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차은우도 얻어맞았다…SNS 휩쓰는 '이시국'씨

임영웅·차은우도 얻어맞았다…SNS 휩쓰는 '이시국'씨

최우영 기자
2024.12.09 16:17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가수 임영웅이 지난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반려견 시월이와 찍은 사진(왼쪽)과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된 DM(다이렉트 메시지) 대화 사진. /사진=임영웅 인스타그램, 온라인 커뮤니티
가수 임영웅이 지난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반려견 시월이와 찍은 사진(왼쪽)과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된 DM(다이렉트 메시지) 대화 사진. /사진=임영웅 인스타그램, 온라인 커뮤니티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에 따른 국회의 탄핵 소추안 발의 등 정국이 숨가쁘게 요동치는 가운데 국민들 역시 이에 몰입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인다. 일부에서는 연예인 등에게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 표명을 강요하는가 하면, 집회 현장 인근의 민간 사업자가 비협조적이라는 후기 테러로 갈등을 빚고 있다. 주로 "이 시국에"로 말을 시작하는 이들을 일컬어 '이시국'씨라고 비꼬는 이들도 나타나고 있다.

유명인 SNS마다 "탄핵에 대한 입장 밝혀라"
차은우가 지난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화보 사진을 올렸다가 누리꾼들의 공방이 일었다. 사진은 차은우 인스타그램 캡처. /사진=차은우 인스타그램
차은우가 지난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화보 사진을 올렸다가 누리꾼들의 공방이 일었다. 사진은 차은우 인스타그램 캡처. /사진=차은우 인스타그램

'이시국'의 표적이 된 대표적인 인물은 '국민가수' 임영웅이다. 임영웅은 지난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반려견의 생일 축하 게시물을 올리며 환하게 웃는 사진을 첨부했다. 이를 본 한 누리꾼이 "이 시국에 뭐하냐. 목소리 내주는 건 바라지도 않지만 정말 무신경하네"라고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보내자, 임영웅은 "제가 정치인인가요. 목소리를 왜 내요"라며 받아쳤다.

가수 출신 배우 차은우도 이시국씨를 만났다. 지난 7일 오후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되던 시간에 차은우는 인스타에 자신의 화보 사진을 올렸다. 자신이 앰버서더로 활동하는 브랜드 협찬 화보로, 별도의 메시지를 첨부하지 않았다. 화보 사진이 올라오자마자 "이 시국에 제정신이냐" "이거 올릴 시간에 집회나 가라"는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이 같은 불똥은 다른 연예인들에게도 튈 조짐을 보인다. 지난 7일 봉준호 감독 등 '영화인 일동' 명의로 2518명의 윤석열 퇴진 요구 성명이 나온 뒤 이름을 올리지 않은 배우들에 대한 비판이 이어진다. 이병헌, 송강호, 황정민, 하정우, 유해진 등 시대극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주된 대상이다. 진보성향의 한 커뮤니티에서는 지난 8일 국민MC 유재석을 거론하며 "영화인 연극인 대학생 등 모두 윤석열 퇴진을 외치는데 (유재석은) 자신의 안위만 생각하는 것 같다"며 "비상계엄 선포에도 침묵하는 분이 국민MC라고 불릴 자격이 되느냐"고 비난했다.

공감능력 부족하거나, 타인을 도구로 바라보거나
/사진=보배드림
/사진=보배드림

익명을 요구한 정신과 전문의 A씨는 이 같은 움직임의 원인을 두 가지로 추정했다. 첫 번째는 공감능력의 부족이다. A 전문의는 "정서 발달 과정에서 자신과 다른 사람의 마음이 잘 분리가 안되면, 내가 좋아하는 걸 상대도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주로 어린 아이들이 그런 편"이라며 "아스퍼거나 자폐 스펙트럼이 있는 분들은 나이가 든 뒤에도 그런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실제로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분이 상담 과정에서 현실 정치의 부당함을 열심히 설파하는 등 정치 이슈에 과몰입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지 능력이 정상적인 경우에도 '이시국'씨가 될 수 있다. A 전문의는 "현재의 탄핵 정국처럼 한쪽으로 집단 의견이 쏠리게 되면 그 동안 개인으로서 하기 힘들던 행동들을 서슴지 않고 위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있다"며 "탄핵이 실패한 데 따른 분노를 '우리에게 협조하지 않는 다른 이들'에게 투사하는 것일 수도 있는데, 타인을 도구로 보는 부분도 좀 있는 것 같다"고 바라봤다.

'이시국'씨의 비판을 받은 건 유명인만이 아니다. 여의도의 한 호텔은 집회 참가자들에게 호텔 내부 화장실을 개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후기 사이트에서 별점 테러를 당했다. 탄핵 지지자들이 '매국노 호텔'이라며 별점 1점 후기를 수백개 남겼다. A 전문의가 말한 '분노의 투사(透射)'로 추정된다.

"입장표명 강요하는 게 오히려 계엄령"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인근의 한 호텔에 세워진 화장실 관련 안내문./사진=엑스(X·옛 트위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인근의 한 호텔에 세워진 화장실 관련 안내문./사진=엑스(X·옛 트위터)

일부 누리꾼은 연예인 등에게 정치적 입장 표명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행위가 오히려 사상검증에 해당한다며 반발한다. 특히 계엄령이 비판 받는 주된 이유가 '시민의 자유 침해'인데, 계엄을 반대하고 탄핵을 추진하는 이들이 연예인들에게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보인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연예인이 정치색을 밝히는 순간 팬덤의 한계가 명확해질 수밖에 없다"며 "대중가수, 국민배우를 추구하는 이들이 쉽사리 정치적 이슈에 목소리를 내기 힘든 이유"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정치적 입장을 밝힌 연예인들에게 정부가 불이익을 줬던 과거 '블랙리스트' 같은 폐해는 없어져야겠지만, 역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는 연예인들이 불이익을 받아서도 안된다"며 "해당 이슈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연예인들에게 입장 표명을 강요하는 모습이, 비상계엄으로 국민의 자유를 제한하려던 윤석열 대통령과 얼마나 겹치는지 되돌아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최우영 기자

미래산업부 유니콘팩토리에서 벤처스타트업 생태계를 취재합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