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고 수사·형사특례 법안에…환자단체 "생명권 침해" 반발

의료사고 수사·형사특례 법안에…환자단체 "생명권 침해" 반발

홍효진 기자
2026.02.09 16:31

환자단체연합회,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 기자간담회
형사특례·필수의료 범위 등에 이견 보여

한국환자단체연합회(환단연)가 9일 오전 10시 서울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의료사고 수사특례와 형사특례 규정 포함한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환자단체연합회
한국환자단체연합회(환단연)가 9일 오전 10시 서울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의료사고 수사특례와 형사특례 규정 포함한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환자단체연합회

의료사고에 대한 수사특례와 형사특례 규정 등이 담긴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을 두고 환자단체가 "환자 생명권을 침해한다"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한국백혈병환우회 등 총 9개 환자단체로 구성된 한국환자단체연합회(환단연)는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회에 대표 발의된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김윤·한지아·박희승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법안으로 '의료사고 형사·수사특례 신설' '필수의료행위 무과실보상 특례' '의료사고심의위원회 신설' 등이 핵심이다.

특히 환단연은 요건을 충족할 경우 업무상과실치사상죄에 대해 형 감면이나 공소제기 불가 특례를 둔 '형사특례'에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법안 내 관련 요건엔 손해배상 전액 지급, 책임보험 가입, 설명의무 이행 등이 포함됐다.

환단연은 "사망 의료사고에 대한 공소제기를 원전 차단하면 헌법상 생명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할 소지가 크다"며 "사망 의료사고에 있어 중대한 과실이 없고 손해배상금 전액을 지급했단 이유만으로 형사고소를 원천 차단하는 것은 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하고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말했다.

수사 특례 관련 '의료사고심의위원회' 신설에 대해 환단연은 경찰·검찰에 의료인 피의자에 대한 '출석요구를 자제할 것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한 것엔 찬성하면서도, 경·검찰에 '기소를 자제할 것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한 것엔 반대 입장을 보였다. 또 의료사고의 중대한 과실 여부를 판단하는 것 대신 업무상과실 및 인과관계 관련 유무를 판단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필수의료행위' 범위를 두고도 환자단체는 범위를 과도하게 넓혀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윤 의원은 필수의료행위에 대해 중증·소아·응급·분만·외상 등 국민 생명과 신체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할 수 있는 의료행위를 담았고, 한지아·박희승 의원안은 응급환자 진료 및 중증질환·심혈관·뇌혈관 등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환단연은 "범위를 과도하게 넓히면 미용·성형을 제외한 의료행위 대부분이 특례 대상이 될 것"이라며 응급·외상·분만·중증·소아로 한정할 것을 요구했다.

또 다른 쟁점인 '중대한 과실' 개념을 두고 환단연은 "진료기록과 영상정보 관련 위법행위를 한 의료인에게 형사특례 혜택을 주는 것은 사회적으로 수용되기 어렵다"며 "진료기록과 영상정보 관련 위법행위도 중대한 과실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의안은 △투약 오류 △일회용 의료기구 재사용 △약제 과민반응조사 미실시 △의료행위 위임 후 감독하지 않은 경우 △의학적 진료지침 등에서 현저히 벗어난 의료행위 등으로 중대한 과실 범위를 다양하게 포괄하고 있다.

이날 환자단체는 의료계가 주장하는 '과도한 사법적 부담' 논란에 대해 정부 연구 결과를 근거로 들며 재차 반박했다. 환단연은 "앞서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연평균 754.8건의 의사 기소가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정부 용역 연구에선 1심 형사재판을 받은 의사 기소 건수가 연평균 34.4건에 불과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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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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