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세상 그리고 우리는]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그 터널의 끝 자락에 온 것 같습니다. 곤두박질하기만 했던 경제지표들이 ‘바닥 끝, 회복 시작’을 잇따라 알리고 있습니다.
금융시장도 분위기가 좋은 편입니다. 물론 고실업 문제나 중국경제의 향방 등 불안요인이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경기가 더 이상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경제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미국 주택시장의 버블이 금융시장으로 번지면서 발생한 이번 경제위기의 원인을 놓고 본질적으론 인간의 탐욕이 위기의 불을 지핀 불쏘시개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능력이 되지 않는데도 빚을 끌어대 집을 사고 금융기관들은 돈만 벌겠다는 목적으로 이 부실한 대출을 담보로 도미노처럼 얽힌 복잡한 금융상품을 신상품으로 위장해 만들어 냈습니다. 사상누각인 이 시스템이 무너지자 전 세계가 울며 겨자먹기로 불황의 화마에 휩싸인 것입니다.
이번 위기가 진정 국면에 접어든 지금 질문을 던져 봅니다. 세계 경제는 앞으로 이같은 위기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인가? 위기가 또 온다면 어떤 형태가 올 것인가?
이와 관련해 그린스펀 전 미국 FRB의장이 지난 8일 방송된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의미 있는 얘기를 했습니다. 그린스펀은 위기의 원인은 투기를 좇는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에 또 다른 위기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린스펀 전 FRB의장
위기는 다시 올 것이지만 형태는 다를 것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공통적인 원인이 있다. 사람들은 충족되지 않는 본성이 있어 경기가 호황에 진입하면 이것이 계속될 것이라고 믿고 투기적 행위를 하게 된다.
crisis will happen again but will different. They are all different but they have one fundamental source. That is the unquenchable capability of human beings when confronted with long periods of prosperity to presume that it will continue and they begin to take speculative accesses.
인간의 본성이 바뀌지 않는 한 경제위기는 계속될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입니다.
실제로 역사를 거슬러 가보면 투기성향의 인간 본성 때문에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일어 났습니다. 17세기 초 네덜란드에선 콘스탄티노플에서 건너온 튤립 투기가 일어나 튤립이 집 한채 값보다 비싼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습니다. 마침내 이 튤립버블이 터져 사회경제가 큰 혼란을 겪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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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초 영국에서는 해외무역권을 독점한 South Sea회사가 실제로는 별다른 실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데도 이 회사 주식에 투기 붐이 일어났습니다. 그러다가 주가가 폭락하자 파산자가 속출하는 일이 일어납니다. 이른바 남해버블사건입니다.
그럼 불가피하게 위기를 반복하게 하는 우리의 본성이 무엇일까요? 미국의 경제학자 애커로프는 이를 야성적 충동으로 표현합니다. 경제나 시장 상황이 좋으면 그게 계속될 것으로 잘못 알고 투기로 버블을 일으키고 나빠지면 비관론에 휩싸여 상황 더 악화시키는 우를 범한다는 겁니다.
경제학자 하이먼 민스키는 이를 위험관리의 주기로 설명합니다. 경제가 어려울 때는 잔뜩 긴장하고 리스크를 잘 관리하다가 상황이 좋아져 리스크가 잘 안보이면 문제가 일어나 가능성을 낮게 보고 과도한 리스크를 떠안고 투자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경제의 과열과 과도한 위축이 반복되는 원인을 인간이 가진 망각의 주기로 설명드리고 싶습니다.
욕심과 탐욕으로 버블을 일으켰다 이게 꺼지면서 모든 게 망가지면 우리는 절제가 필요하다는 큰 교훈을 얻습니다.
자숙하는 분위기는 상당기간 이어집니다. 하지만 이는 잠시. 경기가 좋아지면 사람들은 과거의 실수를 까맣게 잊습니다. 여기에 과거 위기를 직접 겪어 보지 못한 새로운 경제활동인구들이 경제의 버블을 만드는 데 가세합니다. 그 결과 다시 버블은 터지고 우린 곤욕을 자초하게 되는 겁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다시 올 위기는 단발성이나 국지적으로 오는 위기가 아니라 강력한 충격으로 다가오는 글로벌 차원의 대규모 위기일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결국 사람의 욕심이 만병의 근원인 만큼 집단적 탐욕의 파괴력에 제동을 걸 장치를 찾아내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할 과제가 우리에게, 지금! 주어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