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지각변동…지금 우리 학교는] ①

"빠르면 1학년 여름방학, 늦어도 2학년에는 컨펌을 줘요. 상위권 학교일수록 뽑혀가는 사람이 많아요."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다니는 20대 A씨는 "빅펌(대형 로펌) 선발 시기가 이르니 진로를 확정하고 남은 로스쿨 생활을 이에 맞춰 보내려는 학생들이 많다. 마찬가지로 반수생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했다.
대형 법무법인의 입도선매(立稻先賣·자라고 있는 벼를 파는 일)가 일반화하면서 로스쿨에도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법조인 지망생들의 판사-검사-변호사 선호도는 '빅-클-검'(빅펌-로클럭(재판연구원)-검사)순으로 바뀐 지 오래다. 대형 로펌들이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학벌이 좋은 로스쿨생들을 선호하는 탓에 더 좋은 로스쿨로 들어가려는 반수 현상이 더 심해지고 있다.
빅펌들이 주로 변호사들을 채용하던 인턴십 제도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실제 법무법인 광장·세종·바른 등은 인턴 프로그램을 없앴다. 한 두 곳에서 없애니 '인턴십 하다가 상위권 학생을 전부 뺏길 수도 있다'는 경쟁이 심화해 인턴십 폐지가 확산됐다. 인턴십이 없어지다 보니 자연스레 서류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상위권 로스쿨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진다.
A씨는 "SKY 로스쿨일수록 빅펌 컨펌이 많다. 그 안에서도 천지 차이"라며 "빅펌 정원을 100%로 봤을 때 설로(서울대 로스쿨)는 60~70%, 연세대와 고려대가 30~40%"라고 말했다. 이어 "성균관대·서강대·한양대·이화여대가 10% 전후고, 이외 학교가 나머지를 채운다고 하더라"고 했다.
이에 중상위권 로스쿨 학생들도 학벌을 높여 빅펌에 가려고 한다. 서울 소재 로스쿨에 다니는 20대 B씨는 "서울대로의 반수뿐 아니라 매년 서·성·한·이 로스쿨에서 반수를 해 연·고대 로스쿨로 가는 학생이 10~20명 정도"라며 "과거에 써둔 자기소개서를 고치며 같은 학교 반수를 준비하는 친구들과 면접 스터디를 한다"고 밝혔다.
늘어나는 로스쿨 수요와 반수생들에 맞춰 사교육 규모도 커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메가엠디의 로스쿨 등 전문직 수험 부문 매출액은 2023년 219억원에서 지난해 240억원으로 성장했다. 올해 반기 매출은 136억원이다. 전문직 부문에는 법학전문대학원(LEET), 변호사시험, 변리사시험, 의·치의학교육 입문검사(M·DEET) 등이 포함되지만 의학전문대학원에 들어갈 때 보는 시험인 의·치의학교육 입문검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시장 규모가 작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반수를 막는 학교도 생겼다. 지방의 한 로스쿨에 다니는 20대 C씨는 "지난해 1학기 특정 과목의 '특별시험'을 로스쿨 면접날에 봤다"며 "타 학교로의 반수를 위해 특별시험을 응시하지 않게 되면 과목 전체 20%가 감점됐다"고 했다. C씨 학교는 장학금 차등 감면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독자들의 PICK!
C씨는 "우리 학교 뿐만 그런 것이 아니고 타교도 △수강 신청 불이익 △공직(검사·로클럭) 준비반 제외 △장학금 감면 △기숙사 불이익 등 다양한 반수 규제 방안을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