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
-은퇴 후 10년 이상 소득 공백 노후 자금 털다 빈곤층 전락
-퇴직연금 반드시 유지하길
-30대라면 '글로벌 주식투자' 50대 땐 소액리츠에 관심을

“자녀 교육은 시킬 수 있을 때까진 시켜야 한다.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니까. 그런데 결혼하는 자식들 집까지 해줘야 한다는 생각은 제발 거두시라.”
메시지는 짧았지만 뜻은 명확했다. 말투는 조용했지만 단호했다. 지난 20일, 서울 종로 그랑서울 13층 미래에셋은퇴연구소에서 만난 김경록 소장(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은 올해로 6년째 국내 최장수 은퇴연구소를 이끌며 은퇴 연구에 매진해온 전문가답게 노후 준비 비법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김 소장은 ‘은퇴’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아직도 자녀 교육이나 결혼에 돈을 너무 많이 쓰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다 보니 노후 자산이 자그마한 집 한 채와 약간의 부채가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된 다는 거다.
특히 국민들이 제대로 된 노후 준비를 하기 위해선 개선돼야 할 정부 정책이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자산운용과 배분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인구통계학과 은퇴의 중요성을 깨닫고 연구를 지속하던 중 이에 대한 정부 대책이 전반적으로 미흡하다고 느껴서다. 김 소장은 2006년 ‘인구구조가 투자의 지도를 바꾼다’는 책을 썼을 정도로 일찍부터 은퇴 관련 투자에 대해 관심이 높았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2004년 설립된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가 전신으로 2013년 기존의 퇴직연금연구소와 통합해 새롭게 출범했다. 마케팅 지원의 성격이 짙은 여타 은퇴연구소와 달리 고객은 물론 일반인들을 위한 은퇴 관련 투자와 재무에 대해 연구하고 관련 보고서 등 정기 간행물을 발간해 연구소 홈페이지에 무료로 제공한다. 일종의 사회공헌인 셈인데 그만큼 우리 국민의 은퇴 준비가 시급하다는 문제의식의 출발이기도 하다.
◇노후 사각지대 놓인 ‘중산층’, 전문성 갖춰 직장생활 40년은 해야=김 소장은 행복하고 든든한 노후는 ‘자녀 결혼 비용’ 지출을 과감히 포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말한다. ‘혹시 결혼 못할까봐’ 노후 자금 털어 자식 집 사주는 미련한 일은 더 이상 되풀이하지 말라는 것이다. 대한민국 부모라면 스스로 숙명으로 받아들였던 ‘사교육’과 ‘자녀 신혼집 마련’ 지출 중에서 하나만이라도 자유로워진다면 노후는 훨씬 여유로워진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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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소장은 특히 “여유가 되는 사람들은 전혀 상관 없지만 ‘어정쩡한’ 중산층이나 그 바로 밑 계층의 사람들은 그렇게 하면 안 된다”며 “국가에서는 하위층에 대해 고민하고 보조해주지 중산층에 대해서는 크게 고민하지 않는다. 중산층은 자칫 잘못하면 50세에 퇴직해 한 15년 있으면 빈곤층으로 떨어진다. 이들은 스스로 ‘노후 사각지대’에 있다는 상황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알아서 준비하지 않으면 한순간 빈곤층으로 추락할 수 있는 잠재 위험을 내포한 계층인 만큼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얘기다.
김 소장은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오래도록 일하면서 꾸준히 돈을 버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퇴직연령은 53~54세로 집계됐다. 대졸자가 많은 한국 사회의 특성상 첫 취업은 다른 나라보다 3~4년 늦고, 퇴직은 7~8년 더 빠르니 결과적으로 10~12년은 일을 덜 하는 셈이다. 비교적 젊은 세대인 50대가 일하지 않는 건 나중에 국가 재정이나 경쟁력 측면에서 큰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는 만큼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김 소장은 “일자리 문제에서 최우선 과제로 항상 20대 일자리를 꼽지만 사실 50대 일자리 문제도 그에 못지 않은 상황”이라며 “다른 나라들처럼 대략 40년은 일하면서 돈을 벌 수 있어야 연금도 ‘빵빵하게’ 보장되고 노후 준비를 제대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평소 자기 자신에 대한 투자를 강조하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직장 생활 중 틈틈이 공부해 ‘흔하지 않은’ 자격증을 따놓고, 가급적이면 전문직과 기술직으로 업종을 전환하라는 것이다. 이 직군들은 정년이 없어 자기 체력만 뒷받침된다면 평생 일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소장은 “고령화가 앞서 진행된 일본의 경우에서 보듯 앞으론 자격증 전문 서적 관련 출판 시장이 굉장히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평범한 직장인들의 노후 준비 해법 ‘맞벌이’와 ‘퇴직연금’=그렇지만 이것도 여력이 되는 일부 사람들에게나 가능한 얘기처럼 들린다. 하루하루를 빠듯하게 살아가는 평범한 직장인들에게 성공적인 노후 준비란 불가능한 것일까. 이같은 질문에 김 소장은 비교적 실천 가능성이 높은 두 가지 해법을 제시했다. 하나는 맞벌이고, 다른 하나는 퇴직연금이다.
김 소장은 “베이비부머가 너무 오래 살아 세금을 얼마나 내야 할지가 관건이지만, 젊은 분들은 맞벌이만 하면 노후를 그리 크게 걱정 안 해도 된다”며 “IRP(개인형 퇴직연금) 등 퇴직연금을 중도에 해지하지 말고 꼭 유지하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옛날에는 노동자들이 주식을 가지지 못했지만, 지금은 얼마든지 가질 수 있다”며 “30대는 연금에 해당하는 투자자산을 주식에 투자하는 ‘글로벌 자산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근로소득만 갖고 있는 것보다는 근로소득에 자본소득을 겹쳐 놓으면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조언이다.
올해로 30년차 샐러리맨인 김 소장 역시 각종 연금들로 노후 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퇴직연금, 개인연금, 변액연금 등 세금공제, 비과세 혜택이 있는 연금으로 거의 대부분 가입했다. 중도 해지 않고 지금껏 꾸준히 불입해온 덕에 ‘복리의 마법’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고.
김 소장은 “25년째 매월 10만 원씩 넣고 있는 연금저축이 있는데 얼마 전 계좌를 확인해보니 3000만원 안 되는 총 불입금이 7200만원목돈으로 불었다”며 “국민연금보다 구속력이 약한 사적연금에서는 중도 해지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연금은 중도 해지가 불가능하지만, 퇴직연금은 사적소유권 침해라 해서 인출을 강력하게 막지 못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평균 4~5번 직장을 옮긴다는데 이 때마다 찾으면 하나도 남지 않는다”며 “IMF 외환 위기,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을 때마다 중간정산을 통해 퇴직금을 찾아 쓴 탓에 축적이 안된다”고 제도 정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소장은 그러면서 ‘글로벌 투자업계의 구루’로 꼽히는 데이비스 스웬슨 예일대학교 기금 CIO(최고운용책임자)의 일화를 들었다. 누군가 그에게 기금 운용 비법을 묻자 “기금을 안 받아오면 모든 게 끝”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아무리 돈을 잘 굴리는 재주를 가졌더라도 굴릴 돈이 없으면 다 소용없다는 얘기로, 퇴직연금 역시 해지 않고 쌓아두는 게 수익률의 첫째 조건이 된다는 설명이다.
김 소장은 “행동경제학에서는 ‘스스로 어쩌지 못하게 제도적으로 꽁꽁 묶으라’고 한다”며 “퇴직연금은 사적 재산인 탓에 제도적으로 묶을 수 없으니 스스로 다른 계정이라 생각하고 찾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집 주인이 전세금이 올랐다며 당장 몇천만원을 올려달라고 하면 목돈이 필요한 상황에서 가장 손쉽게 찾을 수 있는 게 퇴직금”이라며 “이걸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결국 돈 빌리라는 얘기인데, 국가가 이런 구조를 끊어줘야 한다. 주택 문제 등 국가 차원에서 사회적 인프라를 제대로 갖추는 것이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결국 국민연금과 더불어 국민의 노후를 책임질 양대 연금으로 꼽히는 퇴직연금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선 기금 축적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중도 이탈 자금이 나오지 않도록 ‘의식주’에 대한 공적 기능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노후 대비를 위한 저축액을 더욱 늘릴 수 있도록 세액공제 혜택에 있어 연령대별 한도 차등 적용 등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정부가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말했다.
김 소장은 “현재는 연금저축과 IRP(개인형 퇴직연금)에 대해 연말정산 시 700만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사회 초년생인 20대와 중간 간부급 이상인 40대의 저축액에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단계적으로 세액공제 한도를 늘려줌으로써 노후 자금으로 쓸 저축액을 늘릴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추천할 만한 투자 상품으로는 ‘리츠’(Reits, 부동산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뮤추얼펀드)를 꼽았다. 한국인들의 자산 대부분이 예금과 주택 위주의 부동산에 편중돼있는데 예금은 금리가 너무 낮고, 주택은 갖고 있어봐야 소득이 튀어나오는 것도 아니어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50대 이상이라면 예금과 부동산 투자 비중을 줄이는 대신 소액으로 다양한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고 유동성도 있는 리츠 투자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는 조언이다.

【Who is】
△경남 마산(1962) △마산고 졸업(1981) △서강대 경제학과 졸업(1985) △서울대 대학원 경제학 석사(1990) △서울대 경제학 박사(2001) △장기신용은행(1990) △장은경제연구소(1991) △국민은행 경제경영연구원(1998) △한국채권연구원(1999) △미래에셋투신운용(2000) △미래에셋자산운용 채권·금융공합 부문 대표(2006) △미래에셋캐피탈 대표(2009) △미래에셋자산운용 경영관리 부문 대표(2011)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2013)
[다음은 김 소장과의 인터뷰 전문]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 ‘은퇴 이후의 삶’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은 2004년부터 일찍이 은퇴에 관심을 두고 연구해왔고, 업계 최초로 은퇴연구소도 설립했습니다. 설립 이유와 취지와 주안점은 무엇인가요.
▶당시엔 투자계획 연구소였습니다다. 자본시장을 바로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연구소입니다. 2013년 들어서는 베이비부머 상당수가 은퇴연령에 가까워옴에 따라 투자교육뿐 아니라 은퇴에 관련된 것을 포괄해서 해야겠다해서 지금의 이름으로 바꿨습니다. 주로 은퇴와 관련된 투자, 재무에 관련된 것을 연구합니다. 사이드로는 건강이랄지 비 재무적인 분야 포괄하는 형태로 연구합니다. 평균 수명이 길어짐에 따라 사람들의 단순한 투자교육뿐 아니라 투자를 전 생애에 걸쳐서 할 수 있도록 컨설팅하고 그에 관해 연구도 하고 있습니다.
-타 연구소와 차별화되는 점이 있다면
▶우리 연구소는 설립 목적 상당부분이 사회공헌에 있습니다. 연구소장으로 발령 받았을 때 회장님이 하신 말씀도 연구소가 사회공헌 역할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자사 고객이 아닌 대중을 대상으로 합니다. 저희 홈페이지가 자료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자료는 모두 오픈 됩니다. 아울러 마케팅에 예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실제 강연을 많이 하실 텐데 한국인들의 은퇴 준비는 어떻습니까
▶연령층마다 완전히 다른데 지금 ‘베이비부머’들이 속한 40대 중반~50대는 아직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직 더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그 전 세대에 비해선 연금제도라 등이 잘 정비돼 있습니다. 70대 이상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제일 문제는 양극화 부분입니다. 국민연금도 전반적으로 맞벌이만 하더라도 괜찮습니다. 맞벌이 하는 사람도 있지만, 납부를 미룬다든지 국민연금을 10년도 채우지 못한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 비중이 꽤 됩니다. 향후에도 이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끌어내고 국가가 이 부분을 어떻게 보호하는지가 중요한 문제가 될 겁니다. 소득이 아주 높은 층은 사실 국가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어정쩡한 중산층은 스스로 신경을 써야 합니다. 국가는 중산층이니까 크게 고민하지 않습니다.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에 대해서 고민합니다. 그런데 이 중산층이 자칫 잘못하면, 50세에 퇴직해서 한 15년 있으면 빈곤층으로 떨어집니다. 중산층과 중산층 약간 밑에 있는 층들이 각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이 계층들이 가장 주의해야 할 계층입니다.
-아이들에게 갖고 있는 재산 뺏기지 않는 게 은퇴 이후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얘기들을 많이 합니다. 은퇴 이후 삶을 준비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이 무엇 인가요
▶자녀 문제도 있을 수 있지만 결국 일을 해서 소득을 오랫동안 갖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자녀에 대한 지출이 있더라도 자기의 소득이 있으면 관계 없습니다. 자녀에 대한 지출이 적더라도 50세에 퇴직하면 정말 막막합니다. 제일 중요한 건 일자리를 오래 갖는 것입니다.
- 요즘 같은 시대에 일자리를 오래 갖는 게 쉽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쉽지 않습니다. 그런 만큼 국가에서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20대 일자리 뿐 아니라 50대도 제일 중요한 계층입니다. 이 계층이 일찍 나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전전긍긍하다 보면 계속 국가에 부담이 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평균 퇴직연령이 53~54세 입니다. 우리나라는 대졸이 많지 않습니까. 직장은 다른 나라보다 3~4년 늦게 들어가고 퇴직은 다른 나라보다 한 7~8년 일찍 합니다. 결국 다른 나라보다 10~12년 일을 더 하지 않는 셈입니다. 이런 얘기를 잘 하지 않는데 사실은 제일 큰 문제입니다. 직장에 한 40년은 있어야 연금도 빵빵하고 노후가 준비가 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직장에 30년 있으면 오래 있지 않습니까. 이렇게 해서는 긴 노후를 준비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출이 많이 일어나는 ‘샌드위치 세대’입니다. 부모도 있고, 자녀도 있습니다. 이런 문제가 있어도 주된 직장에서 한 40년만 일할 수 있으면 문제 없습니다. 일을 오래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애 낳아서 기르다 사교육 시키고, 결혼시키다 보면 정작 나의 은퇴 준비를 못하는 삶이 태반입니다.
▶지출 부분에서 자녀 교육비가 OECD와 비교하면 우리나가 3~5배 많습니다. 교육비 지출이 많으니 부담이 되는 건 확실합니다. 그런데 이걸 개인이 외면하기 쉽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다 영화관에서 일어나서 영화를 보겠다는데 나는 앉아서 보겠다 하면 보이지 않으니까요. 결국 사회 구조가 바뀌어야 합니다. 나 혼자 바뀌면 낙오가 되니까요.
교육은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니까 교육은 시킬만큼 시켜야 된다고 봅니다. 다만, 자녀 결혼비용의 경우 여유가 되는 분은 얼마든지 해도 괜찮습니다. 문제는 여유가 안 되는 분들입니다. 지금 갖고 있는 노후자금으로 한 30년 버틸 수 있을까 하는데 거의 10년 치를 덜컥 내 줍니다. 그렇게는 절대로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자녀에 대한 교육을 통해 인적자본을 만들어줬으면 된 겁니다. 거기에 추가로 ‘내가 집 안 얻어주면 결혼 안 되겠지’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 부분은 정말 요청드리고 싶습니다.
-연령대별로 은퇴를 준비하는 요령이 있을까요
▶60대 이상이면 주택을 어떻게 활용할까, 축적된 자산을 어떻게 활용할까 이런 쪽을 말씀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40대가 제일 중요한 때입니다. 여기서 어떻게 방향을 잡고, 하는 일에서 얼마나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훨씬 더 롱런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자녀에 대한 지출을 어느 정도 절제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30대는 거의 비슷하게 쓰니까 40대가 분기점이 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국면입니다.
자기한테 돈을 써야 합니다. 교육을 통해 투자를 더 해도 좋습니다. 지출은 좀 더 절제해야 합니다. 선진국 같은 경우 맞벌이가 일상화되어 있지 않습니까. 우리는 50대는 맞벌이가 없습니다. 40대는 있지만 왔다 갔다 합니다. 30대는 많이 하고 있습니다. 30대나 사회에서 출발하시는 분들은 웬만하면 국가에서 자녀도 돌봐주니까 맞벌이를 끝까지 가져가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40대 분들도 맞벌이 할 수 있으면 계속해야 하고 직장에서 오래 일할 수 있게 자기 자신에 교육과 투자를 해야 합니다.
40대는 퇴직연금과 금융자산이 축적되기 시작하는 때 입니다. 30대는 축적이 거의 안 되니까요. 40대에서 50대 사이에 가장 많이 축적되는데 이 자금을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이 중요합니다. 첫째, 자금이 축적됐으니 중도에 빼서 급한 데 여기저기 쓰겠다, 이걸 최대한 막아야 됩니다. 둘째, 눈덩이를 굴리 듯 자산을 수익 높은 쪽으로 가져가는 게 중요합니다.
-모두 노후가 불안하다고 말합니다. 정부 정책에 있어 개선해야 할 점은 없을까요
▶건강 보험을 잘 돼 있으니, 국가가 할 수 있는 제일 좋은 것은 것은 연금제도입니다. 공·사적 연금을 갖고 개인들의 노후를 어떻게 마련해 줄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공적연금이 부족합니다. 수익률도 그렇지만, 사적연금은 중도에 찾아 쓰고 있습니다. 2005년에 퇴직연금이 도입돼 14년째 접어들고 있는데 아직도 갈팡질팡하고 있습니다. 가입이 의무화 된 것도 아닙니다. 사적연금 정비해야 합니다. 공·사적 연금을 연계해 소득 대체율을 잘 만들어줘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금 사각지대는 항상 생깁니다. 국가가 보조를 해줘야 합니다.
-퇴직연금이 방치돼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다른 나라는 퇴직연금 역사가 아주 깁니다. 첫술에 배부를 순 없습니다만, 상품 디폴트 옵션을 정비하자는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아직도 잘 안되고 있습니다. 중소사업장은 부담이 돼서 도입을 못하다 보니 의무화를 못하고 계속 퇴직금 제도를 쓰고 있는 곳도 상당 합니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이라는 큰 두개의 기둥이 제대로 역할을 해야 합니다.
퇴직연금의 가장 큰 문제는 중도 인출입니다. 우리나라는 직장 옮기면 DB든 DC든 다 IRP로 옮겨가게 됩니다. 소득이 좀 많은 사람들은 돈이 당장 필요한 게 아니니까 당장 인출을 하지 않는데 비해 소득이 낮은 사람들은 금액도 얼마 안 되니까 바로 찾아 버립니다. 직장 몇군데 옮기면서 계속 찾으면 축적이 되지 않습니다.
고소득자들은 사실 정부에서 보호할 필요가 없습니다. 근데 중산층 이하의 사람들은 보호해야 하는데 IRP로 옮길 때마다 인출하면 축적이 안 됩니다. 실제 보면 IRP 옮겨갔을 때 찾아가는 사람들 거의 대부분은 3000만원 이하입니다. 찾지 않는 사람들은 금액이 큽니다. 정작 노후에 필요한 사람들은 돈을 찾아가고 축적을 안 합니다. 그런데 임금이다 보니 사적소유권 침해라 해서 인출을 강력하게 막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중도 해지가 불가능 하지 않습니까. 우리나라 사람들이 평균 4~5번 직장 옮긴다는데 옮길 때마다 찾으면 하나도 남지 않습니다. 사실 4~5번의 평균을 만드는 사람들은 다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습니다. 대기업에 있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이 옮기지 않습니다.
우리나라가 IMF 외환 위기를 겪었고, 2008년 금융위기도 겪었습니다. 위기를 겪을 때마다 퇴직금 중간정산을 했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 퇴직금이 축적이 안 됩니다. 수익률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드는 게 아니라 훨씬 큰 차이를 만드는 것은 축적 여부입니다. 예일대학기금을 운용하는 데이비스 스웬슨은 투자업계의 구루로 불립니다. ‘학교 기금을 늘리는데 있어 뭐가 제일 중요하냐’는 물음에 그는 “아무리 운용을 잘 하더라도 기금을 안 받아오면 끝”이라고 답했습니다. 즉 운용을 아무리 잘 하더라도 돈이 들어오지 않으면 끝이란 말입니다.
-사적 재산으로 인식되니 중도 인출을 막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임금으로 돼 있으니 세금으로 밖에 해결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하면 제일 크게 패널티를 줘봤자 소득공제 받은 거 내놔라 이 정도인데, 저소득자는 소득공제 해봐야 세율도 낮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별 패널티가 없으니 그냥 찾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주변에 보시면 퇴직연금 축적된 분이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연금저축을 매월 10만원 들었는데 25년쯤 됐습니다. 그래도 2500만원하고 뭐 해봐야 2900만원 원금이 들어갔을 텐데 중도에 한 번도 안 찾았고 지금도 넣고 있습니다. 그게 한 7200만원이 돼 있습니다. 사적연금에서는 그게 중요합니다. 행동경제학을 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묶으라고 합니다. 나를 그냥 제도적으로 꽁꽁 어쩌지 못하게 묶으라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퇴직연금은 제도적으로 묶기가 어려우니 스스로 다른 계정이라 생각하고 찾지 말아야 합니다.
-생활하다 보면 전세금을 올려줘야 한다든지 급하게 돈을 써야 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전세금을 올려줘야 하는데 물론 중도 인출을 하지 않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회적 인프라가 중요합니다. 정부가 전세금이 계속 올라가는 것을 막아줘야 합니다. 돈이 여기서 여기로 흘러가지 않습니까. 퇴직연금이나 노후자금이 자꾸 여기로 흘러가는 구조를 끊어줘야 합니다. 먹고 살아야 하는데, 전세금이 올라가는데 (중도 인출을) 안 할 수가 있습니까. 이거 하지 마라는 것은 결국 돈을 빌리라는 얘기나 같은 겁니다. 주택과 같은 것은 국가가 해줘야 하는 부분입니다. 의식주에 대한 부분 때문에 다른 삶이 너무 흔들려선 안 됩니다. 교육비도 사실은 공적기능이 많이 들어가는 부분입니다. 국가의 인적자본을 키우는 거니까요. 그런 부분은 국가가 꼭 잡아줘야 노후의 삶이 유지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은퇴준비는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퇴직연금, 개인연금, 변액연금 등 연금에 다 들어가 있습니다. 비과세 되는 걸로 다 들어가 있습니다. 변액연금은 비과세 혜택이 가장 강력한 것입니다. 현재는 연금저축과 IRP(개인형 퇴직연금)에 대해 연말정산 시 700만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사회 초년생인 20대와 중간 간부급 이상인 40대의 저축액에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단계적으로 세액공제 한도를 늘려줌으로써 노후 자금으로 쓸 저축액을 늘릴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고민해봐야 합니다. 이게 확대되면 저축이 늘 수 있습니다.
-언제까지 일을 하고 싶으신가요
▶지금의 체력과 기분상으로 75살까지는 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계획을 세워놔야 준비도 할 수 있습니다. 마라톤을 뛰려면 훨씬 더 많은 준비를 해야 하듯이 말입니다. 주된 직장에서 퇴직하고 60~70세에 다시 들어가면 매일 일하는 게 아닙니다. 월수금 이런 식으로 일을 합니다. 길게 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주변에 75살까지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다만 전문직을 가진 분들입니다. 통계를 보면 전문직, 기술직, 단순직이 오래 갑니다. 중간 관리직들은 오래 못하고 빨리 퇴직합니다. 오래 일을 하려면 전문직과 기술직으로 업종 전환을 해야 합니다. 여태까지 했던 것 중 하나를 찾아 전문화를 해야 합니다. 일례로 배관공은 자기 체력만 되면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젊은 분들은 맞벌이만 하면 노후를 그리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제도권 안에 들어와 일을 시작하는 게 낫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투자하고 공부하면 노후가 괜찮을 겁니다. 물론 베이비부머가 너무 오래 살아서 세금을 얼마나 내야 할지가 관건이긴 합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면 연금을 중도 해지하지 말아야 합니다.
젊은 분들은 연금에 해당 되는 투자자산을 글로벌하게 가져가야 합니다. 저는 ‘글로벌 자본가’가 되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노동자는 왜 항상 노동자라고 얘기해야 합니까. 이것은 옛날 노동자들이 주식을 못 가질 때 얘기입니다. 지금은 원하면 얼마든지 주식을 가질 수 있습니다. 자본가도 될 수 있습니다. 글로벌 자본가와 겸업을 하라는 얘기입니다. 근로소득과 자본소득을 같이 겹쳐놓는 게 포트폴리오상 훨씬 안정적입니다.
요즘엔 50대 중반이 되면 명예퇴직을 많이 합니다. 목돈 받아오는 분들은 그래도 행복한 분들입니다. 이걸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관건입니다. 마땅한 자산이 없었는데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공모 리츠가 많이 나올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진 자산이 예금과 부동산입니다. 여기에 너무 편중돼 있습니다. 부동산은 가지고 있어봐야 주택을 주로 갖고 있으니 소득이 튀어나오는 것도 아니고, 예금은 금리가 낮으니까 각각의 비중을 좀 줄여야 합니다. 대신 리츠를 가지고 있는 게 자산배분에 있어서 유리합니다. ‘자산군’할 때 부동산, 주식, 채권을 말하는데 부동산에서 주택, 상가만 생각하지 마시고 소액으로 다양한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고 유동성도 있는 리츠에 투자를 해보시기 바랍니다. 50대 중반부터는 리츠를 잘 활용하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