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제출 접수 마감 D-5… 역사교사 참여 저조하고 '정부 수립' 주장은 반영 대상에서 제외

교육부가 500여명의 선도교사에게 보낸 한국사 국정교과서 인쇄본이 10분의 1 가량 반송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교사용 의견제출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도 42건에 그쳤다. 결국 교육부가 진행 중인 의견수렴이 '구색맞추기' 절차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18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공개된 역사·한국사 현장검토본에 대해 국민들이 의견수렴 홈페이지(historytextbook.moe.go.kr)에 남긴 게시글은 총 7181건이다(15일 24시 기준). 교육부 관계자는 "동일인물이 여러 건의 게시글을 올린 것을 1건으로 계산하면 총 2084건으로 집계되며 이 중 2042건은 국민이, 42건은 역사교사가 남긴 글"이라고 설명했다. 홈페이지에는 '국민'과 '역사교사'가 글을 남기는 게시판이 분류돼있어 교사가 쓴 글만 따로 집계가 가능하다.
당초 예상보다 교사들의 의견 제출 건수는 굉장히 저조하다. 교육부는 현장 교원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현장검토본을 공개하며 477명의 선도교사에게 따로 교과서 인쇄본을 발송했다. 교육부가 선도교사와 언론, 국회의원 등에게 현장검토본 1800세트를 배포하는 데 들인 비용은 5500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교사들은 이 인쇄본을 반송하는 방법으로 검토 거부 의사를 밝혔다. 교육부가 노웅래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3일까지 인쇄본을 반송한 교사는 총 53명이다. 교육부가 협조를 요청한 교사 10명 중 1명 꼴로 검토를 거부한 셈이다. 의견제출 마감일이 다가올 수록 반송 건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김태우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은 "반송된 것만 53건일뿐, 실제로 교과서를 받은 교사들 대부분이 검토 작업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교사들이 교육감과 시민단체의 검토 참여 거부 선언에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교사 외 나머지 국민들이 제시한 의견도 대부분 반영되지 않을 전망이다. 노웅래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웹공개 의견 검토결과'를 보면 지난 9일 기준으로 집계된 의견 1681건 중 수정 반영이 결정된 것은 16건에 불과하다.
16건의 내용을 보면 "1948년 연표에 5·10 총선거와 제주 4·3 사건의 순서가 반대로 돼있다" "직지심체요절은 '금속활자'가 아닌 '금속활자인쇄본'" 등의 단순 내용 오류가 대부분이다. 역사학계나 시민단체, 의견을 제출한 대부분 국민들이 주장한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 관한 부분은 수렴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따라 대국민 검토 과정이 구색맞추기에 불과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노웅래 의원은 "교육부는 지난해 국정화 고시를 확정지을 때에도 대다수의 국민이 반대 의견을 제출했음에도 이를 묵살하고 정책을 강행했다"며 "국정교과서는 대통령과 함께 탄핵됐다. 즉각 폐기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