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부가 대학을 망치고 있습니다."
지난해 중앙대가 발표한 학사구조개편안에 반대하던 한 사립대 교수가 기자에게 한 말이다. 교육부가 대학 정원을 줄이려고 무리하게 추진하는 대학구조개혁 사업이 중앙대를 비롯한 대학사회 전반을 혼란에 빠뜨린다는 말이었다.
1년 후 똑같은 얘기가 들려왔다. 이화여대 학생들의 평생교육단과대학 설립 반대 농성을 바라보는 교수들은 입을 모아 교육부의 졸속 행정을 비판했다. 2차 모집 공고부터 선정대학 발표까지 불과 두달밖에 걸리지 않았던 절차적 문제부터 교육부가 재정지원을 미끼로 대학을 흔든다는 근본적 원인까지 다양한 분석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문제는 정말 교육부의 지나친 통제에 있는 것일까. 맞는 말이기도, 틀린 말이기도 하다.
교육부가 수천억원 규모의 특정목적 사업을 늘리면서 대학은 경쟁적으로, 때로는 이화여대처럼 무리수를 두며 사업에 뛰어들었다. 교육부가 대학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면서 잡음이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교육부의 한 전직 고위관료는 "현재 교육부 재정지원사업은 정성평가 비중이 너무 높다보니 평가 결과가 나올 때마다 로비에 대한 뒷말이 무성하다"며 "정성평가 비중이 높으면 대학이 교육부 눈치를 많이 볼 수 밖에 없게 되고 학생들이 원하는 긍정적 변화는 사업계획서 상에만 존재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렇다고 정부 재정지원사업의 정당성을 완전히 부정할 수도 없다. 교육부 산하의 한 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모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대학은 '자본시장'과 비슷합니다. 이익을 좇죠. 정부가 대학 자율화를 이유로 아무런 통제를 하지 않는다면 지금보다 더욱 심각한 사태가 초래될 겁니다. 학령인구는 급감하는데 대학 정원은 남아돌면 교육과 상관없이 무리하게 돈을 챙기려는 사학도 많아질 겁니다. 그로 인한 피해는 결국 학생이 지겠죠."
사립대의 부정 비리를 꾸준히 목격해 온 우리나라 국민으로서는 정부가 대학 정책을 관할하는 것이 오히려 믿을만한 방책이 될 수 있다. 결국 교육부가 '균형잡힌 통제'로 운영의 묘를 발휘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다만, 여태까지 교육부가 대학을 통제했던 방식에서는 벗어나야 한다. 교육부는 수많은 대학 정책 사업을 펴왔지만 현장에서 그 효과를 체감하긴 어려웠다. 대표적으로 정부는 2012년부터 반값등록금 정책을 펼쳐왔지만 우리나라 등록금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재정난을 호소하던 사립대학들은 지난 5년동안 무수한 적립금을 쌓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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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의존율이 높은 국내 대학이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환경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려면 교육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대학 사회가 국민들이 바라는 방향으로 변화하려면 교육부부터 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