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 시대로 진화… 고학력·고소득 화이트칼라 '정조준'

AI 에이전트 시대로 진화… 고학력·고소득 화이트칼라 '정조준'

유효송 기자
2026.04.07 06:00
머니투데이 AI로 생성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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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차 변호사 A씨는 최근 '슈퍼 로이어'와 '하비' 등 AI툴을 구독하면서 업무를 효율화했다. A씨는 "과거에 1~3년차 주니어 변호사가 담당하던 업무를 AI가 대신하고 있다"며 "서면이나 의견서 초안 작성을 주니어 변호사에게 맡기면 이틀 넘게 걸리지만 AI는 10분만에 완성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내 대형 로펌은 최근 자체 번역 AI를 만들었다. 기존에 근무하던 번역팀은 재택 근무로 대부분 전환하고 신규 채용을 안하고 있다.

에이전트 AI 시대에는 법률·회계 등 전문직과 정보통신(IT) 등 고소득 직군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현재 챗GPT와 같은 모델을 보조 도구(Copilot)로만 사용하는 단계에서 사용자 목표에 맞춰 전체 업무 과정을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AI 에이전트로 한단계 진화하면 법률·금융·엔지니어링 등 고숙련·고임금 직종이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7일 프랑스 신용보험사 코파스(Coface)와 위협·신규 일자리 관측소(OEM·Observatoire des Emplois Menacés et Émergents)의 공동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923개 직업의 AI 에이전트 도입에 따른 자동화 가능성을 평가한 결과 전체 직업의 13%(120개 직업)에서 업의 30% 이상이 자동화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AI 도입 단계를 4단계로 나눴는데, 이 중 AI 에이전트는 현재 대규모언어모델(LLM)을 넘어선 두 번째 단계에 해당한다.

직종별로 보면 엔지니어링·컴퓨팅 직종의 29%가 AI 에이전트에 따른 영향이 가장 클 것으로 예측됐다. 법률·금융, 콘텐츠 직종(27%), 경영·행정 직종(24%)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국가별로 보면 자동화에 노출된 비중은 튀르키예가 약 12%로 가장 낮고 프랑스(16%), 독일(17%), 미국(17%) 등 순으로 나타났다. 이어 영국(20%)을 비롯해 금융과 IT 등 고부가가치 지식 산업 비중이 높은 룩셈부르크(21%) 등이 가장 높은 노출도를 보였다.

다만 아직까지 AI의 영향은 초기 단계라고 분석했다. 노동시장 중심부가 아닌 각 직종의 신입 일자리만 타격을 받고 있어서다. 보고서는 "로펌에서 문서를 검토하고, 회계법인에서 초안을 작성하고 IT 기업에서 반복적인 코드를 짜던 주니어 직원들의 자리가 줄고 있다는 신호가 여러 곳에서 감지된다"며 "AI 에이전트는 이제 막 규모 있게 배치되기 시작한 단계여서 현재는 주요 충격이라기보다 초기 신호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변화는 우리나라에서도 수치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국가데이터처 경제활동인구에 따르면 지난 2월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 취업자는 10만5000명 감소했다. 전문, 과학 및 기술서비스업은 연구개발업, 건축 엔지니어링을 비롯해 변호사·회계사 등 전문 법무·회계 서비스에 해당한다.

IT 분야에서도 신입 채용이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 게임업계 종사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게임 회사들의 신규 채용 축소 경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기존에는 300명이 한 게임을 만들었다면 지금은 AI를 활용해 100명씩 게임 3개를 동시에 만들어 효율화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고용 방식은 해고가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신입 채용부터 줄여나갈 것"이라며 "아직 도입 초기라 올해는 AI 적용에 따른 효과를 확인해보고 채용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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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송 기자

안녕하세요. 정보미디어과학부 유효송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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