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샌델: 문화전쟁과 '가치중립적 국가'라는 신화 [PADO]

마이클 샌델: 문화전쟁과 '가치중립적 국가'라는 신화 [PADO]

PADO 국제시사문예지
2026.05.23 06:00
[편집자주] 로 유명한 미국의 정치철학자 마이클 샌델이 노에마 매거진 편집장과 '가치에 중립적인 국가'라는 것에 집착하는 미국 리버럴리즘의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어느 나라든, 정치공동체든 기본적인 가치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나라사랑, 애국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에 대해서도 기본적인 합의가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리버럴들은 무엇이든지 이야기하고 논의할 수 있는 개인적 자유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보니 기본적인 합의된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 앞에서 등을 돌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질서를 원하고 공동체라는 울타리를 원합니다. 리버럴리즘이 제대로된 '기본 가치'를 제시하지 않고 비워두다보니 과격한 내셔널리즘 같은 것이 이 빈 공간에 파고듭니다. 노에마 매거진의 4월 14일자 인터뷰에서 샌델은 그 기본 가치가 무엇이어야 하는지까지는 이야기 하지 않고 있으며, 그러한 가치의 필요성을 우선 이야기해둡니다. 그리고는, 이를 위해 '가치의 충돌'을 피하지 않는 더욱 적극적인 공론의 활성화를 주장합니다. '중립적인 국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모든 견해는 나름의 가치가 있다'면서 열띤 논의에서 발뺌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샌델이 보기에 가치의 충돌을 감내해가며 기본 가치를 놓고 논의를 하는 것 가체가 오히려 공동체를 건강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꼭 '합의'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적극적인 공론 속에서 의견의 충돌도 있을 것이고 어느 정도의 합의도 있을 것이고 서로 타협할 수 없다는 점도 인식하게 될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공동체를 묶어내는 것입니다. 모든 것은 평등한 가치를 갖는다는 민주주의의 믿음은 자칫 무정부상태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물리의 세계는 진공을 내버려두지 않듯 이런 무정부상태에는 과격하고 무뢰한 의견과 세력들이 파고듭니다. 인간은 가치와 정부 없이 살아갈 수 없다는 샌델의 이야기를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정의란 무엇인가' 저자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학 교수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누리당 이재영 의원과 함께 '정의와 시장 그리고 좋은 사회'를 주제로 대담을 하고 있다. 2014.12.4/뉴스1
'정의란 무엇인가' 저자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학 교수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누리당 이재영 의원과 함께 '정의와 시장 그리고 좋은 사회'를 주제로 대담을 하고 있다. 2014.12.4/뉴스1

하버드대학교 정치철학 교수인 마이클 샌델은 2025년 베르그루엔 철학문화상 수상자다. 그는 최근 노에마 편집장 네이선 가델스와 만나 리버럴리즘의 운명과 가치중립적 국가의 취약성에 대해 논의했다.

네이선 가델스: 40년 전, 저희가 여기 케임브리지에서 저명한 사회학자 대니얼 벨의 식탁에 앉아 소위 '미국의 문화 남북전쟁'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습니까? 오늘날의 맥락에서 생각해보면 놀랍지요. 당시 논의는 로널드 레이건의 부상과 함께 정치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리버럴 진영 주류가 권위를 잃어가는 것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그때 했던 말의 대부분은 지금도 유효하죠.

교수님은 그때 레이건이 전통적 질서의 '상징과 울림'에 호소했던 반면, 민주당은 볼링클럽이나 교회와 같은 '지역적 매개 기관'들을 '편협하고 편견에 사로잡혔다'고 얕잡아 보면서 이런 것들과의 접점을 잃어버린 복지국가 정당이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선견지명 있게 '좋은 삶이 무엇인지를 놓고 경쟁하는 관점들 사이에서 똑같이 공평한 권리의 틀을 제공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중립국가가 가지는 취약성'을 지적했었죠. 교수님께서는 그것이 취약한 이유가 '관용(똘레랑스)의 문제는 그것이 해석이나 실행을 이끌 이상(理想)으로서의 힘이 없다'는 점에 있다고 했었습니다. 관용은 공동선에 대한 비전을 대체할 수 없고 공동선을 전제해야 하기 때문이라고요. 당시 교수님께서는 이 취약성을 해결하는 방법은 '정치에 도덕적이고 정신적인 의미를 불어넣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2026년에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한 일이 바로 그것이 아닌가 하는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그들은 리버럴리즘의 가치가 아닌, 그들이 '강한 신들'이라고 부르는 가족, 신앙, 국가라는 관점에서 국가에 도덕적 실체를 부여했습니다.

마이클 샌델: 그렇습니다. MAGA는 우리 주변에서 공동체의 도덕적 구조가 해체되고 있다는 느낌에 호소하며, 주권과 소속감을 맹렬히 주장하는 일종의 초국가주의를 불러일으키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습니다. 저희가 레이건 시절에 만났을 때 제가 우려했던 부분 중 하나는, 당시의 리버럴리즘이 이미 공동체, 정체성, 소속감, 애국심과 같은 언어를 우파에게 거의 넘겨주었다는 점이었죠.

로널드 레이건은 매우 효과적이었습니다. 그는 자유시장지상주의자였지만 한편으로는 정치적 수사의 다른 부분에서는 공동체와 애국심이라는 강력한 언어를 구사했죠. 저는 이것이 레이건의 친시장 자유지상주의적 측면보다도 그의 정치적 성공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국가 공동체 의식과 소속감, 자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때 이후로, 리버럴들은 애국심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대안적 개념을 제시하는 대신, 애국심을 의심하게 되었고 이 강력한 공동체와 소속감의 언어를 우파에게 넘겨주었습니다. 그래서 편집장님께서 그때와 지금을 연결한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바로 트럼프와 MAGA가 한 일이죠.

(계속)


PADO 웹사이트(https://www.pado.kr)에서 해당 기사의 전문을 읽을 수 있습니다. 국제시사·문예 매거진 PADO는 통찰과 깊이가 담긴 롱리드(long read) 스토리와 문예 작품으로 우리 사회의 창조적 기풍을 자극하고, 급변하는 세상의 조망을 돕는 작은 선물이 되고자 합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