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사라진 일자리정책, 더 좁아진 취업문

[기자수첩]사라진 일자리정책, 더 좁아진 취업문

세종=정혜윤 기자
2017.01.17 08:33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전미경제학회(AEA) 연례총회가 열렸다. 수천명의 신참 경제학 박사들이 모이는 이 행사는 거대한 채용시장의 성격도 있다.

IMF(국제통화기금),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 등의 금융기관을 비롯해 세계의 주요대학과 연구소가 그해 배출되는 박사들을 뽑는 장이기 때문이다. 국내 국책연구원장들도 우수한 인재를 뽑기 위해 이곳으로 총출동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후보의 당선 이후 미국 내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유학생 박사들은 어느 때보다 국책연구원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한 국책연구원장은 “연구원에는 예년보다 많은 27명이 사전 인터뷰 신청을 했는데 다른 연구원들도 비슷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선발된 인원은 단 1명.

문제는 이처럼 유학생 박사들이 국내서 일자리를 찾는 조짐이 나타났지만 국내 노동시장 상황은 엄혹하다는 점이다. 미국은 트럼프대통령 당선자가 경기를 진작해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고, 실제 실업률은 완전고용 수준인 4.7%로 낮아졌다.

그러나 한국은 다르다. 통계청의 ‘2016년 연간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은 9.8%로 역대 최고였다. 특히 25~29세 청년실업자가 전년보다 3만5000명 늘었다. 실업자수는 사상 최초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수출 부진, 내수 둔화, 산업 구조조정 등 악재가 쌓이면서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고, 그나마 구직자들이 만족할 만한 질 좋은 일자리는 많지 않아 미스매치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세계는 지금 법인세를 낮추고 규제를 없애는 등 일자리를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주하지만 우리 정부의 시계는 대통령 탄핵 이후 멈췄다.

1년에 한 번 내놓는 ‘2017년 경제정책방향’은 발표되기 전부터 6개월짜리 단명 정책의 운명을 지녔다. 공무원들은 차기 정권을 위해 필요한 카드를 꺼내지 않고 미루고 있고, 최소한의 일만 하려는 분위기가 지배한다.

그러는 사이 노동시장의 좁은 문은 점점 더 닫히고 있다. 그저 안타깝다는 말 밖엔 할 수 없어 더 안타까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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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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