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못 박던 척추관협착증, 수술 없이 해결…동남아 의사 사로잡은 'K-치료법'

나사못 박던 척추관협착증, 수술 없이 해결…동남아 의사 사로잡은 'K-치료법'

박정렬 기자
2025.06.19 14:45
문동언 문동언마취통증의학과의원 대표원장이 지난 7~8일 이틀간 인도네시아 닥터 소에도노 국립병원에서 열린 국제심포지엄에서 '포라문 카테터'를 이용한 추간공성형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문동언마취통증학과의원
문동언 문동언마취통증의학과의원 대표원장이 지난 7~8일 이틀간 인도네시아 닥터 소에도노 국립병원에서 열린 국제심포지엄에서 '포라문 카테터'를 이용한 추간공성형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문동언마취통증학과의원

국내에서 개발된 척추관협착증의 새로운 치료법이 동남아 등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문동언 문동언마취통증의학과의원 대표원장(가톨릭의대 마취통증의학과 명예교수)은 세계통증학회(WIP) 인도네시아지부의 초청을 받아 지난 7~8일 인도네시아 마디운시 닥터 소에도노(Dr. Soedono) 국립병원에서 열린 국제 심포지엄에서 추간공성형술 강연과 라이브 서저리를 진행했다.

올해 심포지엄 주제는 '척추관 협착증 최소 침습 관리'로 남술라웨시 마르고노 수카르조 병원, 소에토모 병원 등 의료계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펠로우십 프로그램 이사회, 그레이터 말랑지역 인도네시아 완화 협회 등 125명의 척추통증 치료 전문가가 참여했다.

문 원장은 이날 척추관 협착증 환자에서 '포라문 카테터'(Foramoon Catheter) 일명 '문 카테터'(Moon Catheter)를 사용한 비수술적 추간공성형술 치료에 대해 발표했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뼈 안의 신경 통로인 척추관과 몸통으로 신경이 나가는 추간공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노화나 잘못된 자세로 허리가 약해지면 이를 버티기 위해 뼈와 인대가 두꺼워지는데, 척추관 주변 조직이 점차 커지고 신경을 압박해 통증과 기능장애를 유발한다.

초기에는 약물과 물리치료, 신경주사치료(신경차단치료)와 같은 보존적 치료를 시행해 경과를 관찰한다. 신경뿌리가 엉겨 붙어 신경 주위에 유착이 있을 때는 플라스틱 카테터를 꼬리뼈로 삽입해 통로를 넓히는 '신경성형술'이나 '풍선신경성형술'로 압박을 해소할 수 있다. 문동언 원장은 "신경뿌리의 염증만을 치료하는 주사 치료와 달리 카테터의 탄력과 풍선을 이용해 물리적으로 유착을 분리한 후 염증을 치료해 더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경 유착이 심하거나 황색인대가 두꺼워져 척추관이나 추간공이 좁아졌을 때는 신경성형술만으로는 치료 효과를 담보하기 어렵다.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진 인대를 긁어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이 경우 척추관을 넓히기 위해 뼈를 잘라내고 나사못을 박는 수술을 시행해야 한다. 하지만 당뇨병이나 심장질환 등 만성질환이 있거나 나이가 많은 고령층은 전신마취에 대한 부담에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문동언 원장이 연구 개발한 '추간공성형술 키트'가 문 카테터다. 카테터 직경은 2.6㎜로 국소마취로 시술이 가능하다. 출혈과 통증이 거의 없고 시술 시간도 20분 안팎으로 짧다.

문동언 대표원장이 '척추관 협착증 환자에서 Moon 카테터를 사용한 추간공성형술'이라는 주제로  인도네시아 자바 마디운시 '닥터 소에도노(Dr. Soedono) 국립병원에서 개최된 국제 심포지엄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문동언마취통증의학과의원
문동언 대표원장이 '척추관 협착증 환자에서 Moon 카테터를 사용한 추간공성형술'이라는 주제로 인도네시아 자바 마디운시 '닥터 소에도노(Dr. Soedono) 국립병원에서 개최된 국제 심포지엄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문동언마취통증의학과의원

문 원장은 이날 강연과 질의응답을 통해 문 카테터의 장점을 소개했다. 특히, 신경성형술로 치료가 어려운 외측함요(신경이 나오는 입구) 협착도 수술하지 않고 치료할 수 있다는 점이 팔레스타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아 의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는 후문이다.

문동언 원장은 "문 카테터의 스푼 쪽으로 휘어진 끝을 외측함요에 붙여 황색인대를 뜯어내고 뼈에 붙어 있는 유착을 긁어낸다"며 "추간공의 후면에 있는 추간공 인대를 자르고 이어 후궁(lamina)에 붙이고, 후궁 붙은 황색인대를 긁어내 신경 손상 없이 추간공이나 외측함요 협착증 외에도 척추관협착증까지 치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카테터 시술은 △추간공이나 척추관이 막힌 협착증 환자 △신경성형술·풍선신경성형술로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 △디스크가 터져 신경을 누르는 환자 △척추 수술 후 통증 △척추관절 낭종(물혹) △수술에 대해 거부감이 있는 환자 등이 받을 수 있다. 문 원장이 2018년 12월부터 2020년 1월까지 척추관협착증 환자를 시술 후 평균 6개월 추적 조사한 결과, 총 110명 중 86명(78.2%)이 치료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통증 점수는 치료 전 7.3점에서 3.5점으로 52% 감소했다. 통증 없이 걸을 수 있는 거리도 증가했다.

문동언 원장은 강연 후 수술실로 이동해 실제 3명의 척추관협착증 환자를 대상으로 라이브 서저리를 진행했다. 현지 의사들에게 추간공 인대의 절제 테크닉과 신경 유착을 긁어내는 노하우 등을 전수했다. 국립중앙종합병원에서 해부학 시신(카데바)을 이용해 참석자 40여명에게 문 카테터의 시술 방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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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 기자

머니투데이에서 의학 제약 바이오 분야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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