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 '핫라인' 10년째지만…여전한 혐오 논란, 폐쇄 가능할까

일베 '핫라인' 10년째지만…여전한 혐오 논란, 폐쇄 가능할까

윤지혜 기자
2026.05.28 06:00

방미심위, 2015년 일베 특별 소통채널 구축
플랫폼 자율규제 한계지만, 사이트 폐쇄 기준 없어
일베식 혐오·차별 밈, 불법정보 해당하는지 불분명

청년진보당 전국대학생위원회(준), 일베폐쇄서포터즈 회원들이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일베 폐쇄와 커뮤니티 규제 대책 마련 촉구 및 11만 서명부 대통령실 전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청년진보당 전국대학생위원회(준), 일베폐쇄서포터즈 회원들이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일베 폐쇄와 커뮤니티 규제 대책 마련 촉구 및 11만 서명부 대통령실 전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등 혐오 조장 사이트에 대한 폐쇄 논의가 불붙으면서 주무 기관인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의 고심도 깊어진다. 현행법상 불법 게시물에 대한 처분 규정은 명확하지만, '사이트 전체 폐쇄' 기준은 불분명해서다. 전문가들은 실제 폐쇄 결정으로 이어지려면 충분한 증거 수집과 법리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방미심위는 2015년 일베 측과 불법 게시물 삭제를 위한 특별 소통채널을 구축했다. 10년이 지난 현재도 해당 채널은 운영 중이다. 방미심위 관계자는 "일베 관련 게시물에 대한 심의 신청은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며 "게시물 삭제 등 시정조치를 요구하면 운영진도 잘 협조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재명 대통령이 일베를 향해 "사이트 폐쇄, 징벌적 배상, 과징금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한 데엔 개별 게시물 삭제나 접속 차단만으론 혐오 표현의 확산을 막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 깔려있다. 실제 일베는 이용약관에 '제3자 명예훼손 및 공서양속 위반 게시물 삭제' 조항을 두고 비회원 대상 삭제 요청 절차도 안내하고 있지만, 플랫폼 자율규제만으론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혐오·차별표현, 어디까지가 불법 정보? "기준 모호"
정보통신망법상 '불법정보' 기준/그래픽=윤선정
정보통신망법상 '불법정보' 기준/그래픽=윤선정

다만 현행법상 사이트 폐쇄 기준이 명문화돼 있지 않은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자칫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이 대통령이 "엄격한 조건 하에"라는 단서를 단 것도 이런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은 방미심위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나 게시판 관리·운영자에게 불법정보의 처리 거부·정지·제한을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다만 이는 개별 게시물 단위의 조치로, 사이트 전체 폐쇄에 대한 기준으로 보긴 어렵다. 2018년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가 사이트 폐쇄 조건으로 제시한 '70% 룰'(전체 게시물의 70% 이상 불법정보) 역시 법적구속력이 없는 방미심위 내부 가이드라인이다.

방미심위 관계자는 "사이트 폐쇄 여부는 개설 목적과 불법 게시물 비중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일률적인 기준을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실무적인 난관도 크다. 일베 게시물을 전수 조사해 불법정보 비율을 산정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데다, 혐오·차별 표현을 현행법상 '불법정보'로 볼 수 있는지 여부도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법상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정보에 '인종·국가·지역·성별·장애 등을 이유로 직접적인 폭력·차별을 선동하거나 증오심을 심각하게 조장하는 정보'가 포함되지만,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부재하다는 설명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디지털 성범죄물과 달리 혐오·차별 표현은 어디까지 불법정보로 간주해 제재할 수 있는지 기준이 모호하다"고 말했다.

최경진 가천대 법대 교수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일베 콘텐츠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질 수 있고, 사이트 내에는 일반 게시물도 함께 유통된다"며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으로 이어져 행정소송이나 헌법소원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큰 만큼, 방미심위는 불법정보 유통 비중이 상당하다는 점을 충분히 입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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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혜 기자

안녕하세요. 정보미디어과학부 윤지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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