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공영방송의 정상화, 지금이 적기다

[기자수첩]공영방송의 정상화, 지금이 적기다

이하늘 기자
2016.12.13 03:38

‘승자독식’. 대선 승자가 공영방송을 장악하는 비정상적인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 임기가 남은 공영방송 사장이 정권의 압력으로 물러났고, 경영진의 보도 방향에 반발한 직원들이 직장을 잃거나 좌천됐다.

아이러니하게도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박근혜 정부에서 더 심했다. 세월호·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 정국 혼란기 때마다 공정보도 논란이 지속돼왔다.

최근 언론에 공개된 고 김영한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에는 정권이 KBS 사장 선임과 이사회 검증은 물론 뉴스 보도에도 지속적으로 관여한 정황들이 담겨있다.

지난 9월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도 세월호 3차 청문회에서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과 전 KBS 사장이 대통령 관련 리포트에 수시로 관여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촛불집회 현장에서 취재기자들이 회사 로고를 가려야 했던 사례는 공영방송 보도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국민들은 매달 가구당 2500원을 KBS 수신료로 납부한다. 이는 공영방송이 정치·자본 논리에 휩쓸리지 않고 국민의 편에서 제 역할을 하라는 취지다.

공영방송을 ‘국민의 방송’으로 되돌리기 위해선 무엇보다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선이 시급하다. 집권여당에 지나치게 편중된 이사회 구조가 방송보도에 정권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돼왔다는 것.

지난 7월 야3당 소속 162명의 국회의원은 이사회 구조를 균형적으로 바꾸고 보도 부문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언론장악 방지법’을 공동 발의했지만, 집권 여당의 반대로 국회 접수 5개월째 제대로 된 논의 테이블에도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은 달라졌다.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 심리가 진행되면서 이를 반대할 집권여당의 명분과 실리가 모두 사라졌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조기 정권 교체가 이뤄질 경우, 180도 다른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여야 모두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기 어려운 현 상황이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개선할 절호의 찬스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