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발사 실패 '인정'… 위험한 조짐"

"北, 미사일 발사 실패 '인정'… 위험한 조짐"

뉴욕=권성희 특파원
2012.05.22 07:15

이안 브레머 유라시아그룹 사장 "개방초기 진입, 불안정 심하면 체제 붕괴"

세계 최대의 정치 리스크 컨설팅회사인 유라시아그룹의 이안 브레머 사장은 북한이 지난 4월 미사일 발사에 실패한 사실을 이례적으로 인정한데 대해 상당히 위험한 조짐이라고 말했다.

브레머 사장은 21일(현지시간)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실패를 인정했다는 것은 외부 정보가 유입되면서 어떤 식으로든 문호가 개방되기 시작했다는 의미"라며 "북한과 같은 폐쇄국가는 개방 초기에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개방은 북한이 현대적이고 안정적인 국가로 나아가는데 매우 긴요하고 긍정적인 과정이지만 단기적으로 북한은 폐쇄국가가 개방 초기에 경험하게 되는 불안정성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극도로 폐쇄된 국가가 개방을 시작하면 통제되지 않은 새로운 정보들로 인해 사회가 급격히 불안정해지며 심하면 체제 붕괴까지 초래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브레머 사장은 최근 북한이 중국 어선을 나포한 뒤 몸값을 요구했다가 중국 대사관이 개입하면서 석방한 사건도 북한 사회가 정권 교체기의 과도기를 겪고 있다는 징후라고 지적했다.

이어 "27살의 북한 지도자인 김정은이 아버지 김정일이나 할아버지 김일성보다도 훨씬 더 복잡한 문제들을 관리할 준비가 되어 있을까"라며 "결코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어떤 국가나 기관도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현재와 같은 G-제로 시대에 북한이 붕괴된다면 누가 비용을 지불할 것인지도 문제라고 밝혔다.

브레머 사장은 "북한이 붕괴됐을 때 북한 난민들을 수용하고 북한 사회를 안정시키고 통일을 하는데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은 단지 한국만이 아니라 중국과 일본, 유럽, 미국 모두가 생각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브레머 사장은 현재의 G-제로 시대에서는 누구도 글로벌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주도적으로 나서지 않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4년간 미국의 경제위기, 유로존의 채무위기,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시민혁명 등의 큰 사건들이 잇달아 발생한 것도 G-제로 시대의 특징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글로벌 리더십이 공백 상태이기 때문에 문제가 위기로 심화되기 쉽고 위기는 이전보다 대처하기가 훨씬 더 어려워졌다"며 "G8이나 G20, 유엔 등과 같은 전세계를 포괄하는 기존 기구보다는 이해관계가 비슷한 지역 기반의 기구가 문제를 해결하는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중동 문제는 아랍연맹이, 유로존 채무위기는 유럽연합(EU)이 주도적으로 해법을 마련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란 설명이다.

브레머 사장은 아울러 G-제로 시대에서는 한 국가와의 관계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그림자 국가'는 쇠하고 다양한 국가와 다각적인 관계를 맺어 힘의 역학관계를 이용하는 '중심축(Pivot) 국가'가 번창한다며 한국도 중심축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림자 국가로는 미국 의존도가 과도하게 높은 멕시코, 중심축 국가로는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고 미국, 중국 등과 대등한 외교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브라질을 예로 들었다.

그는 "한국은 미국과 중국 모두와 관계를 구축해 유지해야 하며 무역 상대국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동남아시아 국가연합(아세안)+3와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는 한국이 중국 및 일본과 협조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북한과 갈등이 빚어지거나 북한 사회가 불안정해지면 외교관계에서 정치적 균형을 잡기가 어려울 수 있다"며 "한국은 미국과 안보 동맹관계를 계속 유지하면서 중국에는 한국이 아시아에서 건강하고 보편적인 이익 균형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을 확신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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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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