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최교진 교육부 장관 "교사 보호될 것으로 판단"…교원단체 "아직 부족"

현장체험학습 위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교육부가 교사의 안전사고 면책 범위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교사가 안전조치 의무를 다한 경우에만 민·형사상 책임을 면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한 책임을 지지 않도록 법 개정을 추진한다. 교원단체들은 진전이 이뤄졌지만 여전히 부족한 대책이라고 평가했다.
교육부는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현장체험학습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지원 방안의 핵심은 현장체험학습을 포함해 교육활동 과정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교사에게 고의에 준하는 수준의 중대한 과실이 인정되지 않으면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현행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학교안전법) 제10조 5항은 '안전사고관리 지침에 따라 학생에 대한 안전조치 의무를 다한 경우 학교 안전사고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교사의 면책 범위가 '안전조치 의무를 다한 경우'로 명시돼 있긴 하지만 그간 교육 현장에서는 '안전조치 의무'의 범위가 모호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실제 판례에서도 학생 이동 관리 등 기본적인 감독 의무를 충분히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되면 교사 과실을 인정하는 사례가 이어졌다.
이에 교육부는 학교안전법 제10조 5항을 '안전사고관리 지침을 현저히 위반하는 등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학교 안전사고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개정할 계획이다. 교사의 책임 범위를 '고의·중과실'로 명확히 한정하겠다는 취지다. 교육부는 국회와 협의해 올해 하반기 중 법안 통과를 추진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수사 과정에서 교사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경찰청과도 협의를 마쳤다. 경찰청은 이번 지원 방안의 취지를 반영해 명백히 범죄 성립이 어렵다고 판단할 경우 사건을 신속히 정리하는 등 학교 안전사고 관련 사건에 대한 수사 지침을 완화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법 개정이 이뤄지면 교사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불안감이 크게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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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선생님들이 가장 염려하고 요구하던 면책 조항을 법제화했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걸리긴 하겠지만 선생님들도 '제도가 우리를 보호할 수 있구나'라고 충분히 생각하게 될 것"이라며 "학부모들도 이번 학기에 민원 문화를 바꿔나가는 노력을 함께한다면 내년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현장체험학습을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교사들에게 또다시 책임을 물으면 어떻게 할 거냐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건 기우일 수 있다"며 "그런 우려는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정리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앞으로 판례가 쌓이면 선생님들의 신뢰도 같이 쌓여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교원단체들은 법원의 해석에 따라 교사가 처벌받을 가능성이 남아 있는 데다 '안전사고관리 지침'이 사실상 처벌 기준처럼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개정안에서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문구만 봐서는 법적으로 무죄인지, 형 면제인지, 감경인지 명확하게 알 수 없다"며 "형사 처벌에 대한 판단이 결국 판사의 재량에 맡겨질 수 있고 중과실 여부에 대한 판단 역시 수사기관과 법원의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교육부가 제시하고 있는 안전사고관리 지침 역시 형사재판에서 교사를 방어하는 방패가 되기는커녕, 사고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는 '처벌의 체크리스트'로 작동할 것"이라며 "개정안에 '교사가 사전에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특별한 사유 없이 무단이탈하지 않는 등 기본적 의무를 다했다면 업무상과실치사상죄(형법 제268조)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기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민·형사상 책임을 면하기 위해선 안전사고관리 지침을 지켜야 할 뿐만 아니라, 고의나 중과실이 없었음을 교사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개정안도 실질적인 면책을 보장하는 데까지 나아가진 못했다"며 "법적 허점을 보완하기 위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의 입법례를 준용해 교사의 명백한 귀책 사유로 발생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공소 자체를 제기하지 못하도록 규정하는 '학교안전사고 특례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