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특사 아프간 대통령 면담 등 본격 활동…美정부와 협상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인질 억류 사태가 11일째로 접어들었지만, 탈레반과 아프가니스탄, 한국정부간 인질 협상이 아직까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탈레반측은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에는 응하되 협상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인질 22명을 모두 살해할 것이라고 여전히 위협하고 있다.
아프간 정부도 원만한 해결책이 도출되지 않을 경우 군사작전에 돌입할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급박한 상황 전개는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지로 급파된 백종천 특사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29일 다시 협상 재개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은 지난 28일(현지시간) 협상에 나섰지만, 인질 석방 조건 등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29일 다시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특사로 파견된 백종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실장도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을 만나는 등 본격적인 인질 석방 문제 해결에 나선다.
백 특사는 카르자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탈레반 수감자 석방 등에 대해 탄력적인 대응을 요청하는 등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풀어줄 것을 밝힐 계획이다.
한국 정부의 특사까지 파견된 상황에서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질 경우 사태가 자칫 장기화될 수 있는 국면이다. 탈레반 대변인 역시 협상이 중대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했다.
◇ 백 특사, 돌파구 될까…무력 사용 가능성도
카리 유세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백 특사가 아프간 정부를 설득해 포로로 잡혀있는 탈레반 수감자와 한국인 인질을 교환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만약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수감자들을 석방하지 않으면 탈레반은 한국인 인질들을 살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무니르 만갈 아프간 내무차관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탈레반측과 협상을 계속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만약 대화가 실패로 돌아가면 다른 수단에 의존할 것"이라고 밝혔다. 만갈 내무차관은 여기서 다른 수단은 무력 사용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 한국정부, 미국과 해법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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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감에 따라 한국 정부는 이번 사태의 실마리를 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미국 정부와 해법 찾기에 나섰다. 아랍 위성 방송인 알자지라는 이날 탈레반 대변인을 인용, 탈레반이 석방을 요구하는 동료 죄수 가운데 일부는 미국이 관할하는 인물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사태해결에 미국의 역할이 매우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우선 미국과의 의견 조율에 나서야 할 것으로 풀이된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최근 콘롤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통해 이번 사태 해결과정에서 양국이 긴밀히 협조하자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송 장관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도 협의를 갖는 등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한 국제 사회의 협조를 이끌어 내는데 주력하고 있다.
앞서 미국 국무부 숀 매코맥 대변인은 지난 25일 한국인 인질 피랍 사태 해결을 위해 한국 정부와 접촉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 한국인 인질 "모두 아프다 조속하게 해결해 주길"
한편 유정화(39)씨로 추정되는 한국인 여성 인질 한명이 로이터 통신과의 전화통화를 갖고 인질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호소했다.
이 여성은 로이터 통신과의 통화에서 "우리는 피곤하고 이곳 저곳 이동하고 있다"면서 "더이상 견디기 어렵고 모두 아프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4명이 있다고 밝혀 인질들이 분산 수용된 상태임을 설명했다. 이어 "유엔과 유네스코, 모두에게 우리를 구해달라고 전해달라.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에 전해달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