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9.11 테러의 배후로 지목됐던 오사마 빈 라덴이 사망했다는 소식에 장중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외환과 상품까지 포함한 시장 전반의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9.11테러의 직접적인 피해를 겪었던 미국인들을 비롯해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향상된 덕분에 증시는 랠리를 펼치고 있다.
이날 뉴욕시간 오전 11시45분 현재 다우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1.37포인트(0.24%) 상승한 1만2841.91을 기록 중이다.
S&P500지수는 2.81포인트(0.21%) 뛴 1366.42를, 나스닥지수는 1.80포인트(0.06%) 오른 2875.34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빈 라덴 사망, 증시엔 호재
전날 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TV로 생중계된 회견을 통해 "미군이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서 (빈 라덴을 겨냥한) 작전을 수행해 교전 끝에 빈 라덴을 사살하고 그의 시신을 확보했다"며 빈 라덴 사살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이에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고, 유럽 증시와 뉴욕 증시도 그 탄력을 이어가고 있다. 뉴욕 증시는 빈 라덴 사망 소식 이외에도 여러 건의 기업 인수합병(M&A) 등 자체 상승 동력도 갖추고 있다.
미국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 알코아는 골드만삭스의 투자등급 상향 조정으로 주가가 2.2% 상승 중이다.
디지털 비디오 레코딩 업체 티보는 특허권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6.1% 급등하고 있다.
미 제약회사 세팔론은 매각 대상자를 테바로 결정하면서 4.9% 오름세다. 이달 초 밸리언트의 적대적 인수합병을 거부했던 세팔론은 테바의 주당 81.5달러(총 68억 달러)의 인수 제안을 받아들였다.
또 석탄생산 업체 인터내셔널콜은 아치콜의 주당 14.6달러(총 34억 달러) 인수 제안을 수용하면서 무려 31%나 급등하고 있다.
독자들의 PICK!
메이드린 매트록 헌팅턴에셋어드바이서즈 펀드매니저는 "투자자들은 심리적 반사작용을 보이고 있다"며 "아울러 일부 M&A 소재가 증시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보복공격 리스크에 달러 약세, 유가 상승세
빈 라덴 사망 소식에 증시가 랠리를 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투자 상품들은 기존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빈 라덴 사망이 시장에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키진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빈 라덴 사망 소식 직후 미국의 신뢰 회복에 달러는 그 간의 약세와 달리 강세를 보였지만 이내 약세로 돌아섰다. 오히려 빈 라덴을 추종하는 탈레반과 이슬람 무장 세력의 보복 공격 가능성이 리스크로 떠올랐다.
실제로 파키스탄에 거점을 둔 파키스탄탈레반운동(TTP)은 이날 미국에 대한 보복 공격을 경고했다. 미국 정부는 이같은 우려를 반영해 자국민들을 대상으로 해외여행 경보를 발령했다.
이 시각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거래일 대비 0.20% 하락한 72.785를 기록 중이다. 또 달러/유로 환율은 0.52% 상승(달러 약세)한 1.4883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국제유가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빈 라덴 사망 소식 직후에는 중동 리스크 완화에 큰 폭 하락했으나 보복 공격으로 원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0.6% 상승한 배럴당 114.61을 기록하고 있다.
금과 엔화 등 안전자산도 앞서 테러 리스크 완화에 약세를 보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 시각 6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0.91% 오른 온스당 1570.60달러를 기록 중이다.
다만 은 가격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선물 거래 증거금 인상 영향에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7월 인도분 은 선물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3.50% 하락한 온스당 46.9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CME는 지난달 29일 장 마감 이후부터 거래 증거금을 기존보다 2배 높은 13%까지 인상했다. CME의 증거금 인상은 투기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다.
◇4월 ISM 제조업지수 전월比 0.8p↓
한편 이날 미 공급관리협회(ISM)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4월 제조업 지수는 60.4를 기록했다.
이는 블룸버그통신 집계 전문가 예상치 59.5를 상회하고, 확장세를 의미하는 50 이상을 유지한 것이다.
그러나 전달의 61.2에서 0.8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성장세가 다소 더뎌진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물론 미국의 제조업 성장세는 여전히 경기회복을 이끄는 가장 주요한 동력이다.
폴 데일스 캐피탈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이 다른 경제보다 계속 앞서나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여전히 아시아 등에서의 강한 수요에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3월 건설지출은 전월 대비 1.4%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4월 이후 최대 증가폭이며 예상치 0.4% 증가를 웃도는 기록이다.
또 지난 3월의 2.4% 감소(수정치)에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같은 건설지출 증가는 최근 제조업 경기 향상에 따라 기업들의 공장 건설과 발전소 건설 등이 늘어나고 주택 개조 소비도 반등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아직 주택시장의 회복을 기대하기는 이르다. 콘래드 드콰드로스 RDQ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시장은 계속 바닥에서 덜컹거릴 것"이라며 "의미있는 회복은 2~3년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