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용 광주 서부경찰서 동천파출소 경사
"끼이익~ 쿵! 쾅!"
순찰차의 추격을 피해서 도주하고 있던 한 남성이 급기야 순찰차 운전석을 들이받았다. 피의자는 창문을 내리고 순찰차를 향해 물건을 내던지는 등 위협 운전을 계속했다.
김성용 광주경찰청 서부경찰서 동천파출소 경사(34)는 운전대를 놓지 않고 그 뒤를 밟았다. 추운 날씨에 잔뜩 쌓인 눈이 채 녹지 않은 도로였기 때문에 추격이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김 경사는 순간 '이대로 추격하면 승산이 있겠다'고 판단했다. 피의자가 눈길에 취약한 '후륜구동(뒷바퀴로 차체를 움직이는 것)' 외제차를 타고 있다는 점을 파악했다.
김 경사의 끈질긴 추격 끝에 피의자는 검거됐다. 광주광역시에서 시작된 47분의 추격전은 전남 담양, 장성을 거쳐 결국 전북 고창에서 막을 내렸다.

동이 채 뜨기도 전인 지난달 6일 오전 5시. 광주 서부경찰서 상무지구대에 '한 남성이 편의점안에서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위협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는 해당 편의점 알바생이었다. 야간 근무 중이던 김 경사는 동료 대원과 함께 신속하게 출동했다.
함께 출동한 대원이 편의점 안으로 들어가 신고자와 대화하는 사이 김 경사는 시동이 꺼진 차 안에 앉아있는 피의자에게 다가갔다. 갑작스레 마주친 경찰에 당황한 피의자는 대화하자는 김 경사의 요청에도 창문을 꾹 닫은채 차 안에서 횡설수설했다. 김 경사가 문 손잡이를 여러 차례 잡아 당기자 피의자는 시동을 걸고 거칠게 차를 후진해 도주했다.
범죄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상황에서 손쓸 틈이 없이 도망가던 피의자를 일단은 보내야겠다 생각하던 찰나, 피의자의 도발이 시작됐다. 도망가던 길에 유턴을 하고 돌아와 경찰을 위협한 것. 이에 김 경사는 음주운전을 의심하고 즉각 혼자서 추격에 나섰다.
이렇게 이어진 추격극은 신고가 접수된 광주를 시작으로 담양까지 이어졌다. 담양에서 광주로 되돌아 온 피의자는 다시 장성을 거쳐 고창으로 도주했다.
눈길 추격전이 길어지자 경찰 상황실에서는 김 경사의 안전을 위해 추격을 중지할 것을 권했다. 고창으로 빠지는 길목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 김 경사는 고속도로 순찰대의 공조를 받아 피의자 체포에 성공했다.
피의자는 검거된 당시 마약이나 음주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거친 운전이 무색하게 "투병 중이다", "몸이 좋지않다"고 해명하며 체포 거부에 나섰다. 김 경사는 해당 피의자를 정신이상자로 판단하고 피의자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했다. 해당 사건은 현재 광주서부경찰서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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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현장에 출동하면 위험천만한 순간을 맞닥뜨릴 수 밖에 없다. 김 경사는 지난 겨울 새벽 3시쯤 편의점과 국밥집에서 흉기로 위협하며 금품을 갈취한 강도가 나타나 '코드 제로'(위급 상황에 내려지는 경찰의 최고 대응단계)가 떨어졌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그는 지구대 팀원과 함께 도망간 강도를 찾아 막다른 길목에서 기다려 발을 걸어 넘어트린 뒤 체포에 성공했다.
지구대 인근 원룸촌에서 연탄을 피워 자살을 시도한다는 신고가 들어와 출동했을 때에는 "119 대원과 같이 출동했지만 문을 강제로 개방하는 것에 부담감이 있었다"며 "1분 1초가 급한 상황이니 개인적인 부담감보다도 생명을 구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고 빠르게 문을 개방한 덕분에 당시 자살 시도자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경사는 "그래도 경찰이라는 직업이 적성에 맞아서 다행"이라며 웃어보였다. 그는 "근무하는 지구대가 번화가에 있었던 만큼 사건이 많아서 열심히 할 수 밖에 없었다"면서도 "그래도 팀장님이 외부 손님들이 지구대에 올때마다 '에이스'라고 칭찬해 주셔서 으쓱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어떤 경찰이 되고싶냐'는 질문에는 "지구대 파출소 소속 경찰관은 최일선에서 일을 하는 사람"이라며 "112 신고에서 제일 먼저 출동하는 경찰관이자 현장에서 최대한으로 노력해 시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경찰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끔씩이지만 경찰에 대해 막연하게 불만과 불신을 갖고 있는 시민들이 있다"며 "경찰은 절대 불공평하게 일처리를 할 수 없다. 협조를 구하면 잘 따라주시고 우리나라 경찰을 조금 더 믿어주시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