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은평을 재선거…이재오복귀 발판되나

내년 은평을 재선거…이재오복귀 발판되나

심재현 기자
2009.10.22 14:26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사진)이 22일 대법원 판결로 정치 복귀의 발판을 마련했다. 대법원은 이날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서울 은평을)가 지난 18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후보추천 대가로 공천헌금을 받은 혐의에 대해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의 원심을 확정했다. 문 대표가 의원직을 잃으면서 이 위원장의 지역구였던 서울 은평을에선 재선거가 치러지게 됐다.

은평을은 이 위원장이 17대 총선까지 내리 3선을 지낸 곳이다. 지난해 18대 총선에선 문 대표에게 패한 곳이기도 하다. 총선 이후 지금까지 이 위원장의 복귀를 둘러싼 친이재오계와 친박근혜계의 암투도 이곳에서 이 위원장이 패하면서 일어난 일이다. 문 대표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으면서부터 여권은 물론 정치권 전체가 촉각을 기울인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이미 재선거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하다. 이 위원장은 지난 19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내년 재·보선에 은평을이 포함되면 출마할 생각이 있냐"는 야당 의원들의 질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권익위원장 임기 3년을 채워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라 알 수 있겠냐"고 말했다.

권익위원장에 취임한 뒤 지난 6일에는 서울 은평구의 한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경인운하를 방문해 건설단장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대형 국가프로젝트인 만큼 사명감을 갖고 차질 없이 공사를 진행해 달라"고 한 것도 '내년'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 이 위원장은 이번 10월 재·보선을 통해 국회로 복귀하려는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가 지난 7월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인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으며 10월 전에 대법원 판결로 의원직을 잃게 될 가능성이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달 대법원이 문 대표 판결을 미루면서 서울 은평을이 10월 재·보선 지역에서 빠지자 권익위원장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후문이다.

은평을 재선거에선 '이재오 vs 김근태 vs 심상정'의 3각 구도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만만찮은 여야 거물들의 접전인 만큼 이 위원장도 자신할 수만은 없다. 선거시기가 내년 6월2일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이하 지방선거) 직후인 7월28일이라는 점에서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승패가 좌우될 수도 있다.

이 위원장의 고민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내년 재·보선 뒤엔 한나라당 전당대회가 있다. 이 위원장은 재선거를 통해 원내로 진입하면 곧바로 전대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친박계와의 갈등이 불가피하다. 친박계도 19대 총선 공천권을 쥐게 될 차기 지도부를 포기할 이유가 없다.

시기적으로도 2008년 2월25일 출범한 이명박 정부가 후반기에 접어드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정몽준 대표를 비롯한 다른 차기 대선주자들도 이 위원장의 '독주'를 마냥 지켜보진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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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특파원

머니투데이 뉴욕 특파원입니다. 뉴욕에서 찾은 권력과 사람의 이야기. 월가에서 워싱턴까지, 미국의 심장을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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