다.
마지막 날에는 스마트안경의 녹화 표시등을 가리는 방식으로 불법촬영 위험을 직접 시연했다. 단순히 눈길을 끄는 시연에 머물지 않고 기술의 위험과 제도적 허점을 확인한 뒤 개선 방안까지 요구했다는 점에서 준비도와 독창성이 돋보였다.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도 발군의 감사 실력을 뽐냈다. 박 의원은 4조6000억원 규모로 거론된 프론티어AI 사업의 추진 경위를 국감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집요하게 추적했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과의 관계에서 출발해 사업 구상 시점, 예산 요구 과정, 결재 문서와 의사결정 주체까지 파고들었다.
박 의원의 진가는 단편적인 의혹 제기에 그치지 않았다는 데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사업을 논의한 시점과 공식 문서 작성일 사이의 차이를 짚었고 예산 요구 시점에 관한 정부 측 설명도 바로잡았다. 종합감사에서는 "5조가 아니라 50조가 들어가더라도 투명하게 집행돼야 한다"며 주요 정책의 의사결정 기록을 요구했다. 정부는 5월 말 재정당국에 제출한 예산요구 결재문서가 존재한다고 설명했지만 사업 기획 과정의 기록과 책임 소재에 관한 의문은 남았다. 거액의 국책사업을 둘러싼 논쟁을 문서와 절차의 문제로 구체화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AI 기술 발전의 그늘에 놓인 사람들을 주목했다. 배달라이더의 AI 배차 알고리즘과 의료데이터 활용에 따른 환자 권리 문제를 제기했고, 유출된 연계정보(CI)를 사실상 바꿀 수 없는 현실을 짚으며 갱신요구권 등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AI의 산업적 성과보다 이용자와 노동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묻는 일관된 접근법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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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희 민주당 의원과 이훈기 민주당 의원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이주희 의원은 청소년의 동반자형 AI 이용 위험에서부터 AI 보안인력 부족, 연구기관의 부실 운영까지 폭넓게 파고들며 기술 발전에 걸맞은 안전장치 마련을 촉구했다. 김현 민주당 의원은 디지털배움터의 예산과 강사 고용 문제를 파고들었다. 특히 2023년 KT의 통일TV 송출 중단 사태를 다시 공론화해 KT 측으로부터 사업자와 시청자에 대한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이끌어냈다.
이훈기 민주당 의원은 생활밀착형 정책 질의와 후속 점검에서 강점을 보였다. 지역방송 편성 축소와 방송통신발전기금의 재정 문제를 구체적인 자료로 짚었고 구글·애플의 인앱결제 문제도 지속적으로 추궁했다. 황정아 민주당 의원은 AI 데이터센터와 피지컬AI, 소형모듈원자로(SMR) 규제인력, 전문연구요원 제도 등 산업 현안을 폭넓게 다루며 과학기술 정책에 대한 전문성을 과시했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GPU(그래픽카드) 활용률과 이른바 '엑셀방송'의 과도한 후원 경쟁을 수치로 짚었다. 김우영 민주당 의원은 플랫폼 알고리즘과 디지털 성범죄, 불법 온라인도박 문제를, 최혁진 무소속 의원은 공공기관의 기금 운용과 계약 관행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야당에서는 조경태, 서천호 국민의힘 의원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조경태 의원은 KT와 LG유플러스 해킹 사고의 이용자 고지와 책임 문제를 추궁했다. 통신망의 구리선 전환 실태와 데이터센터의 주민수용성 문제까지 생활 속 현안을 놓치지 않았다. 서천호 국민의힘 의원은 통신 부가서비스의 복잡한 해지 절차와 사이버보안 인력 부족을 파고 들었다. 김장겸 의원은 YTN 최대주주 변경승인 관련 청문 사유가 6개에서 8개로 늘어난 경위를 회의록으로 추적했고, AI 관련 공공기관의 평가위원 참여 편중 문제도 수치로 제시했다.
여야 간사들도 긴밀한 조율로 원활한 국감 진행을 보조하면서도 날카로운 질의로 정책국감의 긴장감을 높였다. 여당간사 한준호 민주당 의원은 LG유플러스 해킹 사고를 둘러싼 증거보존 문제를 끝까지 추적했다. 침해 의심 서버의 운영체제(OS) 재설치와 원본 자료 미보존 문제를 짚고 포렌식 조사의 한계를 확인했다. 야당간사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제조데이터와 피지컬AI, 제로트러스트 등 산업·안보 차원의 중장기 전략을 제시했다.
송기헌 민주당 과방위원장은 여야 충돌 속에서 질의시간을 조율하고 정책질의로 흐름을 되돌리는 등 탁월한 진행 능력을 보여졌다. 특히 이진숙 의원 제척 문제로 여야 간 긴장이 높아진 상황에서도 발언권과 질의시간을 정리하며 정책국감의 본령을 수호했다.
한편 머니투데이 더300 국감 스코어보드의 평가 기준은 △정책 전문성 △이슈 파이팅 △국감 준비도 △독창성 △국감 매너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