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쇼크·적자·1조弗흔들' 트릴레마 갇힌 韓무역

'수출쇼크·적자·1조弗흔들' 트릴레마 갇힌 韓무역

정진우 기자
2012.10.24 05:25

10월20일 기준 수출 277억弗로 작년 10월보다 190억弗 적어 "4분기 조마조마"

철강제품을 수출하는 A사는 글로벌 경기침체 탓에 죽을 맛이다. 올해 상반기 실적이 급락한데 이어, 하반기 들어서도 수출여건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아서다. 건설과 조선 등 철강 수요산업 부진으로 수출단가가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

지난 1분기와 2분기 195.2, 193.1을 기록했던 국제철강가격지수(CRU)는 8월에 177.2로 뚝 떨어졌다. 이 지수는 1994년도 철강가격을 100으로 잡고 매월 가격지수를 산정하는 것으로, 지수가 200이면 1994년보다 철강 값이 두 배 올랐다는 의미다.

A사의 저조한 수출실적은 쪼그라든 철강수출 실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지난 9월 철강수출은 30억9000만 달러로 지난해 9월(34억 달러)보다 9.1% 하락했다. A사는 유럽 시장이 살아나지 않는 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고 수출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

석유화학제품을 수출하는 B사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주요 수출국인 중국 상황이 좋지 않아 실적이 바닥이다. 중국 수요가 줄다보니 수출단가는 턱없이 낮아졌다. 지난해 9월 톤당 1714달러였던 수출 단가가 올 9월에는 1554달러까지 떨어졌다. 1년 새 10% 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출 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수출액이 계속 줄어 무역적자 우려가 커지고, 자칫하면 지난해 사상 처음 달성했던 무역1조 달러마저 힘들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23일 지식경제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20일까지 수출은 277억2800만 달러, 수입은 278억3000만 달러로 1억 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수출액은 지난해 10월 수출 466억 달러와 비교할 경우 190억 달러 가까이 차이가 난다. 남은 기간이 11일임을 감안하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0월 수출액이 400억 달러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주요 수출대상국인 미국과 유럽, 중국 경제가 여전히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원/달러 환율하락(원화강세)으로 수출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환율이 10% 하락할 때 수출은 0.54%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하락은 곧바로 무역수지 악화로 이어진다. 올해 1~9월까지 수출은 4084억3000만 달러, 수입은 3896억6800만 달러로 무역수지는 187억6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무역수지 216억4000만 달러(수출 4148억4400만 달러, 수입 3932억400만 달러)와 큰 차이가 난다.

무역 1조 달러 달성도 위태롭다. 9월까지 수출입을 합한 무역규모는 7980억9800만 달러인데 앞으로 3개월 동안 2000억 달러 이상 교역을 해야 한다. 통상 연말로 갈수록 밀어내기 효과로 수출이 증가했지만, 지난해엔 경기침체로 오히려 상반기보다 하락했던 것을 감안하면 1조 달러 달성이 녹록치 않다.

수출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도 이런 상황을 잘 알기에 홍석우 장관 지시로 "단 1만 달러라도 수출을 늘리자"는 각오로 정책역량을 모으고 있다. 중동과 동남아,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 개척은 물론 해외 바이어들을 위한 상품전 개최 등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한진현 지경부 무역투자실장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가 겪고 있는 불경기이기 때문에 뾰족한 수는 없다"면서도 "국내·외 수출마케팅을 29회 여는 등 4분기엔 우리 수출이 반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정진우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