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세월호 유가족들과 이완구 국무총리와의 면담이 끝내 무산됐다.
4·16 가족협의회 소속 세월호 유가족 80여명은 10일 오후 3시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총리공관으로 이동하려다 경찰에 의해 가로막혔다.
이들은 광화문 광장에 위치한 세월호 천막 인근에서 세종대왕상 앞까지 진행하는 동안 2차례에 걸쳐 경찰 바리케이드에 의해 막히다 결국 KT 본사 앞에서 멈춰 섰다. 유가족들은 이곳에서 1시간20분여간 기다리다 오후 4시30분쯤 광화문광장으로 돌아갔다.
유가족들은 당초 이완구 국무총리가 먼저 유가족에게 연락을 취했다며 경찰의 제지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당초 양측은 유가족 11명이 공관에서 총리와 면담하기로 했으나 공관 앞까지 이동인원에 대해선 합의하지 않았다.
유경근 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대한민국 국민이 인도로 이동할 때도 통행증을 받아야 하나"며 "사실상 감금을 당하고 있다"고 한숨지었다.
다른 유가족들 사이에서도 탄식이 이어졌다. "총리가 먼저 오라고 그랬다", "인도에 있는데 왜 막느냐", "경찰 과잉 충성이 아니냐"며 경찰에 항의했다. 또 다른 유가족은 "지난 1년간 이런 일이 한두번이 아니다"며 "만날 기다리라고만 한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당초 11명만 이동하는 것으로 약속됐다"며 "80여명이 동시에 이동하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가족들을 차도로 몰아 위험을 초래한 것은 경찰이라는 지적이다. 박주민 변호사는 "11명은 공관 입장과 관련 허용된 인원 수"라며 "인도로 이동하는 데도 보고를 해야 하나"고 말했다.
협의회는 이날 오후 4시부터 이 총리와 면담을 가질 예정이었다.
앞서 협의회는 행진에 앞서 이날 오후 2시30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완구 총리가 이같은 답을 명쾌하게 하지 않는다면 면담은 정치적인 쇼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의회는 정부가 세월호 선체인양에 대한 기술검토를 마친 뒤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발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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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의회는 "지난 1년 동안 유가족과 만남을 철저히 정치적으로 이용했던 정치인들의 의도를 잘 알고 있다"며 "정부는 참사 1주기를 앞두고 국민의 열기가 뜨거워지자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인양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애매모호한 말을 반복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은 폐기를 재차 요구했다. 이들은 "시행령은 협의와 수정의 대상이 아니라 폐기해야할 것"이라며 "신체인양과 시행령 폐기는 서로 하나씩 주고받는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정부가 배·보상 기준 등을 발표하며 국민여론을 잠재우려는 시도를 한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세월호 참사 해결을 위해 먼저 해야할 일은 배·보상도, 추모도, 심리 치료도 아니다"며 "독립적인 진상조사기구를 통한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가 가장 먼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