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조사 불응 기업에 과징금 '최대 연매출 1%' 부과 추진

공정위 조사 불응 기업에 과징금 '최대 연매출 1%' 부과 추진

세종=박광범 기자
2026.01.27 14:19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 불응 기업에 최대 연매출액의 1%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공정위 조사에 불응하는 행위에 대한 과징금 등 경제적 제재를 신설해 조사권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공정위 조사에 불응하는 경우 직전 사업연도 총 매출액의 1%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이행강제금은 직전 사업연도 일평균 매출액의 5%까지 부과할 예정이다.

같은 수준의 제재를 가하는 EU(유럽연합)의 사례를 참고했다. 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EU 경쟁당국은 2008년부터 2025년까지 조사방해 관련 5건을 제재한 바 있다. 예컨대 미국 향료기업 IFF가 직원의 왓츠앱 메시지를 삭제하는 등 조사를 방해한 행위에 대해 전체 매출액에 0.15%에 해당하는 1500만유로(약 27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를 위해 공정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이하 공정거래법)에 공정위 현장조사 및 자료제출 요구, 출석요구 등에 응해야 할 의무를 명시하고 조사 불응 시 과징금 및 이행강제금 부과 근거를 신설할 방침이다.

주 위원장은 "선진국 표준에 맞는 경제적 제재 합리화 및 조사권 강화는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며 "1분기 내 법 개정안이 발의되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 조사권 강화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지시한 내용이기도 하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형법 체계의 사회적 비용이 너무 크다"며 "경제 제재를 통한 처벌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공정위 등에) 강제조사권을 주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법제처에 지시했다.

새 정부에서 추진 중인 경제 형벌 완화를 위해서다. 정부는 '경제형벌 정비'로 형벌이 폐지되는 자리에 강력한 금전제재를 도입해 법 위반 억지력을 유지하겠단 방침이다. 이를 위해선 공정위 등의 충실한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 조사 단계부터 삐걱이면 기업의 불법 행위에 상응하는 경제적 제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도 공정위 조사 불응에 따른 처벌 조항은 있다. 공정거래법 124조는 공정위 조사 시 폭언·폭행 및 고의적인 현장 진입 저지·지연 등을 통한 조사 거부 및 방해, 기피 행위를 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같은 법 130조는 정당한 이유없이 공정위 조사에 출석하지 않을 경우 최대 1억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주 위원장은 "조사 불응에 대한 현행 제재 수준이 미흡하다"며 "조사 불응 시 금전적 제재를 신설함으로써 법 위반 억지력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또 공정위는 앞서 발표한 과징금 상한 상향을 빠른 시일 내 추진한단 계획이다. 예컨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의 경우 과징금 한도를 현행 관련매출액의 6%에서 20%로 높인다. 부당 공동행위(담합)에 대한 과징금 한도도 관련매출액의 20%에서 30%로 상향한다.

또 반복적 법 위반 기업에 대한 처벌도 강화한다. 법 위반 행위 1회 반복 만으로도 과징금을 최대 50% 가중 부과할 방침이다. 위반횟수에 따라 최대 100%까지 과징금을 가중 부과한단 목표다.

주 위원장은 "과징금 부과체계도 전면 개편할 것"이라며 "EU, 독일 등과 같이 과징금을 부과할 때 기업규모를 반영하는 방안을 포함해 근본적인 개선 방안을 연구용역과 함께 TF(태스크포스) 논의를 거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대통령은 과징금 한도 상한뿐 아니라 하한도 규정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상한을 높이더라도 기업 로비나 압박 등에 의해 실제 과징금 부과 수준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과징금 상한만 올린다고 능사가 아니다. 오히려 공정위 권한만 커져 소위 전관예우를 만들기 쉬워진다"며 "제도를 설계할 땐 언제나 악용될 때를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주 위원장은 "유념해서 (제도를) 잘 설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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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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