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롯데그룹 지분비중 조정 여부 검토

국민연금, 롯데그룹 지분비중 조정 여부 검토

김평화 기자
2015.08.07 08:21

정치권 중심으로 개입 요구 이어져..국민연금 "선례나 규정없어 난감"

국민연금이 내홍을 겪고 있는 롯데그룹에 대해 계열사 보유 지분 조정 여부 등에 대해 검토에 나섰다. 정치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1조5000억원 규모의 롯데그룹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이 직접 나서 불투명한 지배구조에 칼을 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서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롯데푸드지분 13.31%(단일 최대주주),롯데칠성(146,000원 ▼2,200 -1.48%)음료 지분 12.18%(단일 2대주주),롯데하이마트(8,800원 ▼80 -0.9%)지분 11.06%(단일 2대주주), 롯데케미칼 지분 7.38%(단일 4대주주)를 들고 있다.롯데쇼핑(111,700원 ▼1,900 -1.67%)지분도 4%를 보유 중이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1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칙적으로 국민연금은 대주주로서 롯데 경영진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롯데그룹에 대해 내부에서도 추이를 지켜보며 논의를 시작한 상황"이라면서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롯데그룹 계열사에 대한 국민연금 지분 비중을 조정하는 등의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주주권을 활용해 직접적인 개입에 나섰던 선례가 없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국민연금은 주주제안 등 '먼저 나서는' 식의 주주권 행사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특정 기업에 대한 과도한 경영권 개입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의결권 행사와 달리 주주권 행사와 관련한 국민연금 내부 규정도 없다.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이 그룹 계열사 사장단과 함께 4일 오전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 홍보관에서 열린 롯데그룹 긴급 사장단 회의를 마친 뒤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br><br>롯데그룹 사장단은 이날 긴급회의에서 신동빈 롯데 회장 지지를 선언하며 "경영 적임자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이 그룹 계열사 사장단과 함께 4일 오전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 홍보관에서 열린 롯데그룹 긴급 사장단 회의를 마친 뒤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br><br>롯데그룹 사장단은 이날 긴급회의에서 신동빈 롯데 회장 지지를 선언하며 "경영 적임자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의 고민은 '왕자의 난'이 발생하며 주가가 하락하는 등 기업가치가 떨어지면서 시작됐다. 주주 또는 투자자의 입장에서 손해를 입게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국민연금이 임시주주총회 수집, 이사후보 추천 등의 주주제안을 통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어서다.

앞서 오영식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은 지난 5일 "대주주의 권한을 가지고 있는 국민연금이 개인투자자를 대표해 롯데그룹의 지주회사이자, 베일에 쌓여있는 롯데홀딩스에 대한 정보를 요구하고, 경영권의 투명화를 담보하는 일에 나서야한다"고 촉구했다.

이혜훈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도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을 두고 "국민연금이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한다"며 "국민연금은 당장 8개 상장사 최고경영자(CEO)를 불러 한국 내 롯데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일본회사인 광윤사 등이 어떻게 돌아가는 곳이냐 어떻게 이뤄져 있느냐 등의 설명을 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게 안 되면 주주총회도 소집하고 독립적인 사외이사도 추천하고 소송도 제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관련업계에선 현실적으로 국민연금의 롯데그룹에 대한 주주권 행사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기존 관행을 깨고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설 경우 향후 기금운용에 제약이 따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김평화 기자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