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미친 날씨' 생존法③

수해 실종자 수색작업 중 숨진 고(故) 채모 해병 상병의 사건을 계기로 일각에서 군 대민지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기상이변의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군의 대민지원 필요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민지원 현장의 다양한 환경에 따라 유연성과 원칙을 겸비한 작전 개념이 세워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지난 7월9일부터 7월27일까지 집중호우와 관련, 군이 대민지원에 투입한 인원은 6346명, 장비 396대에 달했다. 실종자 3명을 찾기 위해 채 상병과 함께 경북 예천에 투입된 병력은 50명이었다.
군이 대민지원활동에 병력을 투입하는 근거 법령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39조로 재난 발생 시 동원 가능한 장비와 인력 등이 부족한 경우 정부나 지자체장이 국방부 장관에게 군부대 지원요청을 할 수 있다는 규정이다. 재난에는 태풍, 홍수, 호우, 강풍, 풍랑, 해일, 대설, 한파, 낙뢰, 가뭄, 폭염 등이 망라돼 있다.

일각에선 대민지원이 국제노동기구(ILO) 29호 협약(강제노동 금지)과 상충할 수 있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허리케인 피해 지역 복구에 동원돼 왔던 미군의 사례 등을 근거로 군의 대민지원은 재난안전법상 근거가 있는 행위일 뿐 아니라 보편적 현상이며 숭고한 병역의 일환이라는 게 일반론이다.
다만 징병제 국가인 한국의 특성상 전투와 무관한 온갖 현장에 장병들이 비자발적으로 동원되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채 상병 사고를 계기로 50여만명 규모인 군 장병에 보편적으로 적용될 대민지원 관련 시스템을 점검하고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고 있다. 해병대가 하천변 실종자 수색 중 구명조끼 착용 의무화 등을 담은 구체적 매뉴얼 조차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이 계기가 됐다.
민간 인권단체 군인권센터는 채 상병 소속 중대의 카카오톡 대화방 내용, 동료 병사들의 제보 등을 근거로 해병 수뇌부가 구명조끼 없이 채 상병 등 부대원들이 작전에 투입된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무리한 수색 지시를 내렸음을 드러내는 정황을 폭로했다. 이와 관련, 해병대 측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구체적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노양규 성우회 안보전략연구원장은 "지휘관들의 판단을 잘 존중해 주고 현장에서 미처 챙기지 못할 것들은 상급부대에서 잘 지원을 해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반드시 전쟁에 대비하는 것만이 아니라 평상시에 국민의 삶을 지원해 주는 것도 군의 임무 중 하나이기 때문에 대면 지원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